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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이 그리워지는 지루한 장마철이다. 그런데 오늘은 참으로 오랜만에 비가 그쳤다. 아니 비가 그쳤다기보다는 잠시 멈춰 있는 것 같다. 태양이 구름 속에서 고개를 내밀었다가 숨기를 반복하고 있다. 어제 밤까지 만해도 비가 간헐적으로 계속 내렸다. 청개구리 한 마리가 아직도 유리창 끝 처마 밑에 높이 매달려 있는 것을 보면 장마전선이 완전히 물러가지는 않은 것 같다.

 긴 장마 뒤에 비가 그치고 오랜만에 햇볕이 나고 있다.
긴 장마 뒤에 비가 그치고 오랜만에 햇볕이 나고 있다. ⓒ 최오균

엄청나게 흘러내리던 냇물의 물도 맑게 변하며 졸졸졸 흘러내리고 있다. 아침 햇빛에 반사하며 흘러내리는 개울물이 비로소 정상을 되찾은 듯 고요하다. 계족산의 시한부 폭포도 실 폭포로 변하여 숨을 고르고 있다. 병풍바위로 한 가닥 구름이 한가롭게 흘러간다.

텃밭의 블루베리 열매, 도라지꽃, 가지, 토마토, 원추리 꽃, 고추, 오이 등도 함초롬히 빗물을 머금고 햇빛을 반기고 있다. 댓돌 밑에 수련과 물옥잠화도 예쁘게 고개를 내밀고 있다. 화사하게 핀 참나리 꽃잎에는 호랑나비들이 춤을 추며 꿀를 빨아대고 있다. 모든 만물이 그동안 얼마나 햇빛을 그리워했던가?

 오랜만에 장마 뒤에 나온 햇볕을 받으며 텃밭에서 블루베리 열매와 가지, 고추, 토마토를 따내고 있는 아내의 모습이 행복하게 보인다.
오랜만에 장마 뒤에 나온 햇볕을 받으며 텃밭에서 블루베리 열매와 가지, 고추, 토마토를 따내고 있는 아내의 모습이 행복하게 보인다. ⓒ 최오균

평화로운 아침이다. 아내는 눈을 비비고 일어나더니 텃밭에 나가 블루베리 열매를 딴다. 매일 아침 50개 내지 100개식 따내지만 다음날 일어나면 또 그 정도의 블루베리가 익어 있다. 가지도 두어 개를 따고, 배가 불룩 튀어나온 토마토도 네댓 개 따 냈다. 탱탱 약이 오른 고추도 여남은개 따서 바구니에 담았다. 호박과 오이는 좀 더 커야 할 것 같다. 호박넝쿨과 오이 덩굴, 그리고 담쟁이 넝쿨이 무성하게 돌담을 휘감아 덮고 있다.

 장마 뒤 카펫, 침구, 방석 등을 일광소독을 하면  집먼지 진드기까지 싹쓸이 할 수 있다.
장마 뒤 카펫, 침구, 방석 등을 일광소독을 하면 집먼지 진드기까지 싹쓸이 할 수 있다. ⓒ 최오균

긴 장마 뒤에 햇볕이 나면 집안에 할 일이 많아진다. 눅눅한 방바닥도 보일러를 가동시켜 물기를 말려주어야 한다. 보일러를 가동시켜 방에 불을 넣고, 이불과 담요, 베개, 방석, 카펫 등을 털어서 햇빛에 널어놓으니 마음까지 개운하고 훤해지는 것 같다. 일광소독은 햇볕을 쏘여 축축한 기운을 없애고 햇빛 속에서 나오는 자외선으로 살균 소독을 해주는 가장 좋은 천연 소독 방법이다.

 눅눅한 침구와 젖은 우산도 햇볕에 말려주어야
눅눅한 침구와 젖은 우산도 햇볕에 말려주어야 ⓒ 최오균
햇볕의 자외선은 섬유 표면에 흡수되어 있는 세균을 없애주는 살균작용을 한다. 1~2시간에 한 번씩 앞뒤로 뒤집어 가면서 골고루 햇볕을 쐬어주어야 한다. 일광소독은 햇볕이 잘 드는 낮 12시부터 오후 4시 사이가 가장 좋다. 중간 중간 작대기로 툭툭 두들겨 주면서 먼지를 털어 말리면 집먼지 진드기도 70~80%는 없앨 수가 있다. 아파트 베란다나 옥상 등 그 어디라도 햇볕을 쬐일 공간이 있으면 일광소독을 해주는 것이 좋다.

실내에 에어컨이 있다면 제습기능을 사용, 습기를 제거하여 실내공기가 쾌적하게 유지되도록 해야 한다. 제습기나 에어컨을 틀어 놓고 선풍기를 동시에 틀어 공기가 순환되도록 해주면 더욱 쾌적한 공기를 유지할 수 있다.

장마 기간 동안 외출 시 입었던 옷은 즉시 빨아주어야 한다. 가급적 따뜻한 물로 세탁을 하고, 헹굼 과정에서 식초를 한 스푼 추가하면 냄새제거에 도움이 되고, 세탁조 안의 묵은 곰팡이를 제거하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욕실은 세균이 가장 많이 번식하는 장소다. 욕조, 변기, 세면대, 수도꼭지 주변에 낀 때와 곰팡이는 수세미에 중성세제를 묻혀서 문질러 닦아주고 뜨거운 물로 헹구어 주면 깨끗하고 살균작용도 해준다. 세면대와 욕조 접착용 실리콘에 낀 검은 곰팡이는 휴지에 락스를 묻혀 실리콘 위에 올려둔 후 다음날 제거하면 깨끗하게 제거된다.

 신발도 햇볕에 말려 잘 신지않는 신발은 신문지를 끼워 두면 습기를 예방할 수 있다.
신발도 햇볕에 말려 잘 신지않는 신발은 신문지를 끼워 두면 습기를 예방할 수 있다. ⓒ 최오균

 젖은 우산도 곧게 펴서 말려준다
젖은 우산도 곧게 펴서 말려준다 ⓒ 최오균

눅눅한 수납장, 신발장, 싱크대 사이에는 신문지를 깔거나 끼워주고, 젖은 우산은 곧게 펴서 말려주어야 한다. 옷장이나 이불장 안도 습기제거를 위해 문을 열어주고 신문지를 끼어서 통풍이 잘 되도록 해준다. 옷과 옷 사이, 책장의 책 사이에는 여백을 두어 바람이 통하도록 해주는 것이 좋다. 신발장의 문도 열어 놓고 잘 신지 않는 신발은 신문지 등을 끼어 습기가 제거되도록 해두면 좋다.

 싱크대와 욕실  하수구는 뜨거운 물을 부어 살균을 해주고, 식초를 부어  중성세제로 닦아주면 살균과 냄새제거 효과를 동시에 얻을 수 있다.
싱크대와 욕실 하수구는 뜨거운 물을 부어 살균을 해주고, 식초를 부어 중성세제로 닦아주면 살균과 냄새제거 효과를 동시에 얻을 수 있다. ⓒ 최오균

끝으로 가장 신경을 써야 할 곳이 주방과 쓰레기통이다. 수세미와 행주는 비브리오균과 살모넬라균 등 식중독을 유발하는 세균이 득실거리는 곳이다. 그러므로 수세미와 행주는 설거지 후 락스물에 30분 이상 담가둔 후 물로 헹군 뒤 말려주어야 한다. 싱크대의 배수관에 걸린 음식 찌꺼기를 수시로 제거하여 물 빠짐 망은 솔로 털어서 음식물 찌꺼기를 깨끗이 털어내고 수세미에 중성세제를 묻혀 쓱쓱 문질러 닦아주어야 세균번식을 피할 수 있다.

 도마도 햇볕에 말려 세균번식을 예방한다
도마도 햇볕에 말려 세균번식을 예방한다 ⓒ 최오균

싱크대의 배수구에는 수시로 100도가 넘는 뜨거운 물을 부어 살균과 냄새를 제거하고, 베이킹 소다와 식초를 이용하여 닦아내면 악취제거는 물론 살균에 도움이 된다. 칼과 도마도 자주 씻어 햇볕에 말리고, 식기와 수저, 행주도 자주 삶아서 균이 번식할 틈을 주지 말아야 한다.

또한 장마가 끝나면 각종 벌레와 미생물이 번식을 한다. 특히 하수구와 정화조는 유충이 대거 서식하는 곳이다. 이런 습한 곳에는 뜨거운 물을 가끔 부어주고 방역을 주기적으로 실시하여 파리, 모기 등 유충이 서식하지 못하도록 사전에 예방을 해주어야 한다.

여름철 소독과 방역, 건강관리에는 청결이 최우선이다. 집안 구석구석에 먼지가 끼지 않도록 매일 쓸고 닦아 청소를 해주고 햇볕이 나면 놓치지 말고 일광소독을 해주는 것이 각종 벌레와 세균의 번식을 막아주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일광소독#장마철 집안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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