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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후 전 세계로 번져가는 반금융자본 시위인 'Occupy Together' 시위가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또 한 번 개최됐다. 이번 시위는 지난 15일 전세계 공동행동 차원으로 열린 집회에 이은 것으로, 국내에서 자체적으로 여는 첫 번째 집회다.

금융자본의 탐욕과 사회양극화를 비판하며 미국에서 촉발된 '월스트리트 점령(Occupy Wall street)' 시위가 세계로 번져가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이 같은 시위에 불이 붙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금융 약탈 체제 끝낼 때까지 계속 될 것"

 21일 오후 '여의도를 점령하라' 시위 참가자들이 가면을 쓰고 집회를 열고 있다.
21일 오후 '여의도를 점령하라' 시위 참가자들이 가면을 쓰고 집회를 열고 있다. ⓒ 최지용

이날 시위에는 금융소비자협회, 투기자본감시센터, 참여연대. KIKO 피해기업 공동대책위원회 등 시민사회와 사회당, 부산 저축은행 피해자 등 모두 300여 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오후 4시 여의도 증권거래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5일 폭우 속에서도 300여 명의 시민들이 모였다, 전세계 1800여 도시에서 함께 진행된 거대한 물결이 우리 사회에도 일어나고 있음을 확신했다"고 밝혔다.

이어 "IMF사태 이후 금융·투기자본이 추수철 메뚜기떼처럼 은행과 기업의 알곡만 훑어먹고 새로운 사냥감을 찾아 떠났다"고 비판하고 "부패한 관료와 금융·투기자본을 대리하는 민간 전문가가 아니라 노동자·소비자·지역주민이 금융경제 정책을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하식 투기자본감시센터 운영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전세계에서 이뤄지는 거래량이 800조달러에 이르는데 이 가운데 실제 상품에 투자되는 것은 2%에 불과하다" 며 "나머지는 외환거래 등 투기적 거래를 위해 쓰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탐욕적인 금융자본주의의 상징인 한국거래소는 당장 거래를 멈춰야 한다"며 "은행을 국유화하고 금융거래에 세금을 매기고 수수료를 없애며 파생상품 거래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저축은행 영업정지, 정부가 서민에게 사기 친 것"

참가자들은 기자회견 이후 인근 금융감독원 앞으로 이동해 시위를 이어갔다. 이들은 영화 <스크림>에 등장하는 가면과 <브이포벤데타>에 등장하는 '가이 포크스'의 가면을 쓰고 검은 망토를 두른 모습으로 거리를 행진했다. 현장에는 부산저축은행 피해자 100여 명이 먼저 자리를 잡고 집회를 진행하고 있었으며, 그들은 다른 참가자들이 도착하자 박수로 맞이했다.

이어진 시위에 허영구 투기자본감시센터 대표는 "땀 흘려 일하지 않는 금융자본들이 노동자, 서민을 수탈하고 있다"며 "이러한 체제를 끝내기 위해 우리는 이 자리에 섰고 우리의 뜻이 실현 될 때까지 계속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옥주 부산저축은행 비대위원장은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저축은행에 대한 영업정지가 없다고 말했다가 한 달 뒤 영업정지를 한 것은 정부가 서민에게 사기를 친 것"이라며 "대한민국 금융수장 말을 믿었는데 힘없는 서민이기 때문에 당하는 설움이 분하고 억울하다"고 분노했다.

한편, 각 참여 단체들이 집회를 준비하는 모임인 '금융수탈 1%에 저항하는 99%'는 이날 이후로도 '점령시위'를 이어가며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특히 저축은행사태 관련 피해자와 KIKO 피해자 등 각종 금융관련 피해자들이 적극적으로 결합하면서 시위는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점경하라#여의도#금융감독원#투기자본감시센터#브이포벤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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