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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내 한 중학교에 갔더니, 교원과 행정실 직원 포함하여, 여직원이 60명이 넘는데도, 여성용 화장실은 하나뿐이라서, "정말 너무 너무 불편하다"며, "제발 화장실 하나만 더 늘려 달라"는 하소연을 듣고, 이런 경우가 비단 이 학교뿐만 아닐 것 같아, 몇 학교 더 확인했더니 마찬가지였다. 심지어 여직원용 화장실이 없는 학교도 있었다. 그래서 서울시교육청에 자료를 요청하여 분석해 보았다.

 

서울시교육청에서 받은 '서울시내 (남녀공학)중·고등학교 화장실 현황'(2011년 7월 현재)을 분석해 본 결과, 여학생과 여교직원이 남학생·남교직원에 비해 화장실 변기수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교직원의 경우, 남교직원에 비해서 인원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화장실 변기수는 더 적었으며 심지어 여성용 화장실이 없는 학교도 있어 화장실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제발 화장실 하나만 더 늘려달라"

 

학생의 경우 서울시내 총 428개의 남녀공학 중·고등학교 중에서 여학생의 변기 수(변기수 :소변기 + 동양식좌변기 + 서양식좌변기)가 많은 학교는 44교에 불과했다. 2004년 제정된 공중화장실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여성화장실의 대변기 수는 남성화장실의 대·소변기 수의 합 이상이 되어야 한다'는 내용이 있는데, 이를 지키는 학교가 고작 10%에 불과한 것이었다.

 

특히, 124개교는 남학생 수보다 여학생 수가 많았는데, 그 중 여학생 변기수가 많은 학교는 20개 학교 밖에 되지 않았다. 즉, 전체 학교의 1/4에 해당하는 104개 학교는 여학생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남학생의 변기수가 많은 아이러니한 상황을 연출했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남학생 수는 22만1939명으로 전체의 54%였고, 여학생 수는 18만9559명으로 전체의 46%로 남학생 수가 여학생 수보다 1.17배 높았다. 하지만 1개의 화장실 변기당 할당된 사용인원 수를 볼 경우에 남학생용은 7.52명, 여학생용은 9.03명으로 여성의 화장실 이용 시간이 남자보다 두 배 이상 걸리는 것을 감안할 때, 여학생은 화장실 이용시 불편함이 생길 수 밖에 없었다.(국립환경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여성의 화장실 사용시간은 1회 평균 3분, 남성은 1분 24초 가량이라고 함)

 

 

자료1 학생현황(학생수)
자료1학생현황(학생수) ⓒ 김형태
자료2 학생 현황(변기수)
자료2학생 현황(변기수) ⓒ 김형태

 

교직원은 더 심각...여교직원 화장실이 없다

 

교직원의 경우는 더욱 심각했다. 총 428개 학교 중 351개 학교에서 여교직원이 남교직원보다 많았는데, 이 중 여교직원 변기수가 많은 학교는 66개교에 불과했다. 즉, 전체의 약 67%에 해당하는 285개교는 화장실 사용인원과 화장실 변기수가 반비례하는 상황이었다. 심지어 K 중학교와 D고등학교는 남교직원 화장실은 있었지만, 여교직원 화장실은 없었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도 문제점은 있었다. 남교직원 수는 1만1606명으로 전체의 37%였고, 여교직원 수는 2만176명으로 전체의 63%로 남자교직원보다 약 1.7배 정도 많았다. 하지만 화장실 변기 수는 남교직원쪽이 1.4배 많았고, 이를 한 변기당 사용인원 수로 봤을 경우에 남교직원용은 2.35명, 여교직원용은 5.76명으로 여교직원이 2.5배 정도 높았다.

 

자료3 교직원현황(교직원수)
자료3교직원현황(교직원수) ⓒ 김형태
자료4 교직원현황(변기수)
자료4교직원현황(변기수) ⓒ 김형태

 
 

또한 개별 학교별로 한 변기당 사용인원 수를 봤을 때도, 전체의 87%에 해당하는 352개 학교에서 여교직원이 남교직원에 비해 1.5배이상 높았다.

 

자료5 변기1개당 사용인원수
자료5변기1개당 사용인원수 ⓒ 김형태

 

당초에 화장실을 설치할 때, 남성용 화장실과 여성용 화장실의 총 면적만 동일하게 맞추다보니, 시설의 수용인원이나 이용자 특성 등을 고려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서울의 학교 화장실 실태가 이렇다면 다른 시도의 학교들도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라도 교육당국은 팔을 걷어붙이고 여성용 변기수와 남성용 변기수의 수를 동일한 정도의 수준까지는 맞춰나가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학교만 언제까지 예외로 둘 것인가?

 

적어도 여학생들이 화장실 이용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며, 아울러 여선생님들이 여성용 화장실이 부족하여 학생들을 자습시키고 살짝 나와 학생용 화장실을 이용하는 불편은 없애주어야 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김형태 기자는 서울시 교육의원입니다. 


#학교 화장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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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포럼 <교육을바꾸는새힘>,<학교안전정책포럼> 대표(제8대 서울시 교육의원/전 서울학교안전공제회 이사장) "교육 때문에 고통스러운 대한민국을, 교육 덕분에 행복한 대한민국으로 만들어가요!" * 기사 제보 : riulkht@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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