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는 박원순 예비후보가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경청투어 여섯번째 순서로 '가계부 모임' 주부들을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는 박원순 예비후보가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경청투어 여섯번째 순서로 '가계부 모임' 주부들을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시민들이 서울시의 새로운 변화를 소망하는 그 욕구는 '반짝'하고 소멸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가 진정으로 그 소망을 받아 안고 변함없이 간다면 (무소속 후보라도) '반짝'하고 끝나지 않을 것이다."

박원순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26일 오전 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의 "무소속 후보는 반짝하고 소멸한다"는 발언에 이 같이 답했다. 박영선 후보는 지난 25일 민주당 경선 승리 직후 기자회견에서 "박원순이 아니라 박영선이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무소속 후보는 역사상 반짝하고 대부분 소멸했다, 또한 무상급식으로 서울시장 선거가 다시 치러지는데 무상급식 현장에서 누가 더 애를 썼는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답한 바 있다.

박원순 예비후보는 통합경선을 앞두고 시작된 민주당의 '신경전'에도 에둘러 '일침'을 가했다. 그는 "경선 룰 협상이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박원순 예비후보 측이) 내용을 공개한 것은 작지만 중요한 '파울 플레이'"라는 이인영 민주당 최고위원의 발언에 "경선 과정상 경쟁하는 부분이 존재하겠지만 (통합경선을) 시민들에게 감동을 주는 축제로 만들어야 하지 않겠나"라며 "정치에도 그런 길이 있음을 시민들에게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강수중보 철거 문제를 두고 각을 세우고 있는 한나라당을 향해서도 쓴 소리를 했다. 그는 "한강수중보 철거 문제에 대해 왜 그렇게 예민한지 모르겠다"며 "(한강수중보 철거 문제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고 청취해 긴 논의를 거쳐 결정해야 할 문제다, 아직 내가 (철거)한다고 공약을 내건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또 "나경원 한나라당 의원은 '한강수중보를 철거하면 서울의 취수장을 옮기는 토건공사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지만 알고 보니 취수장은 이미 옮겨진 상태였다"며 "나는 그처럼 경솔하게 대응하기 보단 깊이 논의해보겠다"고 말했다.

이날 정오를 기해서 펀딩이 시작된 '박원순 펀드'에 대한 관심도 컸다. 펀딩 접속창구였던 홈페이지 '원순닷컴'은 이날 정오 '박원순 펀드' 오픈과 동시에 다운되는 일까지 발생했다. 이로 인해 박원순 캠프 측은 SNS 등을 이용, 펀드 접수가 가능한 임시 웹페이지를 안내하고 있다. 이와 관련, 취재진은 "최소비용 10만 원이 서민들에게 부담스럽다고 생각하지 않냐", "법정선거비용 38억 원이 펀드를 통해서 모이겠느냐"고 박 예비후보에게 물었다.

박 예비후보는 "자원봉사자로 캠프를 운영하다 보니, 10만 원 이하의 비용을 처리하기가 쉽지 않아 부득이하게 그렇게 했다"며 "38억 원이나 모일지는 저도 궁금하다, 그러나 서울의 변화를 바라는 시민들은 이 돈으로 정말 깨끗하고 투명한 선거를 만들고 돈 없는 사람이 선거에서 승리하는 새로운 신화를 바라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훌륭한 시민 있는데 서울 변화 못할 이유가 없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는 박원순 예비후보가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경청투어 여섯번째 순서로 '가계부 모임' 주부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는 박원순 예비후보가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경청투어 여섯번째 순서로 '가계부 모임' 주부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한편, 박 예비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북카페에서 '가계부 모임' 주부 10여 명을 만나 여섯 번째 '경청투어'를 진행했다. 모임에 참석한 주부들은 집값, 전세난, 출산, 재개발 등 자신이 겪은 '서울살이'를 박 예비후보에게 세세히 털어놨다.

마포구에 사는 한 주부는 "실제로 '몰락한 중산층'이 아닐지라도 상대적 박탈감이 요새 많이 든다, 지금 전세를 살고 있는데 중산층을 위한 공공임대주택이 더 늘었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월세를 살고 있는 한 주부도 "대한민국, 서울시민으로서 자부심이 아니라 기본권은 누려야 하지 않겠나"라며 "한 달에 60~70만 원, 가장 비싸게 150만 원이나 하는 월세로는 주거가 안정적이지 않다, 박탈감이나 열패감을 덜 느끼며 살았음 싶다"고 말했다.

학생들을 상대로 경제교육을 하고 있다는 한 주부는 "아이들이 이미 자신들의 미래에 대한 기대를 애초부터 버렸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심지어 우리 부모님이 자식 기르는데 돈이 많이 드니 자신은 자식을 안 낳겠다는 말도 한다"고 토로했다.

그는 "또 고물가에 대해 설명하는데 '우리 엄마가 그러는데 사람이 가장 싸다고 했다'고 학생이 답할 때면 아이들의 절망이 고스란히 전해온다"며 "서울시장은 이런 아이들의 절망, 부모들의 절망을 잘 살폈으면 한다"고 부탁했다.

"둘째를 낳아야 할까요?"라고 묻는 주부도 있었다. 그는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나니, 아이 없는 집과 지출이 엄청나게 차이가 난다"며 "우리가 둘째를 낳으면 어떻게 될까 하는 고민이 많이 든다"고 말했다.

박 예비후보는 주부들의 얘기를 수첩에 꼼꼼히 적어가며 자신의 생각과 위로를 전했다. 그는 "적어도 시민들이 안정적 생활을 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국가가 세금을 받아갔다면 의료·주택·보육 등에 대해서 투자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최소한의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하는데 OECD 국가, 선진국이라면서 핀란드나 스웨덴처럼 하지 못하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며 "아마 정치인, 행정가들이 (시민들의 삶에 대해)공감하지 못하거나 그에 대한 비전이 없기 때문일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또 "영국의 경우 공공임대주택 비율이 20% 정도 되는데 우리나라 역시 취약계층만이 아니라 중산층을 위한 임대주택 비율도 높아져야 할 것 같다, 중요한 정책제안을 해주신 것"이라며 "행정이 늘 사회적 변화를 뒤따라가기 보다는 그를 예측하고 앞서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고민하겠다"고 덧붙였다.

"시민들도 서로의 어려움을 알고 나면 (순서를) 기다릴 수 있다, 서울시 예산 집행에 대한 우선순위를 고민해달라"는 얘기에는 "이렇게 훌륭한 시민들이 계신데 서울시가 변화 못할 이유가 없다"며 "가장 필요한 사람에게 먼저 (예산을) 투입하는 게 공평함이라 생각한다"며 "(예산 집행에 대해)정확히 공개하고 함께 상의하는 것을 서울시 행정의 비전이자 원칙으로 삼겠다"고 약속했다.


#박원순#서울시장 보궐선거#박영선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