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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겉그림 〈스베덴보리의 위대한 선물〉
책겉그림〈스베덴보리의 위대한 선물〉 ⓒ 다산북스
"1745년 어느 날, 스베덴보리에게 운명의 날이 찾아왔다. 스베덴보리는 당시 영국 런던에서 여행 중이었다. 그동안 영국 여행이 잦아 단골여관과 단골식당이 있었다. 스베덴보리는 여느 때처럼 단골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있었는데, 그곳에서 그 불가사의한 일이 시작되었다. 난데없이 스베덴보리가 식사를 하던 식당 쪽으로 오색찬란한 무지개가 비치더니 곧이어 태양빛의 열 배쯤 되는 강렬한 빛이 비치는 것이었다. 그러던 후, 그 빛 가운데서 금빛 찬란한 흰색 로브를 입은 한 인물이 빛을 발하며 모습을 드러냈다."(35쪽)

이는 스웨덴 출신으로 57세까지만 해도 아이작 뉴턴과 함께 당대 최고의 과학자 반열에 올랐던 스베덴보리(1688∼1772)가 27년간의 영계체험을 바탕으로 쓴 그의〈스베덴보리의 천상여행기〉(천국편·지옥편)에 관해, 한국의 스베덴보리연구회에서 편찬하여 엮은〈스베덴보리의 위대한 선물〉에 나오는 내용이다. 그가 어떻게 영적체험을 시작하게 되었는지를 밝히는 대목이다. 마치 성경 속의 한 인물인 바울에게 찾아왔던 그 강렬한 빛과 함께 천사가 그에게 나타났던 것이다. 

물론 그가 보고 온 천국과 지옥은 두리뭉술하게 그려져 있지 않다. 우선 죽은 뒤에 최초로 가는 중간 영계에서부터 시작하여 제1지옥, 제2지옥, 제3지옥이 있고, 천국도 제1천국, 제2천국, 제3천국도 있음을 밝혀주고 있다. 그렇다고 자살한 사람은 절대로 천국에 갈 수 없고, 다만 그의 영은 중간영계와 지상을 떠돌며 또 다른 사람들을 자살하도록 부추긴다고 이야기한다. 그만큼 자살만큼은 금해야 할 일이라는 것이다.

더욱이 그는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타적인 이웃사랑을 실천하면 모두가 천국에 들어갈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것은 기독교인이든지, 다른 종교인이든지 구별할 것 없이, 모두를 망라한다고 한다. 그만큼 양심에 따라 사랑을 실천하는 것은 그때나 지금이나 대단히 중요한 몫임을 밝히고 있는 것이다.

"천국은 어떤 특정한 종교의 전유물이 아니다. 천국은 전 인류를 위해 지어졌고, 하나님은 누구나 천국에 갈 수 있는 길을 공평하게 제시해 놓았다. 하나님은 만 인류의 아버지시오, 예수 그리스도는 만 인류의 구세주이시다. 천국에 가면 무슨 종교를 믿다가 왔느냐고 묻지 않는다. 얼마나 이웃을 사랑하다 왔느냐, 그 사랑의 저금통장만 가지고 가는 곳이다."(282쪽)

이 책을 읽다보면 토드 푸보의〈3분〉과 데일 블랙의 〈미리 가본 천국〉, 돈 파이퍼의 〈기적의 90분〉, 메어리 K. 백스터의 〈정말 천국은 있습니다〉, 그리고 신성종 목사의 〈내가 본 지옥과 천국〉등의 천국체험담을 떠올릴 수 있다. 그것이 병원에서 수술하다 겪은 임사체험이든 아니면 또 다른 영적인 체험이든, 그런 책들은 과학이나 상식으로 받아들이기에는 무척 힘겨운 영역이다.

하지만 이 땅의 크리스천들은 이 세상의 보이는 물질 세계와 함께 보이지 않는 영적 세계가 함께 구성돼 있다는 사실을 반기게 된다. 더욱이 천국이나 지옥을 보고 왔다는 체험담은 내세에 대한 소망을 불러일으키는 '초등교사' 역할을 하는 점에서 매우 유익할 것이다. 현실 세계의 어려움 때문에 절망의 나락에 떨어져 있는 이들도 뭔가를 소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지나치게 그것에 집착한다면 현실도피적인 신비주의 신앙으로 변질될 소지가 있다는 것도 기억해야 한다. 이는 스베덴보리가 밝힌 바 있듯이 "건전한 사회생활이 천국 가는 기초"임을 늘 경계해야 하는 이유다. 마치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심으로 천국은 '이미' 이 땅에서 실현되기 시작했지만 궁극적인 실체는 '아직' 오고 있다는 사실에 늘 경각심을 갖는 것과 같은 이치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그를 지지하는 '스베덴보리연구회'도 있고, 또 그의 교리를 따라 '새예루살렘교회'를 설립하여 그 흐름을 지금까지 이어나가는 교회도 있다고 한다. 그들은 스베덴보리가 강조한 성경의 이타적인 사랑을 강조하고 있지만, 표증과 표의로 나누는 영해설교에 중점을 둔다고 한다. 내가 이 책을 읽고 덮었을 때 한 가지 생각하게 되는 게 있다. 정말로 천국은 기독교를 떠나 누구나가 양심과 선행으로 사랑을 베풀면 들어갈 수 있는 곳일까? 과연 스베덴보리가 보고 온 천국의 견해가 옳은 것일까? 내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덧붙이는 글 | 위 글은 기독교정론지인 뉴스앤조이(newsnjoy.or.kr)에도 송고했습니다.



스베덴보리의 위대한 선물 - 천재과학자의 감동적인 천국 체험기

E. 스베덴보리 지음, 스베덴보리 연구회 옮김, 다산초당(다산북스)(2009)


#스베덴보리#천국체험#신비주의#초등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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