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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오연호, 황방열, 이승훈
사진:남소연, 동영상:김윤상·박정호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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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마선언을 한 9월 23일부터 벌써 12일째, 출마전에는 당이 외부인사 영입을 우선해 섭섭함을 느꼈는가 하면, 출마선언 전후로 자위대행사 참석문제와 장애인 알몸 목욕 논란으로 곡절을 겪었다. 그리고 이제 이명박 정부 들어서는 선거에 얼굴을 비친 적이 없던 박근혜 전 대표의 지원 아래, 야권단일후보 박원순과 맞서게 됐다.

4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 9층 선거캠프에서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기자와 정치팀 기자들을 만난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는 얼굴은 피곤해 보였지만 말은 담담했고, 박원순 후보에 대한 질문에는 결의를 내비쳤다.

그는  야권의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  "재미있는 이벤트이긴 하지만 선거를 앞두고 표 계산해서 '반한나라' 표를 모으자는 것 외에 공유하는 가치가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야권이 책임의 한계가 명확하지 않은 시민후보라는 이름으로 바꿔타기를 하게 되면 선거에서 당선되더라도 '어떻게'가 없는 무책임 정치로 가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이렇게 말했다.

박원순 후보에 대해서도 "(후보의) 개인기라기보다는 안철수 바람으로 표현되는 시민들의 변화 욕구가 강하게 작용했다고 본다"며 평가절하했다. 박 후보 자체의 힘보다는 안철수라는 배경이 큰 영향을 줬다는 것이었다.

"박원순 개인기보다 '안철수 바람' 영향... 난 미래세대 빚 넘겨주지 않을 후보"

▲ 나경원 "정책대결하면 박원순 이긴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가 4일 오후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정책대결을 펼치면 박원순 야권단일후보를 이길 수 있다고 밝혔다.
ⓒ 김윤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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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와 한국리서치 3일 조사에서 38.0%를 얻어 47.1%의 박 후보에 9.1%포인트 뒤지는 등 여론조사에서 뒤처지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도 "모든 관심이 야권의 후보단일화에만 쏠려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여론조사는 큰 의미가 없다"면서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의지를 불태웠다.

'20~30대가 박원순이 아니라 나경원을 찍어야 하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나는 미래세대에 빚을 넘겨주지 않을 후보"라면서 "시민운동을 하면서 문제제기를 해온 박 후보보다 정치를 하면서 문제를 해결해 온 내가 시장으로서 적임자"라고 자신의 비교우위를 강조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 한나라당이 젊은 사람들이 투표하지 않기를 바라지 말고, 젊은이들의 아픔을 공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나 후보와의 일문일답.

- 2009년에 이어 2010년에 당 대표 선거에 나섰고, 이번에는 서울시장까지 자주 선거를 치르고 있다. 가족들은 어떤가.
"사실 그동안 선거는 당내 선거였고 처음으로 당 밖의 선거에 도전하는 것이다. 선거 성격이나 의미가 다르다. 그동안 남편은 워낙 정치에 무관심해 당내 선거에 대해서도 별 관심이 없었다. 그런데 이번 선거에 대해서는 많이 협조해 주는 것 같다."

- 박원순 변호사가 야권 단일후보로 선출됐다. 감동할 일은 아니라고 평가했는데.
"재미있는 이벤트이긴 하다. 하지만 한 번 더 생각하면 재미를 주는 것과 감동을 주는 것은 다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생각을 공유하는 것이다. 제가 가치연대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야권의 후보단일화는 선거 앞두고 표 계산해서 '반한나라' 표를 모으자는 것밖에 없다. 반한나라 외에 공유하는 가치가 없다. 시민후보가 나서는 게 일시적 관심을 끌겠지만 감동으로 이어지기는 힘들 것이다."

- '정치인 박원순'말고 '시민운동가 박원순'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나.
"시민운동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한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하지만 박원순 후보가 사회적으로 유명하신 분이긴 하지만 개인적으로 가까이서 지켜볼 기회는 없었다. 이런 저런 행사자리에서 만난 정도다. 방송 프로그램 대담에 함께 출연한 적도 있다."

"단일화에만 관심 쏠려있던 지금까지의 여론조사 의미 없어"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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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원순 후보가 정치인 변신 1개월 만에 민주당 후보를 제치고 야권 단일후보가 됐다. 어떤 점이 야권 지지자들을 움직였다고 보나.
"박원순 후보의 개인기라기보다는 안철수 바람으로 표현되는 시민들의 변화 욕구가 강하게 작용했다고 본다. 박원순 후보 자체의 힘보다는 안철수라는 배경이 크게 영향을 줬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정치권 스스로 성찰할 부분도 많다. 기존 정치권의 모습이 시민들과 국민들을 위한 게 아니라 정치인들만의 정치로 보이는 부분이 있었다. 정치권이 변하기 위한 첫 걸음은 우리 기득권을 내려놓는 것이다. 제가 그동안 정당의 공천개혁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해 온 것도 이 때문이다."

- '안철수 바람'에 대해 정치권이 경계해야 할 부분,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없는 부분을 꼽는다면.
"책임정치 문제에 대해서는 우려가 된다. 노무현 정부 시절에는 여당을 나눴다 붙였다하는 이합집산을 통해 책임으로부터 벗어나려 했다. 이번에는 단일화를 통해 책임의 문제로부터 벗어나려고 한다. 정당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정당을 통해 정치적 의사를 형성하고 실현해 나가야한다. 그런 과정에서 잘못이 있다면 심판 받으면서 민주주의가 성숙해 나가는 것이다. 야권이 책임의 한계가 명확하지 않은 시민후보라는 이름으로 바꿔타기를 하게 되면 선거에서 당선되더라도 '어떻게'가 없는 무책임 정치로 가지 않을까 우려된다."

- 여론조사 추이를 보면 박원순 후보에게 뒤져있는데.
"뒤져있기는 하지만 격차가 점점 좁혀지는 추세다. 하지만 사실 지금의 여론조사는 큰 의미가 없다. 모든 관심이 야권의 후보단일화에만 쏠려있었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지금부터의 흐름이 중요하다."

- 역전을 위해서는 어떤 점을 부각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지금 시점에서 어떤 서울시장이 필요할까를 봐야 한다. 이미 서울시의 하드웨어는 완성돼 있다. 중요한 것은 시민의 행복과 삶의 질, 즉 소프트웨어의 완성이다. 이런 부분은 제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다. 정책 방향도 중요하지만 책임있게 완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박원순 후보가 시민운동가로서 훌륭한 활동을 했다고는 하지만 시민운동가의 역할은 문제제기다. 그에 반해 정치인의 역할은 문제해결이다. 서울시장은 문제제기가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는 자리다. 서울의 변화를 바람직한 방향으로 책임있게 이끌어갈 시장의 역할을 제가 가장 잘 할 수 있다. 앞으로 TV토론을 통해 충분히 이야기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TV토론에서 누를 수 있다?
"그렇다."

- 야권 단일화 경선 과정에서 박원순 후보가 대기업 후원 문제로 공격을 받았는데.
"대기업들이 후원에 대해 자발성이 있었는지, 또 후원금을 제대로 썼느냐를 봐야 할 문제다. 그 부분에 대해서 아직 구체적으로 내용을 살펴보지 못해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어려운데, 박영선 민주당 후보가 제기했던 문제도 이 두 가지가 아니었을까 싶다. 네거티브 선거는 안 한다는 게 원칙이지만 상대 후보의 기본적 자질에 대한 평가는 필요하다."

"한나라당, 더 이상 젊은 사람들 투표하지 않기 바라서는 안 돼"

- 박원순 후보가 야권 단일 후보 경선에서 승리한 이유로 트위터 등 SNS를 통한 소통 방식이 주요했다는 분석이다. 어떻게 대처할 계획인가.
"지금 제 트위터 팔로어가 4만1000명이 넘었다. 젊은 사람들에게도 인기가 좀 있는 것 같다.(웃음) 하지만 물론 SNS 쪽은 우리 한나라당이 열세다. 부족하지만 노력해야 한다. 더 이상 한나라당이 젊은 사람들이 투표하지 않기를 바라서는 안 된다. 젊은이들의 아픔을 공유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해야 한다. 박 후보쪽 사람들 중에 파워 트위터리안들이 많지만 우리도 트위터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후보 일정도 기존 언론보다 트위터에 먼저 공개할 수도 있다."

- 박원순 후보에 비해 20~30대 지지율이 열세다. 이들에게 박원순이 아니라 나경원을 찍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한다면.
"나는 미래세대에 빚을 넘겨주지 않을 후보다. 엄마의 마음이라는 것은 지금 내가 힘들어도 아이들에게 좀 더 잘해주고 싶은 마음, 지금 내가 힘들어도 아이들에게 부담을 넘기지 않으려는 마음이다. 야권의 무상복지 시리즈는 지금 내가 편하자고 미래 세대에게 빚을 떠넘기는 것이다. 또 시정에 대한 책임성 부분에 있어도 시민운동을 하면서 문제제기를 해온 박 후보보다 정치를 하면서 문제를 해결해온 내가 적임자다."

- 장애 청소년 알몸 목욕 사건이 논란이 됐는데.
"진짜 봉사하는 마음으로 갔다. 그런데 현장에서 제가 미처 살피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 그런 게 선거 국면이 되면서 계속 이슈화 돼 관련된 분들에게 더 아픔을 준 게 아닌가 싶어 마음이 굉장히 아프다."

- 자유선진당 지상욱 후보와의 단일화에 대한 구체적인 구상이 있나.
"단일화라는 표현을 쓰고 싶지 않다. 자유선진당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가치가 있고 그에 따른 가치연대는 있을 수 있다. 생각이 다른데 무조건 합치는 것은 무책임한 정치다."


태그:#나경원, #서울시장 보궐선거, #박원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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