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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2일 오후 2시 30분]
 
 

대학생들과의 타운미팅 자리에서 '막말'을 쏟아낸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당 공식회의에서 거센 비판을 받았다. 최고위원들은 홍 대표의 막말에 강한 유감을 나타내고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친박(친박근혜)계 핵심인 유승민 최고위원은 2일 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당 대표에게 공개적으로 쓴소리를 하겠다"며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 이후 나온 홍준표 대표의 발언들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유 최고위원은 "지난 주민투표를 놓고 '사실상 승리'라고 했고, 이번 서울시장 선거 끝나고 나서도 '이긴 것도 진 것도 아니라'고 하는 등 홍 대표가 민심과 동떨어진 말을 했다"며 "서울시장 선거 참패한 지 며칠이나 됐다고 당 대표가 대화하고 경청하는 자리에 가서 막말을 할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그는 "어제 (홍 대표 발언을 보도한) 기사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며 "그런 발언이 당에 어떤 해를 끼치는지 정말 반성하고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낙하산 인사가 청년 멘토? 정신 나간 짓"

 

유 최고위원은 또 한나라당이 젊은층과 소통을 강화할 목적으로 기획한 '드림토크'에 대해서도 "당이 하는 일을 보면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며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그는 김은혜 전 청와대 대변인을 겨냥해 "방송사 앵커하다 이 정부 들어 청와대 대변인을 하고 낙하산 인사로 취직한 사람을 어떻게 첫 청년 멘토로 내세울 수 있느냐"며 "저는 정신 나간 짓이라고 생각한다"고 강한 유감을 나타냈다.

 

유 최고위원은 "한미FTA로 당 혁신을 덮을 수는 없다"며 "당 대표가 제대로 고민해서 당 혁신 방안을 내놓으라, 과연 그 방안으로 당 쇄신이 가능할지 고민할 기회를 달라"고 촉구했다.

 

지도부 사퇴를 요구해 온 원희룡 최고위원도 가세했다. 원 최고위원은 "당 대표가 (막말 파문에 대해) 지도부가 모여있는 자리에서 진지하게 설명하거나 국민들과 젊은 세대 앞에 정중하게 사과라도 할 줄 알았다"며 "당이 SNS 대책을 이야기하는데 현재 수백만의 트위터 사용자들에게 (한나라당과 관련해서) 회자되고 있는 내용이 뭔지 들어가 보라"고 밝혔다.

 

그는 홍 대표의 "꼴 같잖은 게", "패버리고 싶다"는 등의 거친 표현을 거론하면서 "네티즌들이 저에게 (홍 대표가 패버리고 싶다고 한) 유력한 후보인 것 같은데 어떠냐고 물어온다"며 "그럼 저는 '우리 대표는 절대 그러실 분이 아니다'라고 답변한다"고 비꼬았다.

 

원 최고위원은 "당이 변화를 이야기하면서 구태정치를 스스로 생산해 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최소한 이 부분에 대해 자기정리부터 해야 정책변화와 민심 소통에 대해서 최소한의 진정성을 가질 수 있다"며 "구태정치 입을 바꾸지 않은 채 화장하고 국민에게 선물 꾸러미를 준다고 해서 민심을 되돌릴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두 최고위원의 거센 질타가 마무리되자 홍 대표는 별다른 말 없이 "비공개로 하겠다"며 취재진을 모두 내보낸 뒤 회의장 문을 닫았다.

 

고개 숙인 홍준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홍 대표는 이어진 비공개 회의에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사과했다"고 김기현 대변인이 전했다.

 

김 대변인에 따르면 홍 대표는 "특정 대학 학생을 싫어했다는 발언은 본인이 과거 대학시절 미팅했던 경험과 관련해 그 대학생을 대학 4년 내내 싫어했다는 개인적인 경험을 직접화법으로 설명했던 것인데 오해가 있었다"며 "어쨌든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홍 대표는 또 "당내 인사와 관련된 부적절한 표현과 관련해서도 마음을 상할 정도로 말을 해 울컥한 것"이라며 "정중하게 사과한다"고 밝혔다.

 

당 혁신 방안에 대해서도 "비준안 문제가 시급하지만 그 문제 때문에 당 개혁 문제를 덮고 가지는 않겠다"며 "당 내부에서 여러 가지 개혁방안을 제출해 주면 적극적으로 참고하겠다"며 "아울러 타운미팅을 통해 젊은이들의 생각으로 다가갈 필요가 있다는 것을 절감했다"고 말했다.


#홍준표#유승민#원희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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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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