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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봉 정상에서 건너다 본 오봉이다.
 여성봉 정상에서 건너다 본 오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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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워라 나에 동창생 오랫만에 60년지기 초등학교 동창들이 도봉산 산행중 찍은 풍경을 담아 기사를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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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워라 나의 동창생

지난 5월 20일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갈현리 소재 "갈현초등학교" 제10회 동창회가 남산 둘레길 팔각정에서 개최되었다. 우리 동창은 한국전쟁을 겪다 보니 같은 동창이면서도 몇 사람은 5살 나이 차이가 나는 동창도 있다. 그러다 보니 형제가 여럿인 사람은 자기 형과 나이가 같거나 형보다 나이가 더 많은 동창도 있다.

우리나라 속담에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했는데, 우리 동창은 그 강산이 여섯 번이나 변하도록 1952년 초등학교 입학식 때 '가슴에 코 수건 달고 만나' 60년간이나 깊은 우정을 쌓은 친구들이다. 그랬던 친구들인데 지금은 어언 70대 고희 나이가 됐다. 어느 사이 머리에는 백발이 성성한데도 동창들을 만나면 어린 시절 옛 추억 이야기로 시간 가는 줄 모른다.

그러다 보니 1년도 지나 모처럼 만난 동창모임 작별이 아쉬워 총무인 나에게 6월부터 매월 한 번씩 등산을 하자는 제안하게 됐다. '등산하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정도로 귀가 번쩍하는 나는 맘속으로 '잘됐다'고 찬성했다. '남산 둘레길' 두어 시간 도보도 여행도 힘들어 헐떡이는 친구들이 과연 도봉산 여성봉, 오봉, 송추계곡 산행이 가능할지 우려했다.

동창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이용해 30여 명에게 연락을 하니 어떤 친구는 아직 자기는 문자 메시지 볼 줄 모른다며 전화로 연락하란다. 참 주문도 다양하다. 마음 같아서는 카카오톡을 이용해 무료통화도 가능할 것 같은데 유감스럽게도 우리네 친구 중에는 카카오톡을 이용하는 사람이 한두 사람 빼고는 전혀 없다.

 송추계곡 인근 밤나무 숲 전원 농지가 곧 "송추이주단지"로 개발이 된다고 한다. 물론 아파트도 지어야 겠지만 꼭 이렇게 다듬어진 자연을 훼손하며 산기슭에 아파트를 지어야 하는지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송추계곡 인근 밤나무 숲 전원 농지가 곧 "송추이주단지"로 개발이 된다고 한다. 물론 아파트도 지어야 겠지만 꼭 이렇게 다듬어진 자연을 훼손하며 산기슭에 아파트를 지어야 하는지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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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송봉 기암 모습이다.
 여송봉 기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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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어쩌겠는가? 요즘처럼 편한 전자 문명의 세상에 뭣하러 비싼 돈 들여 10일도 더 걸리는 공문을 보낼 수 없었다. 온갖 수단을 동원해 일일이 연락을 하니 이런저런 사정으로 이번 산행에 불참한다는 회원이 참석한다는 회원보다 곱절로 많았다. 남산에서 약속할 때는 동창들 대부분 참석하겠다고 약속을 했는데도 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모처럼 예정된 산행을 포기하기엔 숫자는 많지 않지만, 산행에 참석기로 한 7명 회원의 의지가 하늘을 찌를 듯했다. 그래서 지난 12일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 송추푸른마을 아파트 정류장에서 일행들과 만나 산행을 시작했다. 2008년 여성봉, 오봉 산행 때와 달리 송추 입구에는 '서울도시 외곽순환고속도로' 교각이 마을 입구를 가로질러 지나는 그 아래서 산행이 시작된다.

그런데 이곳 송추 입구도 4년 전보다 몰라보게 달라진 모습이다. 밤나무 숲길을 지나 고즈넉하게 이어지던 층층 계단 전답 자리엔 '송추이주단지조성예정지'란 표지판이 붙어 있고 벌써 몇 해째 농사를 안 짓는 듯 전답엔 잡초만 무성하다. 그런데 더 이해할 수 없는 일은 평소 꾸준한 산행으로 몸이 단련된 몇몇 회원은 처녀 산행이라 힘들어하는 동창들은 안중에도 없는지 여성봉 매표소 지나자 줄행랑을 치기도 했다.

몇몇 동창은 들머리 초입부터 무리 산행을 하는 바람에 숨을 몰아쉬며 많이 힘들어한다. 그런데다 여성봉 오봉 가파른 오름길은 초행 산꾼이 소화하기엔 무리가 될 정도로 암릉 비탈길을 올라야 하기에 어려워 뒤처진 친구는 나중엔 점점 더 뒤처져 아예 일행들 시야에서 사라지고 말았다. 그런데도 앞선 친구들은 전화로 아니 뭐하는데 왜 빨리 오지 않느냐고 성화를 한다.

그런 친구들 성화를 대하며 아니 오랜만에 만난 60년 지기 초등하교 친구들과의 산행이 무슨 '누가 누가 산행 잘하나 경기'를 하는 것도 아닌데 많이 힘들어하는 여자 회원을 나 몰라라 뒤에 남겨 두고 나까지 모르는 척 앞서갈 순 없는 일 아닌가? 힘들어하는 여자 동창 손을 잡고 조심조심 당겨 주며 힘들게 여성봉에 오르니 이 친구 이제 더는 다리가 후들거려 산행을 못하겠다고 포기를 하겠단다.

그런 친구를 달래 잠시 그늘에 휴식을 취하며 시원한 맥주 한 잔을 따라 주며 목을 축이게 하니 잠시 후 산행을 포기하겠다던 친구 얼굴에 화색이 돌며 오봉 정상까지 거뜬히 올랐다. 그 친구는 나란히 늘어선 오봉을 내려다보며 아름다운 비경에 감탄하며 그동안 왜, 자신들이 시간 있을 때 산행을 멀리 했었는지 후회가 된다며 기뻐했다.

 여성봉 정상에서 60년지기 초딩들과 함께 오봉을 배경으로 기념 사진을
 여성봉 정상에서 60년지기 초딩들과 함께 오봉을 배경으로 기념 사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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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나무시드름병 예방을 위하여 노란 ‘끈끈이 롤 테이프’를 칭칭 감아놓은 모습
 참나무시드름병 예방을 위하여 노란 ‘끈끈이 롤 테이프’를 칭칭 감아놓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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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나무의 암 '시들음병' 북한산국립공원 확산되다

그런데 도봉산 산행길에 만난 '참나무'에는 하나같이 '참나무 시들음병' 방제를 위하여 약 1.2m 정도 높이에 일일이 노란 '끈끈이 롤 테이프'를 칭칭 감아놨다. 북한산 국립공원 당국에 따르면 북한산국립공원 참나무 약 270만 그루의 59%인 158만 그루가 '참나무의 암'으로 불리는 '참나무시들음병'에 감염돼 조속한 방제가 시급한 실정이라는데 과연 이번 방제로 '참나무시들음병 '방제 효과를 얻을 수 있을지 걱정이다.

 오봉정상에서 친구들과 함께
 오봉정상에서 친구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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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추계곡 하산길 녹음이 우거진 풍경
 송추계곡 하산길 녹음이 우거진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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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은 건강할 때 내가 알아서 지켜야 해

모처럼 60년 지기 초등학생들과 산행길에 뜻하지 않게 '참나무 시들음병' 현장을 목격하니 사람이나 자연이나 왕성한 건강을 유지하다가도 몹쓸 병에 걸리면 저렇게 치료가 간단치 않게 된다는 사실을 지켜보며 우리도 남은 삶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살려고 '건강할 때 자신의 건강은 자신 알아서' 지키자는 다짐을 했다. 신록이 우거전 송추계곡으로의 하산길은 그야말로 룰루랄라 기쁘고 즐겁고 행복했다.

그러다 보니 오랜만에 만난 60년 지기들 하산길 흥겨운 분위기가 어우러져 너도나도 허물없이 '낭군님, 아내 이야기'다 들춰내 때로는 흉도 보고 자랑도 하며 배꼽 잡으며 하산했다. 그런데 어디서부터인가 우리 일행 뒤를 따르던 60대 남성 둘 중 하나가 갑자기 중심을 잃고 엉덩방아를 찧으며 주저앉더니 '북한산국립공원 도봉사무소'까지 무려 4번이나 엉덩방아를 찧으며 하산했다.

그런데도 함께 온 친구는 넘어진 친구를 거들어 줄 생각은 하지 않고 '아줌마들 재미나는 이야기'에 반해 자기 친구가 넘어졌다나 뭘 했다나 하며 치료비 좀 보태주라고 농을 던진다. 하하 호호 즐거운 하산길이 이어지는 가운데 송추폭포를 지나 노라니, 올해 몇십 년 만에 6월 가뭄으로 웬만해선 마르지 않는 '송추폭포'에 물한방울 흐르지 않고 빈 폭포만 쏟아져 내리고 있다.

 송추계곡 하산길에 본 요상하게 생긴 괴목
 송추계곡 하산길에 본 요상하게 생긴 괴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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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이 말라 빈 폭포만 쏟아져 내리는 "송추폭포"
 물이 말라 빈 폭포만 쏟아져 내리는 "송추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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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모습 보며 문득 우리 어린 시절 농촌 실상은 요즘처럼 '수리안전' 시설이 전혀 안되어 죽으나 사나 하늘만 바라보며 비오기를 기다리다 그도 여의치 않으면 온동네 주민들이 정성을 모아 하늘에 기우제를 지내는 것이 풍습이 되다 시피 했다. 요즘처럼 모든 국민이 살기 힘들다고 하는 때에는 뭐니뭐니 해도 농사가 잘돼야 그나마 서민들 기펴고 살 수 있는데... 걱정이 태산같다.

그래도 우리나라는 수리안전 시설이 나름대로 잘되어 아직 농촌에 가뭄으로 말미암은 큰 피해는 없다고 하지만 그도 며칠 내 비가 내리지 않으면 우리나라도 역시 가뭄 피해가 극심할 것이란 보도를 볼 때마다 걱정이 된다. 그런데 더 걱정은 '1950년대나 지금이나 임진강 건너 북녘땅 산하'에는 나무 한 그루 보기 어려울 정도로 황량한 모습이니 안 봐도 북한의 올해 가뭄으로 말미암은 농촌 피해 현실은 불 보듯 뻔할 것 같다.

그런데도 북한 당국은 우리나라를 향해 하고많은 날 '대남 협박성 포고에 육두문자'까지 써가며 우리나라를 비방, 협박하는 북측의 행동거지를 볼 때면 사뭇 불쾌하기도 하다. 그러다가도 '측은지심'이 들면 미우나 고우나 우리는 한민족이다 보니 북녘의 아픔이 바로 우리의 아픔이란 생각하게 된다. 하루속히 단비가 우리나라 농촌 방방곡곡은 물론 북한 전역에 골고루 내렸으면...

우리나라도 북한도 올해 농사 대풍을 맞이해 살기 어려운 시기를 극복할 수 있기를 간절히 기원하며 '푸른마을아파트' 정류장에 원점회귀 하는 것으로 이날의 60년 지기 초등학교 동창생들의 도봉산 산행을 모두 마쳤다. 우리는 맞은 편 갈비탕집에서 식사를 하며 시원한 맥주를 한 잔 나누며 7월 산행에서 다시 만날 것을 약속했다.

 송추폭포 방면 하산길 고즈넉한 풍경
 송추폭포 방면 하산길 고즈넉한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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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산행코스 : 송추푸른마을아파트앞 - 오봉탐방지원쎈터 - 여성봉 - 오봉 - 송추폭포 - 송추분소 - 푸른마을아파트 (원점회귀)



#여성봉#오봉#도봉산#송추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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