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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7일, <창작과 비평> 출판사에서 주최한 <2013년 체제 만들기>의 저자, 백낙청 교수와의 만남이 서교동 창비서교빌딩 2층 인문카페 '창비'에서 있었다.

이날 오후 4시부터 시작된 좌담회는 저자 백낙청 교수를 중심으로 사회자에는 이남주 세교 연구소 소장이, 패널에는 김기원 한국방송통신대학 경제학과 교수와 한겨레 신문 성한용 기자가 함께했다. 그 외 손학규 민주통합당 국회의원 등 시민 30여 명이 참석하였다.

이번 2012년도가 총선과 대선이 몰려있기에 좌담회의 초점은 앞으로의 선거의 전망과 그에 따른 체제 변화에 맞춰졌다. 이 체제 변화는 복지, 민주주의뿐 아니라 남북 분단의 문제도 포괄하고 있다.

"박근혜, 87년 체제 혼란의 연장선 된다"

백 교수는 <2013년 체제 만들기> 취지에 대해 "6월 항쟁 이후부터 87년 체제라고 명명되었는데, 그 정도의 변화를 2013년에 바라기에 2013년 체제란 용어를 사용했다"고 밝혔다. 2013년 체제가 만들어지지 않을 두 가지 상황도 가정을 했는데, 첫 번째로는 2012년 새누리당의 당선을, 두 번째로는 야당이 승리하지만 2013년 체제를 만들 준비를 하지 못했을 경우를 들었다.

전자에 대해서는 "새누리당이 대선에 당선될 때 초기에는 좋아하는 사람이 다수이겠지만 박근혜씨는 낡은 시대의 대표이고 보수의 잔해이기에 87년 체제 혼란의 연장선이 될 것이다"이라고 말했고, 후자에 대해서는 "야당이 준비가 덜 되었을 시 노무현 대통령처럼 새 시대의 개척자가 아닌 구시대의 청산인이 되려고 하겠지만, 이조차도 제대로 되지 않을 것이다"이라며 두 가지 경우 모두가 한국을 쇠퇴의 길로 몰아갈 것이라 밝혔다.

먼저 '왜 2013년 체제인가?'하는 질문에 대해서는 김기원 교수가 "87년 체제를 향상시킨 것이 2013년 체제이다. 87년 체제는 선진 체제로 나아가기 위한 과도기적 형태이다. 현 체제에는 불안함, 고단함, 억울함 세 키워드가 있는데 불안함과 고단함은 복지로, 억울함은 공평성으로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라며 현 체제의 모습을 진보·보수의 X축, 개혁·수구의 Y축과 남북통일·대립의 Z축에 빗대며 좌표의 이동으로 앞으로 2013년 체제가 나아가야 할 모습을 제시하였다.

"여당, 합리적 보수 되기 위해서는 이번 선거에서 져야한다"

좌담회 중 자신을 새누리당 박근혜 의원 측이라고 밝힌 한 청중은 "'김대중 전 대통령은 진보가 뭔지 아는 보수, 노무현 전 대통령은 진보가 되고 싶은 보수, 박근혜 의원은 자신이 보수인지 아는 진보'라고 생각한 바 있다. 사실은 진보적인 박근혜 의원이 왜 2013년 체제에 어울리지 않는지 그 이유를 알고 싶다"고 질문했다.

백 교수는 "박 의원은 2013년 체제의 그림에 안 맞는다. 독재자의 딸이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진보와 보수가 같이 갈 생각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답하며 "여당이 합리적인 보수가 되기 위해서는 이번 선거에서 져야만 한다. 새누리당 쇄신을 위해서는 수구·보수 동맹에서 보수가 리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2013년 체제의 핵심이 87 체제를 깨는 것이 아니라 분단 체제 깨기라면 시민 참여 통일이 답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누가 이기든 상관없지 않나?"하는 질문에는 "남북단계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정권이 아닌 시민이다. 개성공단보다 더 효과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개성공단은 남북 평화를 위한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 이런 일에 박 의원이 장애가 되는 이유는, 분단 체제를 이용한 박정희의 장기 집권과 분단의 고착화 때문이다. 그 딸이라는 것이 문제는 아니지만, 박 의원은 그런 아버지에 대한 비판을 못 참아내고 그 시대에 대한 반성도 안 하기에 문제가 있다"고 대답했다.

복지의 질을 높이는 데에 방해되는 수구 세력을 약화시키는 방법으로 백 교수는 "남북 관계와 정치 세력의 직결이기에 분단 극복이 보수, 수구 타파인 점을 알아야 한다. 젊은이들이 통일에 관심이 없는 것은 기존 통일 담론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며 새로운 통일 담론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을 피력하였다.

"남북 연합, 6·14 선언 때 시동 걸렸으나 이 정부가 제대로 하지 않았다"

또한 "남북 연합을 꿈같은 얘기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6·14 선언으로 준비 시동이 걸렸으나 이명박 정부가 제대로 하지 않았다"라고 덧붙이며 정부의 제대로 된 지원만 있으면 남북 연합이 실현될 것이란 의견도 제시하였다.

성한용 기자는 이번 총선을 "야권이 유리하지만, 야권 연대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런 때에 새누리당의 친박계의 친이계와의 차별화 성공 시 야권이 불리해질 것"이라며 예상하였다.

야권이 박근혜 의원에 맞서기 위한 전략에 대해선 김기원 교수가 "박근혜 의원의 대립각은 복지가 아니다. 복지 정책은 여권이나 야권이 별반 차이가 없다. 지금까지 야권에서 말하지 않던 교육이나, 안보의 문제를 꺼내야 한다. 무조건 여권 정책에 공격만 하는 대응보다는 그것과 새로운 대안을 같이 하는 것이 좋다. 교육을 예로 들자면 박 의원은 교육의 고단함을 알지 못한다는 공격과 개선되는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좋다"는 대안을 내놓았다. 김 교수는 앞서 전략을 연평도 사건에 적용하며 구체적인 예를 들기도 했다.  

예정보다 30분이나 길어진 이날 좌담회에서 백 교수와 패널들은 앞으로 만들어져야 할 2013년 체제와 이번 총선과의 관계를 심도 있게 다뤘다. 오는 22일 상암동 <오마이뉴스> 본사 18층 대회의실에서 '10만인 특강'에서도 백낙청 교수의 강연이 열릴 예정이다.


#백낙청 #2013년 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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