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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예비후보로 등록한 박원순 변호사가 16일 오후 서울 지하철 매봉역에서 광화문역까지 이동하며,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예비후보로 등록한 박원순 변호사가 16일 오후 서울 지하철 매봉역에서 광화문역까지 이동하며,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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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시민 대표'고 '현장파'죠. 지하철을 타면 시민들의 애환이 그대로 느낄 수 있죠. 정치인들도 가끔씩 지하철을 타고 출근했으면 합니다. 그러면 출근해서 책상에 앉아, 다시 한 번 자신을 가다듬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시민들과 호흡하는 게 중요하죠."

지하철을 타고 시민들을 만난 박원순 변호사가 현장과의 소통을 강조했다. 박 변호사는 16일 오후 3호선 매봉역부터 5호선 서대문역까지 1시간 동안 지하철 안의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며 "서울시장 예비후보로 등록한 박원순입니다, 저 혹시 아시나요", "서울시장이 무엇을 꼭 했으면 좋겠나요"라고 물었다.

2년 전 민주당 민주정책포럼에서 "끊임없이 현장에 귀를 기울이고 국민과 소통해야 한다"고 주문했던 그다웠다. 박 변호사는 당시에도 민주당 의원들에게 "대중교통을 자주 이용할 것"을 권유했다. "더 이상 퇴로는 없다"며 현실 정치에 본격 입문한 그가 이날 자신의 제안부터 몸소 실천한 셈이다. 박 변호사는 이날 오전 서울시장 보궐선거 예비후보 등록 절차를 마쳤다.

"역시 시민들이 다 알고 있다, 시민들 얘기를 잘 들으면 된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예비후보로 등록한 박원순 변호사가 16일 오후 지하철로 이동하며 시민들을 만나기 위해 서울 지하철 3호선 매봉역에 들어서고 있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예비후보로 등록한 박원순 변호사가 16일 오후 지하철로 이동하며 시민들을 만나기 위해 서울 지하철 3호선 매봉역에 들어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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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가 쉽지만은 않았다. 서울시장 보선에서 유력한 야권후보로 떠오른 박 변호사를 취재하기 위해 몰려든 취재진들을 부담스러워하며 자리에서 일어나는 시민들도 일부 있었다. 박 변호사도 "평소 타던 지하철인데 마치 사진 찍으러 온 것 같다, 소란을 끼쳐 죄송하다"며 양해를 구했다.

물론 박 변호사에게 '애정'을 표하는 이들도 많았다. 정릉에 산다는 한 여성은 '아름다운 가게'를 이용한 적 있다며 박 변호사를 반겼다. 그는 "눈으로 볼 때만 아름다운 행정은 하시지 말았으면 한다"며 "기본부터 해달라"고 조언했다.

박 변호사는 "정말로 동의한다, 역시 시민들이 다 알고 있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이날 오전 자신의 홈페이지 '원순닷컴'에 올린 동영상을 통해서도 "지시하고 군림하는 시장의 시대는 갔다"며 시민참여를 골자로 한 시정운영 방침을 밝혔다.

"서울을 아름답게 만드는 일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신경 써야 할 것들이 있죠. 시민들도 관심을 많이 갖고 폭넓게 참여하셔야 합니다. 역시 이렇게 시민들이 다 알고 계시네요. 우면산 산사태나 이번의 정전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기본부터 투자해야죠. (서울시정을 위한) 특별한 방법이 있다기보단 이처럼 시민들의 얘기를 잘 들으면 될 것 같아요."

변호사가 꿈이라는 대학생은 화제가 됐던 박 변호사의 '밑창 떨어진 구두'에 대한 다른 시각도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서울시장이 되면 많은 사람들을 책임져야 하는데 본인의 구두도 제대로 관리 못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며 "사모님이나 주변 분들도 변호사님을 잘 챙겨드려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예비후보로 등록한 박원순 변호사가 16일 오후 서울 지하철 매봉역에서 광화문역까지 이동하며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이 과정에서 한 대학생이 최근 화제가 된 박 변호사의 '밑창 떨어진 구두'에 대해 "서울시장이 되면 많은 사람들을 책임져야 하는데 본인의 구두도 제대로 관리 못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고 지적하자 박 변호사와 지하철 승객, 취재진들이 모두 웃음을 터뜨리고 있다.
▲ '낡은 구두' 지적당하는 박원순 변호사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예비후보로 등록한 박원순 변호사가 16일 오후 서울 지하철 매봉역에서 광화문역까지 이동하며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이 과정에서 한 대학생이 최근 화제가 된 박 변호사의 '밑창 떨어진 구두'에 대해 "서울시장이 되면 많은 사람들을 책임져야 하는데 본인의 구두도 제대로 관리 못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고 지적하자 박 변호사와 지하철 승객, 취재진들이 모두 웃음을 터뜨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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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변호사는 "사람이 어디 하나 몰두하면 주변에 신경을 못 쓸 때가 있지 않나"며 "뼈 아픈 지적이다, 만약 시장이 된다면 학생이 비서실로 와야겠다"고 웃음으로 답했다. 또 "사람을 도울 수 있는 변호사가 되고 싶다"는 그를 향해 2003년 만든 '공익변호사그룹 공감'에 소개해주겠다며 조언해주기도 했다.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재직 당시 '도시농업'을 컨설팅 했던 강동구청 소속 공무원과도 만났다. 그는 "구호로 외치는 행정이 아니라 서울시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행정을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이에 "저보고 시민운동 하느라 행정경험이 없다고 하는 분들도 있는데 이 분처럼 행정경험이 많은 공무원들이 많지 않나"라며 "같이 함께 하면 된다, 신바람 나게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민주당 입당? 통합후보가 된 뒤에는 여러 가지 길 열려 있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예비후보로 등록한 박원순 변호사가 16일 오후 서울 지하철 종로3가역에서 계단에 설치된 장애인 리프트를 이용하는 장애인과 장애인용 편의시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뒤 인사를 하고 있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예비후보로 등록한 박원순 변호사가 16일 오후 서울 지하철 종로3가역에서 계단에 설치된 장애인 리프트를 이용하는 장애인과 장애인용 편의시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뒤 인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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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예비후보로 등록한 박원순 변호사가 16일 오후 서울 지하철 매봉역에서 광화문역까지 이동하며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예비후보로 등록한 박원순 변호사가 16일 오후 서울 지하철 매봉역에서 광화문역까지 이동하며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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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호선에서 내린 박 변호사는 "시민들의 소망은 크지 않다, 번드르르한 외형을 만드는 게 아니라 삶을 제대로 보듬을 수 있는 서울시정을 원하는 것 같다"며 "기본으로 되돌아가 투자하고 시민의 삶을 우선 배려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또 대다수 시민들이 고물가 및 청년실업 등을 문제 삼으며 서민 생활 안정을 주문한 것에 대해 "경제 문제를 서울시정만으로 풀 수 없겠지만 시가 지금보다 훨씬 더 복지분야에 투자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박 변호사는 "현재 서울시 부채가 25조5천억 원 정도 되는데 자기 살림 하듯이 한다면 적자폭을 줄이고 복지 투자를 늘릴 수 있을 것"이라며 "사회적 기업 및 소기업을 활성화 시킬 수 있는 창조적·투자적 복지를 하겠다"고 밝혔다. 그가 만든 '아름다운 가게'나 전북 완주군과 공동 진행 중인 '커뮤니티 비즈니스 센터(마을기업)' 등을 그 예로 들었다. 

민주당 입당 문제에 대해서는 "자꾸 오해가 생기는데 나는 처음부터 범야권시민단일후보를 지향했다"며 "통합후보가 된 뒤로는 여러 가지 길이 열려 있다고 생각한다, 미리 단정하는 것은 맞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범여권 서울시장 보선 후보로 거론되기 시작한 이석연 전 법제처장에 대해서도 "여당의 문제인데 제가 특별히 할 수 있는 말이 있겠나"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한편, 박 변호사 측은 이날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사무차장 등을 역임한 송호창 변호사를 대변인으로 선임하는 등 본격적인 선거전 준비에 들어갔다. 박 변호사의 '새로운 서울 희망 캠프'는 자원봉사자를 중심으로 캠프를 운용하되 조직 등에 대해서는 좀 더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태그:#박원순, #서울시장 보궐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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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2007~2009.11)·현안이슈팀(2016.1~2016.6)·기획취재팀(2017.1~2017.6)·기동팀(2017.11~2018.5)·정치부(2009.12~2014.12, 2016.7~2016.12, 2017.6~2017.11, 2018.5~2024.6)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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