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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국회 교과위 서울시교육청 국감은 이날 저녁까지 하루 종일 열리지 못했다.
23일 국회 교과위 서울시교육청 국감은 이날 저녁까지 하루 종일 열리지 못했다. ⓒ 윤근혁

"미치겠다. 아이들 학예회도 준비해야 하고 체육수업도 오늘 4시간이나 있는데…."

 

23일 오후 5시, 국회 교육과학기술위(교과위) 국정감사가 열린 서울시교육청 청사. 증인으로 불려나온 방대곤 교사(서울 고원초, 체육교과전담)는 "아침 10시에 왔는데 하루 종일 의원들 말싸움만 지켜보니 속이 상하다"고 하소연했다.

 

한나라당, 곽노현 수사 관련 자문위원 25명 증인 신청

 

이날 국감은 당초 오전 10시에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오전 11시 30분쯤 개회했다. 하지만 한나라당 박영아 의원의 사과 여부를 놓고 국감 질의는 시작하지도 못했다. 오후 12시 40분에 정회한 회의는 오후 9시 5분 현재 재개하지 않고 있다.

 

앞서 박 의원은 지난 19일 교과부 국감에서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하는 대표가 있다면 북한에 가야 된다"고 말한 바 있다. 서울시 국감에서도 박 의원은 여야 간사의원 합의에 따라 사과문이 완성되자 이에 불복해 국감장을 박차고 나섰다. 결국 야당 의원들이 박 의원의 직접 사과를 요구하면서 파행이 이어졌다.

 

 23일 서울시교육청 국감장에 불려나온 교사들.
23일 서울시교육청 국감장에 불려나온 교사들. ⓒ 윤근혁

이날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대신 이렇게 여야 의원들의 설전을 지켜본 현직 교사는 방 교사 등 모두 4명.

 

이들은 나머지 21명의 증인들과 함께 '서울시교육청 보직 채용 관련 증인'으로 국감장에 불려나왔다.

 

곽노현 교육감과 박명기 전 후보(서울교대 교수)의 검찰 수사 관련 자문위원회 위원 특혜 뒷말이 나오자 한나라당에서 대거 증인을 신청한 것이다. 곽 교육감은 박 후보에게 자문위원을 시켜주는 등 대가성 특혜 혐의를 받고 있다.

 

전직 교장 "이제는 (국감) '야자'까지 하라고 하네"

 

현재 서울시교육청에는 방 교사가 소속된 학습부진대책자문위원회를 비롯하여 22개 자문위에서 320여 명의 위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명예직이기 때문에 봉급을 받지 않는다.

 

국감장에서 눈을 감고 있던 조남규 교사(영림중)는 "국감 증인을 부를 때는 공정하게 불러야 하는데 한국교총 소속 자문위원들은 그대로 놔둔 채 전교조 소속 자문위원들만 불러놓은 것은 속이 뻔히 들여다보이는 행위"라고 날을 세웠다. 이용관 교사(서울 상경중)는 "공정택 교육감 시절에도 전교조 교사들이 교육청 자문위원을 했지만 오늘처럼 국감장에 불려나온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오후 6시쯤 변재일 교과위원장이 국감장에 들어와 "오후 8시부터 회의를 속개하겠다"고 예고했다. 이 말을 들은 고춘식 전 교장(한성여중)은 다음처럼 혼잣말을 했다.

 

"죄 없는 교사들 아이들 가르치지도 못하게 증인으로 불러놓더니, 이제는 야자(야간자율학습)까지 하라고 하네."

 

 한 교사가 받은 국정감사 증인출석요구서.
한 교사가 받은 국정감사 증인출석요구서. ⓒ 윤근혁

덧붙이는 글 |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보냈습니다. 


#국정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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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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