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주(56)씨, 그가 경기 안성 죽산면 용설리 마을에 귀농한 것은 16년 전이다. 그는 20대부터 건축업 CEO를 한 화려한 전적의 소유자다. 하지만 그에게도 'IMF 사태'라는 큰 고비가 있었다. 그 때문에 귀향을 결심했다.
CEO 내공 살려 마을 사업을 일으키다막막한 귀농이었지만, 비즈니스로 잔뼈가 굵은 그에겐 또 다른 모험의 장이었다. 지금은 복숭아 과수원 5000평을 경영한다. 그 마을에서 식당도 운영한다. 각종 지역봉사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거기다가 오늘의 이야기 주제인 '용설호 문화마을' 추진위원장 역할까지.
마을에 정착한 그는 마을을 위해 쉬지 않고 달려왔다. 그 결과 귀농 16년 생활에 '마을 이장 8년, 문화마을 추진위원장 4년'이란 성적을 거두고 있다. 문화마을 추진도 사실은 신원주씨가 이장 시절 시작한 마을주민 법인사업이다.
2006년도에 인근 3개리(칠장리, 당목리, 용설리)가 함께 권역사업으로 시도했다. 첫 시도부터 선정된 건 아니었다. 사업 신청 3수를 거쳐 2008년도에 '농촌종합개발사업'마을로 선정되고야 말았다. 마을에 대한 열정이 일구어낸 열매라 하겠다. 이런 그가 말한다.
"수백 년 전통의 마을을 지켜온 마을주민에게 보답하고, 저의 입지도 넓히기 위해 이 일을 시작했지요. '주민 소득증대'와 '아름다운 마을가꾸기'가 저의 목표랍니다.""전직 죽산면 부면장님이 사무장님이에요"문화마을 사무실엔 또 한 명의 명물인사가 있다. 바로 죽산면 부면장으로 정년퇴임한 이경배(60)씨다. 안성시청 각종 부서에서 근무하다 죽산면 부면장까지 역임한 대단한 여성이다.
그녀는 "죽산면 사무소에 오랫동안 근무하다보니 죽산면에 대한 애착이 많아요. 죽산면에 속한 이 마을에 뭐라도 도움이 될까 해서 왔지요"라며 쑥스러워 한다.
실제로 사무실에 손님이 매일 끊이지 않는다. 죽산면 사무소 관계자, 마을주민, 문화마을 관계자, 체험손님 등 이경배씨의 지인이 대다수다. 수십 년 쌓은 공무원 내공을 이 마을에서 풀어내고 있는 셈이다.
"하루 종일 심심할 사이가 없어요. 마치 이 사무실이 마을 사랑방 같지요. 저는 이 사랑방의 마담이구요. 호호호호"이런 걸 두고 '환상의 호흡'이라하지 않으면 무엇을 그렇다 할까. 신 위원장의 무게 있는 대외적 활동과 이 사무장의 내실 있는 대내외적 서비스가 어우러졌다. 중년들의 중후한 하모니가 문화마을을 풍성하게 하고 있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용설호 문화마을'마을 사업의 일환으로 호수 낚시터를 운영한다. 1인당 1만 원의 사용요금을 받는다. 현재로는 마을 사업의 주 수입원이다. 때때로 대량의 붕어를 사서 호수에 넣기도 한다. 일종의 낚시관광을 위한 투자인 셈이다.
이 마을 호수엔 참붕어가 아니라 토종붕어가 많다. '강태공'들은 안다. 토종붕어가 얼마나 좋은지를. 그런 탓에 요즘도 호수엔 낚시꾼이 끊이지 않는다.
이 마을은 천연 자원이 아주 훌륭하다. 얼마 있지 않으면 호수 산책로가 완성된다. 걸어서 호수를 일주하는 전국의 명소가 될 예정이다. 2~3시간 정도 걸을 수 있는 등산코스도 준비되어 있다.
10월이면 전통 장류 체험이 준비된다. 각종 허브 체험과 풍뎅이 체험도 마련된다. 마을엔 펜션과 음식점도 여러 개다. 내년이면 명상센터도 지어진단다.
'호수마을' 이라는 풍광만으로도 충분히 가보고 싶은 이 마을은 앞으로가 더 기대 되는 곳이다. 거기엔 '마을 사랑'과 농사일로 하루가 늘 바쁜 신원주씨가 살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용설호 문화마을은 안성 죽산면 용설리에 위치한 마을이며, 이 인터뷰는 지난 17일 문화마을 사무실에서 이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