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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도시 아이들 똥은 땅도 못 먹는다'는 서평을 쓴 적이 있다. 도시 아이들이 먹는 음식이 그만큼 좋지 않다는 뜻이었다. 그때 부모님들이 보내는 반응이 무척 좋았다. 그만큼 아이들이 먹는 걸 부모님들이 걱정한다는 뜻이었다.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먹일 것을 가려주는 건 부모로서 해야 할 책임이다. 어렸을 때부터 그것을 가려주지 않아 이른 나이에 고도 비만이 되거나 여러 질병들을 유발한다면 얼마나 원망할 것인가?

그런데 음식이 아이들 건강만 아니라 두뇌에도 좋다는 이야기를 들어 본 적이 있는가? 패트릭 홀포드의 <내 아이를 위한 두뇌음식>(세상풍경)은 그 사실을 상세하게 밝혀준다. 세계적인 두뇌음식의 권위자인 그는 이미 SBS 스페셜과 MBC 스페셜에 출연하여 화제를 몰고 온 인물이기도 하다. 이 책은 거기에서 보여주지 못한 여러 두뇌음식들에 관한 이야기를 쏟아내고 있다.

책겉그림 <내 아이를 위한 두뇌음식>
책겉그림<내 아이를 위한 두뇌음식> ⓒ 세상풍경
두뇌음식이 왜 중요할까? 점점 서구화되고 있는 우리 아이들을 예방하고 처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놀랍게도 현재 영국에서는 전체 아이들의 3분의 1이 과체중이나 비만에 해당되고, 한 학급 평균 3명의 아이들이 천식을 앓고 있고, 5-16세 아이 10명 중 1명이 정서불안과 우울증과 과잉행동 같은 정신질환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모두가 음식을 잘못 섭취하는 까닭이라는 것이다. 타산지석이라고 했듯이, 그들을 통해 오늘 우리아이들의 식단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대부분 사람들은 탄수화물과 지방과 단백질이 필수영양소라는 걸 알고 있다. 물론 필수비타민과 미네랄도 꼭 먹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왜 탄수화물이 중요할까?

홀포드는 그걸 너무 적게 섭취하면 화를 내거나 피로하기 쉽고, 불안과 식은땀을 흘리고, 집중력도 떨어진다고 한다. 그걸 너무 과다하게 섭취하면 또 무슨 문제가 생길까? 탄수화물은 우리 몸에서 대사과정을 거쳐 포도당으로 분해되어 소장에서 흡수된다는데, 그게 너무 많으면 '당질(-ose)' 곧 '설탕덩어리'가 된다고 한다. 설탕이 첨가된 식품을 피하라는 것도 그 때문이다. 다만 뿌리채소와 과일채소는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다. 통밀, 현미, 콩, 견과류, 시금치, 양배추 등이 그것이다.

"코뿔소는 무게가 1톤이나 나가지만 뇌의 무게는 35g에 불과하다. 반면 신생아의 몸무게는 약 3-4kg에 불과하지만 뇌의 무게는 450g이나 된다. 체중과 두뇌 무게의 비율을 비교했을 때 코뿔소의 뇌보다 인간의 뇌가 300배 이상 더 큰 셈이다. 결국 두뇌의 크기가 중요하다. 그러나 이런 사실보다 더 중요한 점은 태아가 자궁에서 성장하는 동안 엄마로부터 공급받는 모든 영양소의 절반이 태아의 두뇌 성장을 촉진하는데 사용된다는 것이다."(136쪽)

지방이 중요한 이유를 밝혀주는 대목이다. 홀포드 박사는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IQ, EQ 등이 모두 지방의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그중 신생아들에게 먹이는 모유는 필수지방 수치가 가장 높다고 한다. 더욱이 태아의 두뇌는 지방이 절대적인 영향을 준다고 한다. 물론 지방 중에도 가장 나쁜 것은 트랜스 지방이 있고, 그것은 음식을 튀기거나 구울 때 생긴다고 한다. 가공식품을 멀리해야 될 이유도 그것이다. 다만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달걀 하나를 반숙으로 먹여 학교에 보내는 것은 가장 이상적인 지방 섭취라고 추천한다.

단백질은 사람의 생명을 유지시키고 두뇌를 활성화하는 아미노산을 공급하는데 최고라고 한다. 더욱이 혈당과 감정 균형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요소라고 한다. 특별히 합성할 수 없는 8개 필수아미노산, 발린(Valine), 루이신(Leucine), 이소루이신(Isoleucine), 메티오닌(Methionine), 트레오닌(Threonine), 라이신(Lysine), 페닐알라닌(Phenylalanine), 트립토판(Tryptiophan)은 꼭 섭취해야 한다고 한다. 그것들은 현미와 두부, 참치와 닭고기, 달걀과 브로콜리 등에서 많이 발견된다고 한다.

홀포드 박사가 영국 내에서 불우한 지역의 초등학교에서 <두뇌음식 프로젝트>를 시행했는데, 그를 통해 발견한 핵심사항 몇 가지 있었다고 한다. 튀긴 음식으로 조리한 시중 음식과 시중에서 파는 가공식품과 육가공품과 설탕은 나쁜 태도를 가질 확률이 3배 이상 높았다는 것, 채소나 등푸른 생선이나 견과류는 아이들 학업성적에 더 좋았다는 것. 아이들 태도에 가장 좋은 음식은 채소와 과일이라는 것, 매일 같이 정크푸트(Junk Food)를 먹는 아이들의 44%가 나쁜 태도를 보였다는 것, 성적이 좋은 아이들은 모두 진한 녹색채소와 생수를 마셨다는 게 그것이다. 더욱이 아침식사를 한 아이들은 더 좋은 집중력과 주의력 지속시간을 길게 가졌다고 한다.

물론 음식조절과 함께 또 다른 중요한 실천 덕목이 있었다. 바로 운동을 시키는 게 그것이었다. 운동은 엔돌핀 방출을 통해 스트레스를 줄여주고, 평온함과 정서적인 행복감을 증진시키는 것이라고 한다. 당연히 TV나 컴퓨터 앞에만 앉아 있는 아이들은 그게 떨어질 것이고, 학교의 체육시간과 별도로 오후에 운동하는 아이들은 단연코 그게 배가 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런 아이들이 밤에 잠도 잘 자고, 수면 호르몬으로 불리는 '멜라토닌' 생성에도 지대한 효과를 거뒀다고 한다.

우유가 필수식품?...본래 송아지에게 최적화된 것

특이한 것은 홀포드 박사가 우유에 대해 좋게 평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우유가 칼슘을 풍부하게 해 주는 필수식품으로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홀포드 박사는 우유가 본래 송아지에게 최적화된 것이요, 우유 속 단백질이나 카제인(Casein)이 사람에게 소화불량을 유발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더욱이 아이들에게는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우유 소비량이 적은 중국 사람들도 야채와 견과류로 나름대로 칼슘을 섭취하고 있다고 한다.

아울러 그는 이 책을 통해 아이들을 병들게 하는 치명적인 식품첨가물들도 소개한다. 스낵, 소스, 수프, 와인, 사이다 등의 색소로 사용하는 '식용색소적색 제 40호'(Allura red AC), 잼, 젤리, 케이크 장식에 색소로 사용하는 '아마란스'(Amaranth), 캔디와 '다이어트' 푸드에 감미료로 사용하는 '아스파탐'(Aspartame), 음료수와 시리얼과 같은 보존제로 사용하는 '벤조산'(Benzoic Acid), 그 밖에 '황산칼슘'(Calcium Sulphite), '글루타민산나트륨'(MSG), '질산칼륨'(Potassium Nitrate), '아황산나트륨'(Sodium Sulphite) 등이 그것이다. 

문제는 그 화학물질의 조합이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아직까지 조사된 자료가 없다는 것이라고 한다. 아이들이 그것들을 과다하게 섭취하면 단연코 천식, 습진, 피부염, 공격적 태도, 충동조절장애, 수면장애, 집중력 부족, 기억력 저하, 지적장애 등과 같은 수많은 문제를 유발하게 된다고 경고한다.

그는 그런 화학물질로부터 우리 아이들을 기어코 떼어 놓아야 한다고 촉구한다. 그만큼 아이들 두뇌를 좋게하는 것이 좋은 음식만 먹는다고 해결되는 게 아니라 해로운 음식물을 삼가는 것도 중요한 덕목인 까닭이다.


내 아이를 위한 두뇌 음식 - 아이 음식에 숨겨진 7가지 비밀

패트릭 홀포드 지음, 김재일 옮김, 세상풍경(2011)


#패트릭 홀포드#〈내 아이를 위한 두뇌음식〉#식품첨가물#정크 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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