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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영도조선소 85호 크레인에서 200일 가까이 고공농성하고 있는 가운데 "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내몰지 마라"는 함성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집회에 이어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맞은편 신도브래뉴아파트 앞에서는 거의 매일 촛불문화제가 열리고, 천주교 단체는 미사를 올리고 있다. 서울에 이어 부산역과 한진중공업 앞에서는 '희망단식'이 벌어지고 있다.

 

김 지도위원은 20일로 196일째 35m 높이 85호 크레인에서 고공농성 중이며, 4명의 해고노동자들은 중간 높이에서 지난 6월 27일부터 농성하고 있다. 오는 24일이면 김 지도위원의 고공농성은 200일째다. 김 지도위원과 해고자들을 지원·격려하기 위한 '3차 희망버스'가 오는 30일 부산에 온다.

 

천주교 정의평화위원회 "해고 노동자 위한 미사" 20일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 해고 노동자를 위한 미사'가 20일 오후7시30분 한진중공업 앞에서 열린다. 천주교 부산교구 정의평화위원회(아래 부산정평위)가 마련하며, 오는 23일과 27일에도 미사를 연다.

 

부산정평위는 "기쁨으로 일하는 노동자들이 자본의 이윤 극대화를 위하여 하루아침에 쫓겨나는 세상, 오늘날 신자유주의 세계화는 맘몬을 숭배하며 반복음적 사회로 치달으며 인권유린과 노동시장을 황폐화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한진중공업의 정리해고는 피땀 흘려 오늘의 한진중공업을 일궈낸 노동자들을 뒤로 하고 조선소의 국외 이전을 위한 준비단계로서 부산지역 경제에 미칠 악영향과 노동자들의 생존권이 걸린 중요한 문제"라고 덧붙였다. 부산정평위는 "한알의 밀알과 촛불들이 모여 묶인 이들에게 해방을 가져오리라 기대한다"고 다짐했다.

 

"영도 주민 희망버스 환영"

 

단식농성도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 김비오 위원장(영도지역)은 20일 오전 한진중공업 85호 크레인 앞 노상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김 위원장은 '한진중공업 국회 청문회 개최'와 '정리해고 철회' '공권력 투입 반대', '사설 용역 동원 반대'를 요구하고 있다.

 

그는 자료를 통해 "김진숙 지도위원의 '무사귀환'은 한진중 사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첩경'이다"며 "김 지도위원이 웃으며 걸어 내려오는 그날까지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보수단체와 관변 단체 등을 동원하여 '희망버스'를 가로막는 '자본의 횡포'와 '공권력 방조' 보면서 3중고를 겪고 있는 '한진 해고자 가족' 들과 함께하고자 한다"며 "더 이상 폭력과 폭압으로 얼룩지게 볼 수가 없다. 영도 주민으로, 민주당 당원으로 '희망버스'를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부산역 광장 '희망의 단식' 벌여

 

부산역 광장에서는 이미 "정리해고 철회 '희망의 단식'"이 벌어지고 있다. 윤택근 민주노총 부산본부장을 비롯한 야당과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이 지난 18일부터 "사람 살리고 정리해고 철회를 위한 '희망의 단식'"에 들어갔다.

 

이들은 "한진중 정리해고 철회에 대한 사회적 공분은 하늘을 찌르고 있다"며 "'2차 희망 버스 참가자 1만 명이 한진중을 향해 평화적 행진을 전개했다. 한진중 회사는 수많은 용역을 고용하고, 경찰 공권력은 93개 중대를 동원해 폭력적으로 평화적 행진을 막았다"고 설명했다.

 

희망단식단은 "'사람 살리고 정리해고 철회'라는 희망의 연대를 멈추게 할 수는 없다. 부산시장의 경우 일자리를 지키는 노동자들의 투쟁은 외면하면서 한진중 회사와 한 입장으로 지금의 자발적 연대를 비난하기에 여념이 없다"고 지적했다.

 

3차 희망버스에 대해 이들은 "경찰공권력, 지방정부와 한진중 회사의 폭력적 탄압에 굴하지 않고 진정한 희망을 위해 그 희망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권단체연석회의 "농성자 생필품 전달 보장하라"

 

전국 44개 단체로 구성된 '인권단체연석회의'는 "여기 사람이 있다. 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내몰지 마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19일 오후 한진중공업 정문 앞에서 '85호 크레인 평화적 농성자들에 대한 인권탄압 규탄 및 생필품 전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한진중공업 사측은 용역을 동원하여 기본적인 생필품 반입조차 막는 등 인간적인 생활을 가로막고 있다. 또한 경찰은 이와 같은 사적 폭력을 방조함으로써 인권침해를 자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경찰에 대해, 이들은 "지금 당장 농성 조합원들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기본적 생필품의 반입과 통신을 보장해야 할 것"이라며 "용역 집단의 신체적, 심리적 폭력을 중단시키는 것이야말로 경찰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인권단체연석회의는 "이윤보다 인간이다. 농성자들에게 생필품을 보장할 것"과 "노동자는 일회용품이 아니다. 일방적 정리해고 철회할 것", "용역폭력 방조하는 경찰을 규탄한다. 인권탄압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회의 85호 크레인 앞에서 열자"

 

19일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서도 한진중공업 사태가 언급됐다. 민주당에 따르면, 손학규 대표는 "민생의 으뜸은 일자리다. 한진중공업 사태만 해도 일자리를 빼앗는 문제인데, 이것은 단순한 정리해고가 아니라 대기업의 일자리를 해외로 빼돌리는 악성의 일자리 문제이다"며 "이것은 재산의 해외 유출만큼이나 부도덕한 기업의 행태이다. 이 문제에 대한 입장은 확고하다. 정리해고는 안 된다. 강제 진압도 안 된다"고 말했다.

 

정동영 최고위원은 "이번에 겁박상태에서 이루어진 노사 합의 발표 며칠 뒤에 수주를 6척했다고 발표했다. 정말 부도덕한 대기업의 행태이다"며 "정리해고 사태 와중에 실질적인 책임자인 조남호 회장은 보이지 않는다. 최근 몇 년 동안 보이지 않는다. 지배는 하는데 책임을 지지 않는 황제경영의 상징이다"고 지적했다.

 

김진숙 지도위원의 고공농성과 관련해, 그는 "조남호 회장 측은 사설특공대를 투입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이것은 명백한 범죄행위이다. 재벌대기업이라고 해서 사병을 양성하거나 사설 특공대를 고용해서 김진숙씨를 침탈할 근거는 없다"며 "이것은 명백한 불법이고 위법이다. 만일 조남호 회장이 사설 특공대를 동원해서 김진숙씨를 침탈한다면 엄중한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3차 희망버스와 관련해, 그는 "민주당 의원들이 적극 참여·결합해 주기 바란다. 결정하지 못했지만, 당이 할 수 있는 정치 행위는 85호 크레인 앞에서 최고위원회를 개최하는 것이다. 검토해 주길 바란다"며 "'85호 시국회의 200'이라는 주제로 시민사회와 연대, 협력 행동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영도 곳곳에 '3차 희망버스 반대' 펼침막... 노-사 교섭 안 이뤄져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주변에는 '3차 희망버스'에 반대하고 김진숙 지도위원이 내려와야 한다는 내용의 펼침막이 곳곳에 내걸려 있다. 이들 펼침막은 '한진중공업 협력업체'라는 이름으로 게시되었다.

 

한진중 사측은 김진숙 지도위원을 포함한 5명의 농성자들에 대해 밥과 물 등 먹을거리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진중공업 노-사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특별히 협상을 벌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진중공업#영도조선소#85호 크레인#김진숙 지도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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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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