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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진산(나라나 도읍지 또는 각 고을 뒤에 있는 큰 산)으로 불리는 계양산에 골프장 신설을 추진하려한 롯데건설의 꿈이 또 다시 좌절됐다. 인천시 도시계획위원회는 22일 오후 회의를 열고 시가 상정한 계양구 다남동 대중골프장 도시관리계획 폐지안을 심의 의결했다.

 

게양산은 395m에 불과한 작은 산이지만, 인천의 허파 역할을 해왔으며, 생태와 문화의 보고로 인천시민의 사랑을 받아왔다. 실제 지난 1월 시가 다남동 골프장 폐지를 위한 공람공고를 진행한 결과 6천145명의 인천시민이 폐지안을 찬성한 반면, 반대 의견은 롯데건설 측이 유일했다.

 

이날 의결로 계양산 골프장 부지 71만7천㎡가 체육부지에서 공원부지로 변경됐다. 이번 도시계획 변경은 골프장 건설에 환경 파괴 등을 이유로 시민들과 환경단체가 반발하자 송영길 인천시장이 지난 지방선거에서 약속한 사안이다.

 

인천시민위원회, "생명 터전 지켜낸 역사적인 날" 환영

 

계양산 골프장 저지 운동을 진행해온 '계양산 골프장 저지 및 시민자연공원 추진 인천시민위원회(이하 인천시민위원회)'는 도시관리계획 폐지안에 대해 "결코 적지 않은 생명을 품은 계양산을 지키기 위해 어린이와 여성, 장애인, 노동자 등 이 땅의 작은 이들이 롯데라는 재벌과 권력의 결탁에 맞서 생명의 터전인 계양산을 지켜낸 역사적인 날로 기록될 것"이라고 환영 입장을 밝혔다. 

 

또한 "재벌이 자신들의 이윤만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공공재산인 시민과 생명의 산에 그들만의 장벽을 치려했던 시도를 말없는 생명과 이들과 함께 하려는 시민들이 함께 막아낸 날이 될 것"이라며, "만일 롯데 측이 시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낸다면 대대적인 불매운동 등 '반(反)롯데' 시민운동을 전개할 것이고, 재판 보조참가 등을 통해 소송에서 시민이 승리할 수 있도록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천시민위원회 관계자는 "인천에서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를 계속 운영하고 싶다면 롯데는 인천시민의 뜻을 배반하는 행위를 이쯤에서 중단하고 계양산을 시민의 품으로 돌려놓으라고 충고하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가 5년간 도시계획 결정을 번복할 수 없다는 규정을 어겼기 때문에 롯데건설이 소송을 제기해 승소하면 골프장 개발이 가능하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 힘으로 골프장 추진 4차례 봉쇄

 

계양산 개발을 처음 제안한 곳은 대양개발이라는 건설사다. 대양개발은 지난 1989년 계양산 내 약 29만 평에 골프장 및 위락단지를 조성할 계획을 시에 제출했지만, 시민들의 반대로 1차 무산됐다. 당시 시민들은 '계양산 살리기 범시민운동추진위원회'를 구성해 대양개발 개발 계획에 반대했다.

 

이어 롯데건설이 1998년 골프장 등을 건립하는 개발제한구역 1차 관리계획을 시에 제출했지만 시는 이를 보류했고, 대양개발은 이듬해 위락단지 조성을 다시 시도했다 무산됐다. 2000년에도 롯데건설은 골프장 건립을 골자로 한 계양산관광단지 조성이 추진됐지만, 이 당시에도 40여 개 시민사회단체의 반대로 3차 무산됐다.

롯데건설은 2006년 6월 계양구 다남동 일대에 대한 개발제한구역 2차 관리계획안을 제출했다. 롯데건설의 골프장 건설계획은 초기 27홀 규모에서 많이 축소됐다. 롯데는 18홀 이하면 사업성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15홀로 축소해 사업을 추진해왔다. 5년간의 지난한 논란 끝에 계양산 골프장 문제는 시민의 승리로 끝난 셈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계양산#골프장#도시 관리계획#송영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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