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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6.2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경험해봤지만 서로 다른 문화와 이해관계를 가진 여러 세력이 하나의 선거를 치른다는 게 보통 일이 아니더라. 민주당이 주인된 입장에서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치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모쪼록 작은 정당들, 시민사회 분들을 잘 배려했으면 한다."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가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승리를 위한 야권 공동의 노력을 촉구했다. 박원순 야권단일후보 공동선거대책위 구성을 놓고 드러난 야권 내부의 논란을 꼬집는 얘기였다. 유 대표는 10일 오후 참여당 라디오 방송 <유시민의 따뜻한 라디오>에서 "서운한 점이 있더라도 이런 점을 참고 마음을 다스리면서 대의를 위해 힘을 합치는 게 좋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당초 이번 방송은 박원순 야권단일후보를 초청한 가운데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의 '제지'로 유 대표의 '1인 2역' 방송으로 진행됐다. 유 대표는 박 후보와의 전화 통화 녹취록을 토대로 재구성한 가상 대담을 진행했다. 선관위는 이날 "박 후보의 <유시민의 따뜻한 라디오> 출연이 언론기관의 후보자 등 초청 대담·토론회에 대해 규정한 공직선거법 82조와 93조 2항, 254조 등을 위배할 수 있다"고 유권해석을 내렸다.

 

유 대표는 이와 관련 "박 후보에게 누를 끼치지 않게 가상 대담을 진행한다"며 "박 후보의 평소 말씀과 미리 전화로 나눴던 내용 중 필요한 내용을 발취해 1인 2역으로 진행했다"고 밝혔다.

 

유시민 "민주당 일변도의 선거운동, 자발적 참여 깰 수 있어"

 

방송의 핵심 내용은 '민주당 중심의 선대위 구성' 논란이었다.

 

앞서 민주노동당은 "상호존중과 호혜라는 야권연대 정신에 부합하지 않는 선대위 구성을 수용하기 어렵다"며 "박원순 후보의 선거대책위원장 및 선거대책본부장 등은 맡지 않기로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민주노동당은 "선대위 형식에 관계없이 박 후보의 당선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우위영 민노당 대변인은 이날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공동 선대위원장 등 직함을 맡지 않겠다는 뜻이다, 모든 선거운동에 불참하겠다는 뜻은 아니다"며 "박원순 후보 당선을 위한 선거운동은 진행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박원순 후보 선대위에 결합하기로 한 국민참여당과 진보신당도 이날 공동 선대위 구성 과정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국민참여당은 박원순 후보의 공동 선대위 합류를 결정지은 상황이다. 유시민 대표는 공동 선대위원장을 맡고 박무 최고위원이 선대위의 뉴미디어 분과, 천호선 전 최고위원이 시민참여 분과를 맡기로 했다. 진보신당은 김혜경 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박 후보의 공동 선대위원장을 맡기로 했다.

 

다만, 김종철 진보신당 대변인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민노당이 박 후보 선대위원장 및 선대본부장을 맡지 않기로 결정하는 등, 상황이 이렇게 된 가장 큰 책임은 민주당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박 후보가 민주당의 협력을 이끌어내기 위해 민주당의 주도적 노력을 부탁하자 모든 것을 주도하겠다며 다른 야당 및 시민사회와의 원만한 협력 대신 이들을 소외시킨 것"이라며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유 대표도 이날 방송에서 "박 후보는 야4당과 시민사회의 공동후보이기 때문에 선거운동도 함께 해나가야 되는데 민주당 일변도의 선거운동이 기획되고 진행되면 경선에서 나타났던 자발적인 시민 참여 욕구 등이 꺼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며 '민주당 중심의 공동 선대본 구성'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박원순 "민주당 외 다른 정당·시민사회 모두 대변해야"

 

이에 대해 박 후보는 "민주당의 몫이 큰 것이 사실이지만 다른 정당들이 소외되고, 제가 함께 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면 (유 대표가) 지적한 것 같은 우려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또 "야권이 서로 분열하고 대결하는 자세보다는 서로 하나가 되고 선거를 통해 우리 시대와 시민이 요구하는 통합과 연대, 혁신이 이뤄졌으면 한다"며 "그래야 다음의 정치일정에서도 야권이 승리할 수 있는 토대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선거과정에서 (자당 후보를 내지 못한 정당에게) 좀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후보 쪽에서 배려하는 일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박 후보의 입장을 이해했다.

 

그는 이어 "시민사회에서 참여한 분이나, 국민참여당에서 참여한 분이 선거캠프 구성 과정에서 다소 서운한 점이 있다 하더라도 이런 사정을 감안해서 대의를 갖고 힘을 보태는 자세로 화합하는 게 좋겠다"고 답했다.  

 

박 후보는 "서로 함께 하겠다는 마음이 참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제가 서로 마음이 다치지 않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야권·시민사회가 참여하는 박원순 후보의 공동 선거대책위원회는 오는 11일 오전 출범할 예정이다.


#박원순#유시민#서울시장 보궐선거#야권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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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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