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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에 뽑는 여수도원초 전교어린이회장 선거에 나선 서울대 교수가 되겠다는 강지민양 (2번)과 검사가 되겠다는 전보아스군 (1번)은 여수가 비리를 저지르지 않는 깨끗한 정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13일에 뽑는 여수도원초 전교어린이회장 선거에 나선 서울대 교수가 되겠다는 강지민양 (2번)과 검사가 되겠다는 전보아스군 (1번)은 여수가 비리를 저지르지 않는 깨끗한 정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 심명남

"비리를 저지르는 사람들을 강하게 처벌해야만 다른 사람들도 똑같은 짓을 안 저지를 것 같아요. 본보기로…." (6학년 7반 나지민)

"깨끗한 정치인, 남을 배려하고 공약을 꼭 지키는 사람들을 뽑아야 한다고 생각해요."(6학년 3반 전보아스)

의원직을 상실한 11명의 시·도의원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와 여수 유권자들이 뽑아야 할 후보를 묻는 질문에 대한 초등학교 전교회장에 나선 후보들의 말이다.

지난 9일 여수도원초등학교 운동장엔 유쾌한 선거운동이 벌어지고 있었다. 전교학생회장 선거에 출마한 2명의 후보는 선거운동원과 함께 팻말을 치켜들고 지지를 호소하며 후보들의 이름을 연호했다. 이들의 행동은 마치 작은 정치판을 연상케 했다. 서울대 교수가 되겠다는 지민양과 검사가 되겠다는 보아스군. 오는 13일 화요일 여수도원초 어린이들의 선택이 사뭇 궁금해진다.

딱 한 달 앞으로 다가온 4.11 총선. 수성을 지키려는 새누리당인 여당과 이를 심판하려는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의 극적인 야권연대의 합의는 늦었지만 향후 전국을 후끈 달굴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그 바람이 전국으로 퍼저 남도까지 전달될지 의문이다. 그 이유는 변화를 바라는 여수지역 유권자들의 시선이 얼음장처럼 차갑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선거 열기를 떨어트리는 잠재적 요인은 민주통합당이 보인 현역의원에 대한 공천행태다.

여수는 이번 4.11 총선에서 2명의 국회의원과 9명의 시·도의원을 뽑는 보궐선거가 함께 치러진다. 그래서 지역대비 전국에서 가장 많은 후보들이 이번 선거에 출마했다.

오현섭 전시장의 여파로 인해 비리와 선거법 위반으로 9명의 현역의원이 의원직을 상실했고 나머지 2명은 대법원 확정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오 전시장은 물론 이중 10명이 모두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었다. 하지만 민주통합당 공심위는 이들에 대한 책임보다는 답이 뻔히 보이는 나눠먹기식 공천을 택했다.

또다시 얼굴을 내민 현역의원에 대한 공천은 여수지역 유권자들을 무시하는 것이라는 의견이 다수다. 이는 공천혁명을 부르짖던 그들의 구호가 한낮 허구임을 방증하는 것이나 다름 없다. 그래서 여수지역의 4.11 총선은 맛이 없다. 전라도 맛의 가장 중요한 게미가 빠졌다.
 여수시 제5선거구(쌍봉동, 주삼동, 삼일동, 묘도동) 도의원 보궐선거에 나선 박병열, 오병선, 주재선, 김민곤 후보 선거사무소의 펼침막의 모습.
여수시 제5선거구(쌍봉동, 주삼동, 삼일동, 묘도동) 도의원 보궐선거에 나선 박병열, 오병선, 주재선, 김민곤 후보 선거사무소의 펼침막의 모습. ⓒ 심명남

반면 보궐선거에 대한 열기는 오히려 뜨겁다. 9명을 뽑는 선거에 47명의 예비후보가 등록했다. 약 5대1의 경쟁률이다. 민주통합당에 공천을 등록한 후보에 대해선 오는 15~16일 여론면접조사를 벌인 뒤 17일께 최종 후보를 발표할 예정이다. 하지만 민주통합당과 무소속 출마자들의 반격은 유래없이 거세다. 이들은 후보등록만 남겨놓고 있지만 이미 본선이나 다름없이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10일 여수의 정치 일번지인 여수시 제5선거구(쌍봉동, 주삼동, 삼일동, 묘도동)를 찾았다. 이곳은 산단의 노동자들이 많이 살고 있어 야권성향이 강한 지역이다. 2년 전 6.2지방선거 당시 2명의 시의원을 뽑는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들을 제치고 무소속과 국민참여당 시의원이 당선되었다. 이후 여수지역의 정치 일번지로 통하고 있다. 물론 옷을 벗은 도의원 역시 민주당 출신이다. 이곳에는 현재 5명의 예비후보가 등록했는데 민주통합당으로 신청한 후보는 3명, 무소속이 1명, 통합진보당이 1명이다.

'청렴과 경륜'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박병열(59·민주통합당) 후보는 전남도의회의장 등 15년의 정치경력을 가지고 있다. 박 후보는 "돈을 벌려면 사업을 해야지 정치를 하면 안 된다"라며 비리정치를 질타했다.

여천시의회부의장을 역임하고 '얼굴은 검지만 마음은 백옥'이라는 구호를 내건 오병선(54·민주통합당·(주) 시비오켐 고문) 후보의 정치경력은 7전3승4패다. 무소속에서 국민참여당과 민주당을 거쳐 이번에는 또다시 민주통합당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구호의 의미를 묻자, "시민들이 오병선 만큼은 비리 정치인이 아니기 때문에 좋은 여론을 받고 있다는 뜻"이라며 "오병선의 정직과 명예만큼은 100명의 시의원과 안 바꾼다"라고 자신을 치켜세웠다.

'깨끗함 그리고 정직'이라는 타이틀을 내건 주재선(59·민주통합당·자영업) 후보는 제3대 때 여수시의회의원을 역임했다.

주 후보는 "NGO단체에서 봉사활동을 했기 때문에 이권에 개입하지 않고 깨끗한 정치를 해왔다는 평가를 받았다"며 "민주당 당원으로서 부끄럽게 생각한다, 자의든 타의든 자기 맘을 다스렸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다, 그래도 저희 같은 사람이 있기 때문에 민주당이 존재하듯 반드시 당선되어 정치를 바꿔 보겠다"고 밝혔다.

또한 전 태권도체육관을 운영했던 송채기(54·무소속·유통) 후보도 출사표를 던졌다. 송 후보는 연락이 닿지 않아 인터뷰를 하지 못했다.

여수 뇌물비리 심판 "암행어사 출두야!"

10일, '뇌물비리 심판'을 구호로 내건 통합진보당 김민곤 후보는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열었다. 후보 중 가장 나이가 젊은 김민곤(41·회사원) 후보는 그야말로 정치신인이다. 국민참여당 시절 정치에 참여했고, 통합진보당 여수지역위원회 사무국장을 역임했다. 18년의 세일즈맨 경력을 가지고 있는 그는 미래에셋생명 지점장을 그만두고 출마를 결심했다.

다음은 보궐선거에 나선 김민곤 후보와 나눈 인터뷰 전문.

 '뇌물비리 심판을 구호'로 내건 통합진보당 김민곤 후보가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반드시 뇌물비리없는 도의회를 만들겠다고 외치고 있다.
'뇌물비리 심판을 구호'로 내건 통합진보당 김민곤 후보가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반드시 뇌물비리없는 도의회를 만들겠다고 외치고 있다. ⓒ 심명남

- 정치 신인이다 정치에 나서게 된 계기는?
"열린 우리당 시절부터 주위 분들을 도우면서 정치에 관심을 가졌다. 국민참여당이 만들어지면서 초대 청년위원장을 했다. 이후 3당이 통합되면서 통합진보당원이 되었다. 정치도 봉사라고 생각한다. 저는 노동계출신은 아니지만 노동계와 시민들의 교두보 역할을 하고 싶다. 그 속에서 서민들과 소통하고 서민들의 애환을 담고 싶다."

- 본인의 장점과 단점은 무엇인가?
"가장 큰 장점은 젊다는 것이다. 젊기 때문에 권위의식이 없고 열심히 발로 뛰어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반면 단점은 신인이기 때문에 인지도는 미약하나 18년 동안 지역에서 닦은 세일즈맨이라는 영업활동을 자산으로 시민들에게 더 쉽고 가까이 다가설 것이다."

- 18년 동안 어떤 영업을 했나?
"자동차 세이즈맨과 보험딜러도 했고, 선거에 출마하기 전까지 미래에셋생명 지점장을 했다."

- 쌍봉동은 정치의 일번지로 통한다. 쟁쟁한 후보가 많은데 선거 전략은?
"특별한 전략은 없다. 젊음과 참신성 그리고 성실성이다. 우선 보궐선거의 원인이 비리정치에서 비롯되었다. 이는 고인 물은 반드시 썩는다는 이치다. 정치보다 정치를 하는 사람을 바꿔야 한다. 정치는 권위의식이 없어야 한다. 그래야 시민들과 더 소통하고 비리가 없어진다. 앞으로 그 일에 앞장서겠다."

- 김 후보의 핵심공약은 무엇인가?
"부족하지만 하고 싶은 일이 많다. 우선 당과 함께 일을 풀 것이다. ▲ 체불임금지원 1000억 원 조성 및 지원조례 제정 ▲ 비정규직 및 노동자 권리보장 지원 ▲ 1시군 노동센터 확대 ▲ 노동복지회관 건설 ▲ 여수건설노동조합원의 일자리 창출 ▲ 행복한 노후 보장(어르신 틀니 지원조례 예산확보)등 시·도당의 의원들과 공유하면서 일을 해나가겠다."

- 여수엑스포에 대한 견해는?
"여수엑스포 이후 가장 큰 문제는 사후활용이다. 향후 여수는 관광도시로 갈 수밖에 없다. 관광객이 여수를 많이 찾아야 한다. 우선 천혜의 비경을 가진 섬들과 연계된 관광 상품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 또한 해양산업과 요트사업을 육성하는데 도의회에서 그 예산을 따오겠다."

- 지역의 시급한 문제는 무엇이라고 보나?
"우리 지역은 국가산단이 있는 지역이다. 우선 일자리 창출이 문제인데 예전에는 여수산단에서 지역민들을 많이 우선채용해 많이 뽑았는데 지금은 아니다. 산단 입사하려면 그 조건이 1등급 아니면 들어갈 수가 없다. 대기업들이 많은 환경문제를 안고 있는 만큼 지역의 인재를 뽑을 수 있게 해야한다. 이같은 문제 해결에 대한 지역 정치인들의 역할이 필요하다" 

- 김민곤 후보를 꼭 뽑아야 하는 이유는?
"제가 정치참여의 가장 큰 이유는 비리를 저지른 시·도의원에 대한 분노다. 이로 인해 여수가 상당히 난제에 처해있다. 지금까지 망가진 여수시민들의 자존심은 누가 지켜주나. 보궐선거는 한마디로 수치다. 이런 것들의 근본 원인은 민주당 일당독점의 문제다. 이러한 부분을 막기 위해 통합진보당이 나서서 여수의 여당을 견제해야 한다. 또한 민주통합당은 젊은 신인들이 참여할 수 없는 구조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민주당내 오랜 기득권 때문이다. 하지만 통합진보당은 누구나 문호가 개방되어 있다. 이번 선거에 승리해서 나 같은 세일즈맨도 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롤 모델을 보여주고 싶다."

덧붙이는 글 | 전라도뉴스와 여수넷통에도 송고합니다.



#4.11총선#여수보궐선거#김민곤#여수시 제5선거구#쌍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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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하고 싶은 일을 남에게 말해도 좋다. 단 그것을 행동으로 보여라!" 어릴적 몰래 본 형님의 일기장, 늘 그맘 변치않고 살렵니다. <3월 뉴스게릴라상> <아버지 우수상> <2012 총선.대선 특별취재팀> <찜!e시민기자> <2월 22일상> <세월호 보도 - 6.4지방선거 보도 특별상> 거북선 보도 <특종상> 명예의 전당 으뜸상 ☞「납북어부의 아들」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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