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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거중립 위반한 청와대의 '박원순 때리기' … 방송3사 무비판

 

2일 청와대 임태희 대통령비서실장이 서울시장 후보로 나선 시민사회 진영의 박원순 후보 '때리기'에 나섰다. 임 실장은 박 후보가 운영해온 '아름다운 재단'의 대기업 기부에 대해 "순수한 나눔의 차원이 아니라면 굉장히 문제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임 실장은 "박원순 씨가 (대기업 기부로) 몇백억원을 받았다고 하는데, 이것의 정확한 성격을 모르겠다"며 마치 박 후보가 기업으로부터 부적절한 돈을 받은 것처럼 의혹을 부풀리고 나섰다.

 

그러나 청와대 고위인사이자 선거중립을 지켜야 할 공무원인 임 실장이 범야권의 유력한 서울시장 후보인 박 후보를 비난하고 나선 것은 노골적인 선거개입이다. 과거 참여정부 시절 한나라당은 노무현 대통령이 "국민들이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을 압도적으로 지지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발언한 것을 갖고 '선거 중립 위반'이라며 탄핵했었다.

 

그런데 정작 한나라당 출신 이명박 대통령과 청와대는 무상급식 주민투표 등 각종 선거 때마다 노골적으로 여당 지원에 앞장서며 '공무원의 선거중립' 의무를 위반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청와대가 '측근비리'를 덮기 위해 '박원순 때리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임 실장은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이라는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현 정권은 대통령 선거를 치르면서 기업들에 신세를 진 것 없이 도덕성을 갖고 탄생했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은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해서 선거를 치른 뒤 국고보조금을 받아서 이를 갚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청와대 측근들이 잇따른 금품로비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임 실장의 '도덕성' 발언 역시 현실과 괴리된 일방적 자화자찬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청와대가 선거중립 의무를 위반하고 야권 후보에 대한 흠집내기식 발언을 쏟아냈지만 방송3사는 이런 발언의 문제를 제대로 따지지 않았다. KBS와 SBS는 청와대의 발언과 이에 반발하는 박 후보의 주장을 단순 나열하는데 그쳤다. MBC는 관련 보도를 하지 않았다.

 

<"순수하지 않으면 문제">(KBS, 최재현/2일)

<"순수성 문제" "선거 개입">(SBS, 최대식/2일)

 

KBS 2일 <"순수하지 않으면 문제">(최재현 기자)에서 임 실장이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기업들이 박원순 변호사의 '아름다운 재단'에 매년 수천만 원 이상 기부한 데 대해 순수한 후원으로 믿고 싶지만, 순수한 나눔 차원이 아니라면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박 변호사는 기부금 사용에 한 점 의혹도 없다며 선거 중립의무가 있는 공무원이 선거에 개입하는 심각한 문제라고 반발했다"고 박 변호사 측의 주장을 나열했다. 이어 임 실장의 '현 정권 도덕성 발언', 박영준 지경부 차관 일본 접대 의혹 등에 대한 발언을 무비판적으로 덧붙였다.

 

SBS 2일 <"순수성 문제" "선거 개입">(최대식 기자)은 임 실장이 "대기업의 시민단체 지원은 순수한 나눔의 의미가 아니라면 굉장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며 관련 발언을 전했다. 이어 "박원순 변호사는 청와대의 선거개입이라고 반발했다"고 전하고, "참여연대 시절의 활동은 재벌 개혁, 아름다운 재단 시절의 활동은 대기업의 사회공헌을 유도하는 역할"이었다는 박 후보의 설명을 덧붙였다.

 

■ 서울시 교통요금 200원 인상 추진 … KBS 가장 소극 보도

 

한편 서울시는 9월 30일 대중교통요금을 올릴 방침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대중교통 운영기관의 누적적자가 심각하다며 이르면 11월 지하철과 버스요금을 100원씩 올리고, 내년 상반기에 100원을 더 올리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의 교통요금 인상 추진은 2007년 4월 이후 4년 6개월 만이다.

 

서울시 산하 서울메트로(지하철 1~4호선)와 도시철도공사(5~8호선)는 연료비 상승과 환승할인, 무임 수송 비용 증가 등의 이유로 2007년 3800억여원에서 2010년 4700억여원으로 운영적자가 24% 늘어났다. 서울시가 적자를 보전해주는 버스도 2010년에 3000억여원의 적자가 발생했다.

 

여기에 서울시는 상․하수도 요금 인상도 추진하고 있다. 서울시의 공공요금 인상은 서울시의회에서 의견청취를 한 뒤 민관합동심의기구인 '서울시 물가대책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 물가폭등으로 인한 서민들의 시름이 깊은데 공공요금마저 인상되면 서민들의 부담이 증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30일 서울시의 공공요금 인상을 가장 적극적으로 보도한 곳은 SBS다. SBS는 뉴스 첫 꼭지로 관련 소식을 전하고 전세값과 수입물가 폭등 상황 등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물가상황을 전했다. MBC는 18번째 꼭지로 서울시 공공요금 인상 소식을 전했다. 그러나 KBS는 간추린 단신으로 짤막하게 전하는데 그쳐 방송3사 중 가장 보도 비중이 적었다.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서울시의 공공요금 인상 소식은 여당 후보에게 다소 '불리한 뉴스'가 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KBS는 방송3사 중 가장 소극적으로 서울시 공공요금 인상 소식을 다룬 것이다.

 

<버스․지하철 요금 11월 인상>(SBS, 최효안)

<정부 물가관리 비상>(SBS, 정연)

<2백원 오른다>(MBC, 오해정)

<서울시, 대중교통요금 200원 인상 추진>(KBS, 간추린단신)

 

SBS <버스․지하철 요금 11월 인상>(최효안 기자)은 서울시가 예정에 없던 브리핑을 자처해 "버스와 지하철 요금 인상을 전격 발표했다"며 관련 내용을 전했다. 이어 "기습적인 요금 인상에 서민들은 당혹스런 반응"이라며 '고통분담 말하면서 서민에게만 고통을 지운다', '지자체 구조조정도 안하고 서민에게만 떠넘긴다'는 시민들의 볼멘 소리를 전했다. 그리고는 "갑작스런 요금인상은 심상치 않은 물가를 더욱 부추길 수 있어 수도권 서민들의 살림살이는 더욱 압박을 받게 됐다"고 전망했다.

 

<정부 물가관리 비상>(정연 기자)에서는 전세값 상승 폭이 확대, 환율 상승으로 인한 수입물가 인상 등 물가 고공행진 상황을 전했다.

 

MBC <2백원 오른다>(오해정 기자)는 서울시의 요금 인상 소식을 전하며 '월급은 안오르는데 공공요금이 오르니까 그만큼 부담이 늘어난다'는 시민인터뷰를 실으면서도, 대중교통의 운영적자가 크게 늘고 있다고 요금 인상의 배경을 설명했다.

 

KBS 간추린 단신 <서울시, 대중교통 요금 200원 인상 추진>에서 서울시의 대중교통 요금 인상 방침을 간단하게 전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민언련 홈페이지(www.ccdm.or.kr)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공공요금 인상#임태희#선거중립위반#서울시장선거#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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