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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김과 참여를 강조한 민주당 홍미영 부평구청장이 취임 1년 만에 같은 당 소속 구의원으로부터 '소통'을 주문받는 수모를 당했다. 이와 함께 홍 구청장의 비서실장이 부평구의회 의원들에게 "(구의회) 의장님이 행사장을 너무 많이 다니신다고 하더라"는 발언을 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를 두고 의원들 사이에선 구 집행부가 평소 의회를 형식적 거수기로 생각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홍 구청장과 의회의 냉각기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이는 가운데, 의회가 집행부를 상대로 어떤 태도를 취할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의장님이 행사장을 너무 많이 다니신다더라"

5일 열린 부평구의회 172회 정례회 본회의에서 5분 자유발언에 나선 민주당 이후종 의원은 "중요한 현안 업무에 대해 구두·유선·서면 등으로 보고가 전무하고, 구청장이 의회 사무국장에게 (집행부)회의에 참석할 것을 종용하고, 그것도 모자라 부구청장을 통해 사무국장이 간부회의에 참석할 수 있도록 (의장에게) 승낙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어, "57만의 대의기관인 의회를 얼마나 경시하고 무시했으면 의회 사무국장을 통해 입법부를 무력화시키고 의회 업무까지 보고받겠다는 발상인지, 참으로 위험한 발상을 하고 계시는 청장님의 행보는 기초의원과 시의원, 국회의원까지 지내신 분으로서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처사라 아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특히 이 의원은 "최근에 의원을 만난 자리에서 비서실장이 '의장님께서 행사장에 너무 많이 다닌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노골적으로 의회와 의장을 폄하하는 발언을 하는 처사는 청장님의 의회 경시 풍조에서 비롯된 막말인지, 참으로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며 "대의기관의 수장인 의장님과 의원을 (얼마나) 무시하고 경시했으면, 의원 앞에서 오만한 막말을 일삼는지, 격노하지 않을 수 없는 처사"라고 주장했다.

덧붙여 "비서실장은 (구의회 의장이 행사자에 너무 많이 다닌다고 말한) 그 공직자를 즉시 밝혀주시고, 만약 그 같은 사실이 없다면 비서실장은 모든 책임을 지고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 비서실장은 전화 인터뷰를 통해 "(의원들이) 청장님을 방문할 당시 얘기를 나누던 중 오해가 발생한 것 같다"며 "오해가 있어, 기회가 되면 만나기로 했다"고 말했다.

"집행부는 의회와 정보 공유하라"

민주노동당 소속 의원도 홍 청장에게 소통을 주문했다. 김상용 도시환경위원장은 부평미군기지(이하 캠프마켓) 환경오염 문제 등을 집행부가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의회에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소통하지 않는다고 질타했다.

김 위원장은 "여야를 떠나 모든 정당이 특위를 구성해 대응하면서 신은호 의장과 매주 월요일 농성을 진행한다. 환경오염 문제는 당연히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지난달 미8군 소속 윌리엄 피 휴버 사령관이 구청을 찾아 (구청장과) 간담회를 진행했는데, 의회는 농성 중에 주민들에게 듣거나 언론을 통해 알았다"고 밝혔다.

이어, "참여와 나눔 더불어 사는 따뜻한 부평과 소통을 강조하는 구청장이
캠프마켓 사령관과 면담 과정을 의장이나 의회와 일말의 논의 없이 진행한 이유가 무엇이고, 면담 후 진행과정과 결과에 대해서는 말해줘야 되는 것이 아니냐"고 질타했다.

이어, "구청장은 캠프마켓 환경오염 복구와 DRMO(미군 물자 재활용센터) 이전에 관련된 정보를 공유해주길 당부한다"고 주문했다.

"자당도 소통 안 되는데, 타당과 소통하겠냐?"

홍 구청장과 집행부를 상대로 한 의원들의 성토해 대해 5일 6대 의회 개원 1주년 기념식에서 만난 민주당 소속 A 의원은 "구청장이 구의원, 시의원을 거쳐 국회의원까지 역임한 능력 있는 분이라는 것은 인정하지만 그렇다보니 대의기관인 의회를 무시하는 경향이 종종 나타난 것이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소속 B 의원은 "보통 자당 소속이면 단체장을 감싸는 법이고 물밑에서 이런 문제를 지적하는데, 내부적으로도 소통이 안 되는 거 같다"며 "자당 의원들도 소통이 안 되는데 타당 의원들과 소통이 되겠냐"고 볼멘소리를 하기도 했다.

소통 부재 지적에 대해 부평구청장 비서실장은 "청장님이 6대 의회 1주년 개원 기념식에 참석해 소통을 넓히는 방향으로 개선하겠다"고 밝혔으며, "의원들과 만나 오해를 풀 것"이라고 밝혔다.

의회 사무국장의 집행부 회의 참석 요구에 대해선 "오해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 답변 드릴 사항이 아니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부평구청장#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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