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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는 오는 4·11 총선을 앞두고 이번 선거에 처음 도전하는 예비후보들의 도전기를 듣는다. 이 기획은 총선 격전의 현장에서 제대로 된 정치를 펼 정치인에 대한 점검을 해보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깐깐한 유권자의 꼼꼼한 선택, 그 출발은 '4.11 첫 도전'으로부터 시작된다. [편집자말]
새누리당 부산 해운대·기장을 권영대 예비후보
 새누리당 부산 해운대·기장을 권영대 예비후보
ⓒ 권영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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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운대·기장을 예비후보로 나선 새누리당(옛 한나라당) 권영대(49) 전 시의원은 부산정치의 젊은 피로 인정받는다. 적지 않은 기간 그를 지켜본 한 지역 기자는 "2선 시의원과 기획재경위원장으로서 의정 활동도 잘했고 참신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부산대 4학년 때인 1985년 '전두환 방미 반대시위' 주도로 1년 6개월 동안 수감되기도 했던 운동권 출신인 그는 1998년 '안상영 부산시장 선대본부'를 통해 새누리당에 결합했다. '동구 사회주의권의 몰락'을 보면서 제도 내의 변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는 것이다.

권 예비후보는 총선 출마를 위해 시의원을 중도사퇴해 시민단체로부터 "혈세 낭비를 초래하는 보궐선거를 만들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는 15일 전화인터뷰에서 이에 대해 "기본적으로 국회와 지방의회의 임기불일치라는 문제가 있고, 내부 경선에 실패할 경우 지방의원으로 되돌아갈 수 있도록 하면 보궐선거는 많이 줄어들 것"이라고 반박성 해명을 했다. 당의 서울시장 후보가 됐으나 경선에서 박원순 무소속 후보에게 패한 뒤 국회의원으로 돌아온 민주통합당 박영선 의원처럼 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그는 '문성길'(문재인, 문성근, 김정길)벨트를 중심으로 부산에 민주통합당 바람이 불고 있다고 인정하면서, 반면 20년간 지역정치를 독식해온 새누리당 특히 부산의 중진 의원들에 대한 피로도와 변화욕구가 크다고 전했다.

"부산을 공략하는 민주통합당 등 야권의 주장과 같은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전체적으로 우리 정치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서는 지역대결 정치를 극복해야 하며, 크게는 그런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본다"면서 "과거에 이런저런 잘못을 했지만 새로운 사람들로 새로운 정책 펼치겠다고 해야 그나마 선거가 된다. 인정할 건 인정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는 계속해서 "탄핵 폭풍 속에서 치러진 2004년 17대 총선 때는 박관용, 김진재, 유흥수 같은 다선 의원들이 불출마를 통해 길을 터주면서 무리 없이 세대교체가 됐다"며 "지역언론을 중심으로 그때와 비교하는 목소리들이 많다. 다선의원들이 용퇴결단을 해달라는 것이 일반적 인식이다"라고 주장했다. 자신 같은 신인들로 교체돼야 한다는 강조다.

'박근혜 비대위 체제'인 새누리당 모습에 대해서는 "조금 변화속도를 내는 것 같더니 공천 때가 되니까, 다선 의원들이 퇴진에 주춤하고 '나빼고 쇄신하라'는 분위기"라면서 "비대위가 성공해야 국민지지를 받을 수 있고, 그래야 대선도 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전화 인터뷰 전문이다.

"'문성길'벨트 중심으로 민주당 바람 불고 있어"

부산시의원으로 활동하던 시절의 권영대 예비후보
 부산시의원으로 활동하던 시절의 권영대 예비후보
ⓒ 권영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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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출마했나.
"자원이 유한하기 때문에 인간의 대립과 갈등은 불가피하다. 이것을 풀어주는 것이 정치이고 여기서 역할을 하고 싶다. 우리 사회는 정치를 위해 국회의원을 하는 게 아니라 의원을 하기 위해서 정치를 하는 분들이 많다. 정치를 명예의 수단으로 삼는 것인데 정치 자체가 목적이어야 한다. 의원직을 위해 정치하지는 않겠다는 게 내 명제다."

- 시의원 중도사퇴로 지역 시민단체에서 "보궐선거 비용은 결국 시민의 혈세 낭비로 이어진다"고 비판했는데.
"국회와 지방의회의 임기 불일치라는 기본적인 문제가 있다. 그리고 지방의원이 총선에 출마하려면 예비후보 등록할 때 사퇴하라고 하는 것도 문제다. 국회의원보고는 다음 총선에 나가려면 사퇴하라는 말 안 한다. 지방의원 기득권 포기하고 선거에 나오라는 건데 실상 당내 경선 때 도움되는 것도 없다. 내부 경선에 실패할 경우 지방의원으로 되돌아갈 수 있도록 하면 보궐선거는 많이 줄어들 것이다. 민주통합당 박영선 의원은 당 서울시장 후보가 된 뒤 박원순 후보에게 패하자 계속 의원활동을 했다. 이렇게 하면 되지 않나."

- 지역상황은 어떤가. 3선 현역의원(안경률)이 있고, 당내 도전자도 많고 민주통합당(손현경), 통합진보당(김석준) 등도 나섰는데.
"우리 지역만 놓고 말하기보다는 부산 전체를 봐야 하는데, 부산 서부권의 '문성길'(문재인, 문성근, 김정길)벨트를 중심으로 민주당 바람이 부는 것은 사실이다. 우리는 동부산권이라 상대적으로 조금 낫다고들 하는데, 전체적으로 이명박 정부에 대한 실망감이 크고, 젊은층에서 더 심하다."

- 현재 새누리당에 대한 지역 분위기는 어떤가.
"굉장히 안 좋다. 특히 부산 중진 의원들에게 짧게는 10년 길게는 20년씩 맡겨놨는데 이 어떤 보답을 해줬는가 하는 항변이 많다. 선수가 높을수록 피로도와 변화욕구가 더 크다. 변화를 담아낼 수 있는 새로운 인물로 교체하는 것이 이번 총선에서 그나마 지지를 끌어낼 수 있는 기본적인 조건이다."

- 다선 의원들에 대한 피로도가 높은 것은 전국 어디나 비슷한 것 아닌가.
"과거와는 다르다. 이전에는 부산에서는 선수가 높으면 큰 정치나 경륜 이런 게 통했는데 지금은 거부당하고 있다."

- 이명박 정부 4년, 어떻게 평가하나.
"새누리당 소속 시의원이었고 이 당에서 공천받겠다는 입장이지만 이명박 정권의 실패가 새누리당의 어려움을 자초했다는 것은 냉정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경제지표는 나아졌다고 하지만 서민들은 임금상승이나 취업 등에 대한 기대를 할 수 없다. 또 지방의 소외감, 무력감이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한 수준이다. '동남권 신공항'도 무산됐다. 무산될 수는 있는데 그 과정이 너무 실망스럽다. 부산은 대기업이 별로 없기 때문에 고용의 대부분을 중소기업이 담당하고 있고 대기업의 낙수효과도 없다. 이에 대한 시민들의 고통과 부산시민들의 이익을 현 의원들이 제대로 대변해왔는지 이번 총선에서 평가될 것으로 본다."

"박근혜, 지지층 결집에 역할 하겠지만 좋은 공천 전제돼야"

- 그런 논리는 민주통합당 등 야권 주장과 비슷한 것 같다. 20년 한나라당 독주가 부산경제가 낙후된 원인이라는 것인데.
"전체적으로 우리 정치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서는 지역대결 정치를 극복해야 한다. 크게는 그런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본다. 우리 당도 반성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우리가 다 잘해왔다고 하면 안 된다. 과거에 이런저런 잘못을 했지만 새로운 사람들로 새로운 정책 펼치겠다고 해야 그나마 선거가 된다. 인정할 건 인정해야 한다."

- '박근혜 비대위 체제'인 현재의 새누리당을 어떻게 평가하나.
"우리 당은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박근혜 비대위'가 성공해야 한다. 그 시험대가 이번 공천이고, 국민들의 변화 욕구를 어떻게 수용하느냐가 그 핵심이다. 조금 변화속도를 내는 것 같더니 공천 때가 되니까, 다선 의원들이 퇴진에 주춤하면서 ' 나빼고 쇄신하라'는 분위기라 그런지 주춤하는 것 같다. 불안한 마음이 드는데, 비대위가 성공해야 국민 지지를 받을 수 있다. 그래야 대선도 해볼 수 있다.

- 부산이 흔들린다고 하지만 박근혜 위원장이 훑고 나면 정리되는 것 아닌가.
"우리당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데는 일정한 역할을 하겠지만 그것으로만 되지 않을 것이다. 박 위원장이 선거의 열쇠라고 볼 수는 없다. 좋은 공천이 전제돼야 한다."

- 이번 선거에서 어떤 메시지를 던지고 싶나.
"명함에 '영대야 제발 바꿔라-낡은 정치, 교육비 걱정, 사회양극화'라고 적어 놨다. 우리에게 제일 시급한 문제는 수도권 집중현상이다. 지방분권을 통해 지역균형 발전을 이뤄내는데 기여하고 싶다. 두 번째는 교육비 문제다. 한해 사교육비로 교육부 예산과 맞먹는 40조 원이 들어간다. 이건 바로 저출산과 연결된다. 전국적으로 850만 명이 비정규직인데, 이런 사회에서 젊은이들이 희망을 가질 수 없다. 이것도 정치가 해결해야 할 진짜 문제다."

- 중진의원 용퇴론이 나오고 있는데.
"부산에서는 (새누리당 소속 17명 의원 중) 5선의 김형오 의원과 초선인 장제원, 현기환 의원 세 분이 불출마하기로 했다. 탄핵 폭풍 속에서 치러진 2004년 17대 총선 때는 박관용, 김진재, 유흥수 같은 다선 의원들이 불출마를 통해 길을 터주면서 무리 없이 세대교체가 됐다. 지역언론을 중심으로 그때와 비교하는 목소리들이 많다. 다선의원들이 용퇴결단을 해달라는 것이 일반적 인식이다."

- 마지막으로 덧붙이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국의 보수정당이 국민지지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은 건국, 반공, 산업화 때문이었다. 2000년 이후에 이를 뛰어넘는 가치를 내놨어야 했는데, 우리 당은 이에 대응하지 못했다. 그래서 20, 30, 40대의 외면을 받게 돼버렸다. 지금 우리는 양극화 문제에 대한 대안을 내놓을 수 있어야 한다."


태그:#권영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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