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기사 보강: 3일 오전 11시 28분]
 

서기호 전 판사가 통합진보당에 입당했다. 2일 입당 기자회견을 연 서 전 판사는 "전국적 조직을 갖춘 정당활동을 통해, 가급적이면 국회의원이 되어, 뿌리째 헤집어서 근본적인 사법개혁·검찰개혁에 나서고자 한다"고 밝혔다.

 

지난 29일 '비례대표 유력설'과 함께 정치권에 이름이 오른 서 전 판사는 입당까지 속전속결로 진행하며 정치권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서 전 판사의 영입에는 이정희 공동대표가 직접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서 전 판사는 비례대표에 대한 뜻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근본적인 사법개혁이 법률 개정 등 입법활동과 밀접히 연결돼있어 고민을 거듭하는 가운데, 박은정 검사의 사직 소식을 접하고 더 이상 비극을 막아야 한다는 심정으로 (입당) 결심을 굳히게 됐다"며 "아직 비례대표 확정이 되지 않았지만 우선적으로 당에 가입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비례대표는 공동대표단의 결정으로 논의 중에 있다"며 "당이 결정하는 대로 따르겠다"고 밝혔다.

 

기자회견 자리에 함께 한 이정희 공동대표는 "서 전 판사가 법원과 검찰의 개혁의지를 담아 이곳에 왔다"며 "서 전 판사가 당원으로서 통합진보당이 공정하고 청렴하고 독립적인 법원과 검찰을 만드는 데 역할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서기호 판사 입당에 지지율 오를 것"... 통합진보당 '환영'

 

통합진보당은 서 전 판사의 입당이 당 지지율 상승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당 핵심관계자는 "서 전 판사가 통합진보당에 들어옴으로써 지지율이 2~3%는 오를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 내에서 반대 목소리가 공개적으로 제기된 상황. 유시민 공동대표는 지난 29일 서 전 판사의 비례대표 유력설에 대해 "서기호 전 판사 통합진보당 비례후보 영입보도는 사실이 아니다, 내 생각에 그럴 일은 없을 것"이라며 "전혀 검증되지 않은 인물을 개방형으로 영입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트위터를 통해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당은 오는 5일 대표단 회의를 통해 개방형 비례대표 후보 및 순번을 최종 확정할 방침이어서 서 전 판사를 둘러싼 대표 간 격론이 예상되고 있다.

 

서 전 판사의 영입 건 뿐 아니라 개방형 비례대표 후보군 전체를 확정하는 문제 자체가 녹록하지 않다. 서 전 판사 외에도 비례대표 후보군으로 이름 올린 이로는 박원석 전 참여연대 사무처장과 김제남 녹색연합 녹색에너지 디자인 위원장, 정세은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정책위원, 김수정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변호사 등이 있다. 통합진보당의 외부 영입 비례대표 후보는 '당선권'으로 예상되는 6번 이내에 3명이 배치될 예정이다.

 

이 중 한 자리는 이미 정진후 전 전교조 위원장으로 확정돼 있어 5명의 후보군 중 2명을 선정해야 한다. 결국 공동대표가 지지하는 후보별로 입장이 갈려 치열한 물밑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비례대표 6번 중 1, 2번은 진성당원제를 따르는 뜻에서 당원 투표로 선출하기로 공감대가 모인 상황이어서 3명의 외부 영입 비례대표는 3번과 6번 사이에 배치될 가능성이 높다. 여성과 남성 순으로 비례대표를 할당하게 돼있는 상황에서 '개방형 비례대표' 후보에 여성과 남성의 비율을 어떻게 정할지도 관심사다.

 

정진후 전 전교조 위원장 비례 확정..."하고 많은 사람 중 왜 하필..."

 

당 밖에서는 비례대표로 확정된 정진후 전 전교조 위원장을 두고 논란이 거세지고 있어 이 또한 암초로 자리하고 있다.

 

정 전 위원장은 지난 2008년 발생한 민주노총 성폭력 사건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당시 민주노총 간부 김아무개씨는 전교조 소속 이아무개씨를 성폭행하려다가 미수에 그쳤고, 민주노총과 전교조 지도부는 이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이 인 바 있다. '민주노총 김모씨 성폭력 사건' 피해자 지지모임은 "성폭력 사건 발생 당시 사건을 해결하려 하지 않고 오히려 은폐하려 했던 정 전 위원장이 비례대표로 결정된 것은 납득하기 힘든 결과"라며 정 전 위원장의 공천을 취소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손충모 전교조 대변인은 "피해자모임이 문제를 제기하는 사항에 대해 살펴보면 당시의 징계위에서 가해당사자(2차가해자)를 제명했는데 재심위에서는 경고로 수위를 낮추었다"며 "징계위와 재심위는 전교조 중앙위원회에서 구성하게 돼 있고 위원장의 위원 추천권도 없어 위원장이 징계하라 말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정 전 위원장은 은폐를 한 가해 당사자가 아니"라고 밝혔다. 더불어 그는 "정 전 위원장이 대의원대회에서 경고를 받은 것은 정 전 위원장이 스스로 피해자를 위로하기 위해 자신에게 '대의원 경고'를 달라고 자청했던 것으로 실제로 문제가 있어서라기 보다는 도의적 책임상의 대의원 경고였다"고 밝혔다.

 

당은 "우리로서는 추천받은 사람을 비례대표로 세운 것"이라는 입장이다. 지난 전국 운영위에서 개방형 외부 영입 비례대표에 교사나 공무원 중 한 사람을 배치하자고 의견이 모였고, 전교조와 공무원 노조가 추천한 정진후 전 위원장을 최종 후보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당 내부에서 조차 "하고 많은 사람 중에 왜 정진후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누리꾼들의 비판이 거세다. 진중권 시사평론가는 자신의 트위터에 "통합진보당내에서 강간 미수 사건이 일어나면, 사건을 덮는 사람이 비례대표가 된다, 이게 그들이 말하는 진보"라며 "진보에도 이상돈-김종인 콤비가 필요할 듯"이라 힐난했다.

 

다른 트위터 이용자들의 반응도 싸늘하다. 'entre__nous'는 "비례대표 첫 번째로 공개한 게 겨우 정진후냐"며 "개봉박두라더니만, 개봉하자마자 간판 내리게 생겼네"라고 쏘아붙였다. 'neozicu'는 "정진후 비례대표 공천은 통합진보당의 자살골"이라며 "역시 성문제에 있어 통합진보당은 한나라당, 민주당과 별로 다를 바가 없다, 자살골 풍년일세~"라고 비판했다.


#통합진보당#서기호#정진후#비례대표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