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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인간의 관계를 통달하고 변화에 발맞추어 일가를 이뤄라

신라 9산 선문 중의 하나인 봉림사를 창건한 불교 무림의 진정한 선사, 진경대사의 지문(誌文)에 다음의 글귀가 있다.

문사(文士)의 붓끝, 무사(武士)의 칼끝, 변사(辯士)의 혀끝이 간들거리면 세상이 어지러워진다.

소위 무도인의 기본을 아는 무인이라면, 음양이 조화를 부려 천하를 양분해야 할 정치라는 교사에는 관여하지 않아야 진정한 무인으로서 일가를 이룬다. 그러나 대권무림의 경우 지략과 협의정신, 그리고 용맹성을 기준으로 도력을 펼쳐 나라의 안위를 구하고자 함에 있으니, '조자룡 창 돌리듯' 잘만 활용한다면 나라의 근본을 위해서 해가 될 것은 없다.

비록 숭례문을 통과하는 사람에 성씨가 오로지 이(理)씨와 해(害)씨 뿐이라 하여도 무도의 근본이 몸에 배어 있는 도인들은 칼끝은 벼릴지라도 정신은 버리지 않는다. 돌이켜보면 이 땅을 거쳐간 그 많은 무림 도인들이 어찌 저 중화 강호의 녹정도인들이나, 사조영웅들보다 못하랴.

일찍이 고조선의 무림의 도를 채운 단군천황자의 '천룡비결권'을 전수한 삼한과 치우천황제의 무리들, 삼족오의 깃발을 늠름히 휘날리며 말을 달리던 대무신태왕, 광개토태왕, 조의선인인 을지문덕장, 연개소문공과 백제의 싸울아비의 후예 계백오천결사공, 그리고 원화의 무리들에게 '진사외룡권'을 전수하여 화려한 낭도(화랑)로 키워낸 선조 무림, 유신통일랑(김유신) 등의 선도자주권이 있었다.

이 선조들의 무와 예의 전통체계는 고려로 계승되어 무림의 일대 변환을 겪는데, 이에는 대승청검자(경대승)이나 경승거구좌랑(두경승), 중손삼별초령(배중손) 같은 무도 근본주의자들이 있었던 반면에 의방무령(이의방), 의민부도창(이의민), 중부욕파랑(정중부), 충헌삼부자별곡(최충헌) 같은 무도인의 자세에 '돌아앉아 쏴'라는 비도를 저지른 무리들도 물론 있었다.

그러나 초류향과 동방불패가 설산을 비호하고 천하의 무림을 호령하는 강호의 시대가 지났어도 진정한 무림은 남는 법. 고려조의 최영개성혈관에서 윤덕대마도주(최윤덕), 덕령호령공(김덕룡), 재우홍의장군(곽재우), 계남남아열사공(홍계남)으로 이어지는 조선무림왕국의 무도인들이 있어 대한의 무도는 전승 발전했다.

662년, 자신이 없으면 고구려가 멸할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연개소문공은 이렇게 아들들에게 말하고 죽었다.

"너희 형제는 물과 고기처럼 화합하여 작위를 둘러싸고 다투지 마라. 만약 그렇지 못하면 대고구려국은 다른 나라의 웃음거리, 찬거리로 전락한다."

그러나, 그가 죽자 고구려는 멸했다. 대한 무림을 향한 참무도인들의 말씀은 현대에도 이어진다. 이 시대의 진정한 군인무사였던 종찬대장거사(이종찬)의 위풍당당.

"자고로 나라를 지키는 근위 무도인은 무도인으로서의 참 직분에만 충실하면 되는 거야. 정녕 그래야 해."

최대도방의 사무총장이면 쎄다, 아주 쎄다. 공천권도 있고, 살림권도 있다. 최대도방의 살림살이 이거, 장난 아니다. 머글(일반인)이 생각하는 것보다 정치권에는 쩐의 위력이 최고다. 그래서 정치 무림의 사범들에게 무도의 근본정신은 자주 망각된다. 새로이 사무총장이 된 정권기무령(김정권)의 말에도 의미심장, 무림의회는 아무나 들어오는 곳은 아니다.

"한나라는 앞으로 무조건무조건이야. 서민서민, 친서민. 돌격 앞으로. 어따 대고 현재권력, 미래권력이야. 그딴 거 없어. '당과 청과 맹주는 하나다.' 다들 시원하게 맥주 한 고뿌 씩 들이키고, 낮은 자세로 자, 다시 돌격 앞으로. 서민서민. 그리고 또 어따 대고 공천질. 나는 공정 공천할 기야. 못 믿어? 자, 계파 해체하고 소통, 소통하라우."

준표막가파랑이 흐뭇흐뭇, 등을 두드려준다. 이 무렵 근혜여랑위가 더욱 온화하고 따뜻한 미소를 남서풍으로 날리자, 가뜩이나 더운 날씨에 열기만 잔뜩 주냐면서 대빵 열이 받은 사람들이 모여 도방 비슷한 걸 차리려는데, 아더왕과 원탁의 기사 대열로 헤쳐모여 했다.

2013희망연대. 진보좌랑 낙청서울대랑(백낙청), 재인문향, 꼿꼿호통 해찬만인지하공(이해찬), 종열감초진보상(오종열), 창복인권초주(이창복)가 원탁방에 앉아 보이차를 들어가며 화기가 애애한 것이 녹수청산에 여름 물들었다.

"우리 대한무림국의 희망과 대안, 진보통합, 시민주권 오케이. 진보가 연대해야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기야. 새로운 정치무림운동 스타트, 그래 그렇게 가는 거야. '나는 가수다?' 그러면 '우리는 원탁의 기사'들이다. 공정성 보장, 3번만 기회를 줘 봐. 우리 절대 믿어야 해. 도력 충분, 자신 만빵."

근혜여랑위가 "나 공주, 지역구 기냥 나갈 거야요. 지역구민들과의 약속. 워찌, 버려요. 나, 원칙공주잖아요. 지켜야죠. 그리고 휴가는 안 가요. 더워도 방콕, 책 보고 공부해야죠. 나라를 잘 다스리려면 오늘도, 내일도, 모레도 공부, 공부. 아, 코피 나"라고 말하며 대형서점 앞에다 인력거 세워놓고 경제학, 무림학, 외교학, 사회학, 인문학 서적 뒤지고 다닐 때, 명지무림대학의 형준감칠론자(김형준)가 조사와 더불어 '찬기파랑가' 일절을 부른다.

"대한무림정책연구원이 조사했네. 지금 당장 무림전쟁을 치르면 우째 되냐고. 오메나. 여랑위 지지가 22.9% 이거 말 돼. 글구 학규공자 13%, 문수거사가 무려 12.7%, 게다가 뭐, 재인문향이 11.5%야.

이거 제대로 조사한 거면 보수 무림이 문수거사에게도 입질을 슬슬 한단 야그야. 그야말로 대세론과 대세 무의미론이 삐까삐까란 거지. 야, 야, 이거 근혜빠들, 연구소, 더 분발 노력해야 돼. 진취적이고 도전 의식이 가미된 '뉴, 슈가' 이게 필요한 거야. 때가 된 거지. 감미료, 고롬."

시민객장이 발바닥에 난 불을 끄려 동분서주하는 사이, 진보여랑 상정편의신공과 회찬공의 수척해진 얼굴에 조선시대 서얼의 음양보다 더 바랜 무공 하나가 떨어졌다. 그러나 상정편의신공의 목소리는 여전히 카랑카랑 '음판발사권' 하나만으로도 웬만한 허접 무사들 수십 명쯤은 거뜬해 보였다.

"동영통사, 정배목포천재공을 위시한 민주공방의 도방들 훌륭해요. 그러나 공방의 맹주인 학규공자도 좀 나서시죠. 지금 우리 무림국 최대 이슈인 이 35m 크레인권을 해결하지 못하고는 정치무도인? 이거 아니라고 봐요.

아, 열불 나요. 울고 싶어요. 대췌, 노동자들을 머슴 취급, 쇤네 취급. 이거 말 돼요. 세경도 제대로 안 주고 벼랑으로 몰아서 뭘, 어쩌자구. 시민객장도 이제 이 문제부터 해결하고 갈 길 가요.

난 대처보다 더 떳떳한 여걸이지만 자꾸만 쳐드는 분노, 분노. 아들아, 엄마는 죽염으로 기력을 보호하고, 물로 끼니 때우면서도 나라 위해 잘 있단다. 엄마가 왜 이러는지 너 잘 알지. 고3인데 잘 못해줘서 미안해."

불안과 환희의 경계선에는 무엇이 있을까? 연금술사의 기술처럼 철에서 금속 성분을 채취 하는 순간의 느낌. '될까?' 하는 걱정과, '됐네!' 하는 미소가 만들어내는 미묘한 안도가 빗어내는 현실적인 차이. 내 앞날을 예측할 수 없는 대부분의 일반인들이 느끼는 감각과는 다르게, 무림의 사범들은 예측할 수 없는 앞날에의 공포를 상상하면 거의 온몸의 기가 다 천상으로 솟구쳐 더 이상 제어할 수 없는 임계점을 느낀다고 한다.

창틈으로 실낱보다도 더 가는 바람이 어둠의 정령과 호흡하며 들어온다. 어둠이 짙게 배인 산정(山頂)의 집. 불이란 불은 다 끄고 촛불만을 켜둔 채 공력에 몰두한 지 어언 세 시간. 도력은, 닫힌 창의 탁한 공기와 실낱 바람의 마찰음 사이에서 공기의 밀도와 바람의 방향을 감지하게 했다. 영혼이라는 미지의 공간을 느끼는 것도 지금의 상태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간직하며 학규공자는 서서히 눈을 떴다.

아침에 차영변호태랑이 주문한 "야권통합의 징검다리, 민생진보, 균형과 절제, 정권교체로 가는 민생투어 제2탄 좋아. 타는 겁니다, 3차 희망인력거. 흔드는 겁니다, 마구마구 흔들어 버리는 거예요. 한진중공방의 남호나쁜쩐짱의 어깨가 부서지고 깨어지도록 말이죠. 챔피언, 우리의 챔피언 학규공자님"이 떠올랐다. 서강학장 학규공자는 미명의 안개를 헤치며 촛불을 끄고 힘차게 기지개를 켰다.

"타봐? 희망인력거에서 내리는 애들 손잡고 눈물 한번 제대로 흘려봐? 상정편의신공도 타래지. 대변인짱도 요청, 요청인데, 뙈놈들 대장정처럼, 1차 민생대장정 때처럼, 다시 한번 민생의 그늘 속으로 나를 버리고 들어가 민중들의 마음을 흔들어봐?"


#손학규#정동영#심상정#차영#홍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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