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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무 목사(일하는예수회 회장) 유재무 목사가 '해고는 살인이라고 했지?라는 제목의 말씀을 선포하고 있다.
유재무 목사(일하는예수회 회장)유재무 목사가 '해고는 살인이라고 했지?라는 제목의 말씀을 선포하고 있다. ⓒ 이명옥

"죽음을 부추기는 배후세력을 방치하는 것은 죽음을 방치하는 것입니다. 죽음의 배후 세력을 지명수배 합니다."

23일 대한문 앞에서 열린 쌍용 노동자들을 위한 19번째 추모기도회에서 유재무 목사(일하는 예수회 회장)가 한 말이다. 

유 목사는 "눈물 나는 자리지만 슬퍼하지 않겠다, 슬퍼하지 말자. 중외제약 노동자들, 쌍용자동차 노동자, 시민들 모두 집에서 가족들과 티브이도 보고 좋은 시간 가져야 할 시간에 왜 여기에 와 있느냐"며 "말을 들어야 할 사람이 말을 안 듣기 때문이다, 말을 안 듣는 사람 때문에 여러 사람 고생한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유 목사는 쌍용자동차 사태에 대해 "자본과 노동의 극단적인 대립 사건"이라며 "'해고는 살인이다'라고 외치며 맞선 노동자들의 말대로 쌍용자동차를 이끌어 온 주인들이 내쫓겨 죽음을 맞이하고 있다, 이것은 '개인적인 자살이지만 사회적 타살'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유 목사는 노동자들의 피땀으로 거대한 빌딩을 세우고 거액의 주식 배당금을 챙겼으면서도 돈을 더 벌겠다고 중국 상하이로, 인도 찬드라로 인도네시아로 공장 문 닫고 도망가는 사태를 개탄했다. 그는 "어마어마한 빌딩을 지어놓고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아직도 바닥에서 박스를 깔고 밥을 먹더라"며 한탄했다.

유 목사는 "일 좀 하자는데 노동자를 해고하는 것은 살인"이라며 "이제 국가가 노동자들의 외침을 받아들여야한다"고 요구했다. 한편 노동자들을 향해서는 "구하지 못하는 것은 조금 구하다가 그만두기 때문이고 두드리는데 문이 안 열리는 것은 문을 열때까지 두드리지 않기 때문이며 찾지 못하는 것은 찾을 때까지 찾지 않기 때문"이라며 "구할 때 까지, 문을 열 때까지, 찾을 때까지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해야한다, 귀찮게 하면 이긴다"고 당부했다.

문기주 지회장 문기주 지회장이 연대 차 대한문에 온 JW. 노동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문기주 지회장문기주 지회장이 연대 차 대한문에 온 JW. 노동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 이명옥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노동자인 고 이아무개씨 죽음을 추모하며 대한문에 분향소를 차린 지 19일이 되었다. 쌍용차는 지난 2009년 전체 노동자의 37%에 달하는 2646명을 대량 해고했다. 그리고 '해고는 살인이다, 함께 살자'고 외치던 해고노동자 22명이 목숨을 잃었다. 죽음을 막아달라고 호소하는 피해자들에게 경찰은 오히려 폭력진압·연행·구속을 반복하고 정부는 이를 눈감고 있다.

유재무 목사는 'JW 중외그룹은 노조를 인정하라!'며  충남 당진에서 상경해 58일 째 부회장 집 앞에서 노숙 투쟁중 대한문에 연대한 JW 중외제약 노조원들을 보며 "힘을 내서 끝까지 투쟁해 이기라"고 격려했다.

황상호 JW 부지회장 황상호 JW 부지회장이 연대 발언을 하고 있다.
황상호 JW 부지회장황상호 JW 부지회장이 연대 발언을 하고 있다. ⓒ 이명옥

"아빠 왜 서울 가서 노숙을 해? 아빠  요즘 하는 일이 잘 안 돼?"
"응 안 돼. 그래서 서울 가서 일주일만 드러눕고 오려고."

자녀가 4명이라는 황상호 JW 부지회장은 서울로 상경할 때 자녀와 한 대화를 전하며 "중외제약은 병원 링거액의 70%를 담당하고 있지만 링거액을 맞지 말아 달라"며 "17년 중외제약서 링거 수액을 만드는 일을 했고 중외제약 사랑하지만  환자가 살고 노동자가 살려면 이렇게 말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노숙 투쟁 58일 차인 JW 중외그룹 황상호 부지회장은 연대발언을 통해 "도곡동 부회장이 사는 빌라는 시가 40억이더라, 전세만도 15억이다"라며 "그런데 우리 노동자 대부분은 전세 7천만 원 짜리에 살고 2억, 3억 하는 집 살 생각은 꿈도 못 꾼다, 누가 사장 시켜달라고 했나, 우린 그저 노동자들의 노동에 대해 작은 배려를 해달라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촛불을 든 손길 촛불연대
촛불을 든 손길촛불연대 ⓒ 이명옥

'범국민 추모연대' 관계자는 2009년 무자비한 폭력 진압을 한 경찰이 지난 21일 '범국민 추모대회' 때도 눈을 정조준 해 최루액을 쏜 뒤 3명을 연행했다가 1명만 풀어줬다고 밝혔다. 그는 "5월 10일 청와대 면담에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5월 19일 분노의 칼날로 일어설 것"이라며 "구속이나 죽음이 두렵지 않다,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은 사는 것이  죽는 것보다 힘들다, 차라리 죽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의 가슴엔 슬픔의  응어리가 가득하지만 한편엔 분노의 비수를 품고 있다"고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문제 해결에 정부가 나서 줄 것을 촉구했다.

덧붙이는 글 | 평택 경찰서는 이창근. 김정욱 두 명을 구속했으며 오늘 오후 2시 구속적부 심사를 할 예정이다. 대한문과 부산 분향소는 49제일인 5월 18일까지 이어진다.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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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잘살면 무슨 재민교’ 비정규직 없고 차별없는 세상을 꿈꾸는 장애인 노동자입니다. <인생학교> 를 통해 전환기 인생에 희망을. 꽃피우고 싶습니다. 옮긴 책<오프의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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