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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갓 걸음마를 시작한 농촌생활에 장 대표는 흠뻑 빠져있었다.
이제 갓 걸음마를 시작한 농촌생활에 장 대표는 흠뻑 빠져있었다. ⓒ 조찬현

살다보면 생각지 않은 의외의 기쁨을 종종 맛볼 수 있다. 방울토마토 농원에서 만난 시골밥상이 그렇다. 사실 이번 관심사는 방울토마토다. 농원을 찾은 사람들과 처음 만났지만 방울토마토를 매개로 우린 어느새 친해졌다. 이들과 함께 토마토를 따면서 세상사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어느덧 점심시간이다.

오늘의 관심사는 토마토지만 시골밥상에 한껏 반한 맛돌이가 시골밥상을 먼저 소개한다. 토마토농원은 밥 먹고 나서 다시 구경하기로 하자. 삼시 세끼 늘 마주하는 밥상이지만 시골밥상이라는 이름에서처럼 오늘의 밥상은 아주 특별하다. 이곳 텃밭에서 친환경으로 키운 채소들을 솎아내 차려낸 밥상이기 때문이다. 

흑돼지두루치기와 갖가지 쌈 채소로 차려낸 시골밥상

 유리온실이다. 지붕은 먼지가 내려앉아도 빗물에 잘 씻기는 특수필름을 사용했다.
유리온실이다. 지붕은 먼지가 내려앉아도 빗물에 잘 씻기는 특수필름을 사용했다. ⓒ 조찬현

유리온실 안의 남새밭에는 열무, 치커리, 당귀, 상추, 쑥갓 등 갖가지 쌈 채소가 자라고 있다. 쌈 채소의 종류가 이렇게 많나 싶을 정도로 풍요롭다. 여린 배추 이파리에 구멍이 숭숭 뚫렸다. 농약을 사용하지 않아 벌레가 배춧잎을 갉아먹은 것이다. 친환경으로 키우는 채소밭의 해충은 진드기를 이용해 잡아내고 있다.

토마토농원과 텃밭에서 농촌 체험 후 먹는 밥맛은 꿀맛이다. 농촌에서 사는 게 힘이 들어도 이 맛 때문에 사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시골밥상은 감동으로 다가온다. 찬이 하나하나 차려지는 매 순간을 정말 흐뭇한 마음으로 지켜봤다.

 친환경 유기농 방울토마토다.
친환경 유기농 방울토마토다. ⓒ 조찬현

이곳 농장주는 과식 예방을 위한 올바른 식사법으로 식전에 방울토마토를 먹을 것을 권유했다. 그래야 과식을 하지 않는다며.

"음식을 먹으면 (포만감이) 뇌에 전달되는데 15분이 걸립니다. 우리가 음식 먹고 나서 '아~ 배부르다' 느끼는 순간은 이미 과식을 한 거죠. 그래서 흔히들 후식으로 즐겨 먹는 과일은 식전에 먹는 것이 과식예방에 좋습니다."

 흑돼지두루치기와 10여 가지나 되는 쌈 채소로 차려낸 풍성한 시골밥상이다.
흑돼지두루치기와 10여 가지나 되는 쌈 채소로 차려낸 풍성한 시골밥상이다. ⓒ 조찬현

 묵은지를 넣은 흑돼지두루치기다.
묵은지를 넣은 흑돼지두루치기다. ⓒ 조찬현

시골밥상의 상차림이다. 주 메뉴는 묵은지를 넣은 흑돼지두루치기와 10여 가지나 되는 채소 쌈이다. 겨울철에 갈무리해둔 우거지를 이용한 우거지된장국도 선보였다. 된장에 조물조물 무쳐낸 새콤하고 구수한 상추와 치커리겉절이는 발효식초의 새콤함까지 담겨 있어서인지 인기 만점이다.

"많이 잡수씨요, 밥도 많이 있응께. 직접 농사지어 뜯어먹은께 신선하고 기분이 좋아요."

텃밭에서 자신들이 직접 뜯어온 신선한 채소로 차려낸 시골밥상의 신비로운 맛에 다들 놀라는 표정이 역력하다. 어떤 이는 탄성을 내지르며 한동안 입을 다물지 못한다. 시골의 정을 듬뿍 담아낸 진짜배기 친환경 건강밥상 앞에서.

 남새밭에는 열무, 치커리, 당귀, 상추, 쑥갓 등 갖가지 쌈 채소가 자라고 있다.
남새밭에는 열무, 치커리, 당귀, 상추, 쑥갓 등 갖가지 쌈 채소가 자라고 있다. ⓒ 조찬현

자연과 더불어 살며 방울토마토로 부농의 꿈 일궈

낮은 구릉의 산자락이 빙 둘러 농원을 감싸고 있다. 국내 권위자인 유명 풍수학자가 터를 잡아주었다는 친환경유기농 토마토농원이다. 농원 입구에서 방울토마토를 한 아름 사들고 나오는 안병채(48)씨 부부를 만났다.

"지인의 소개로 알게 되었는데 여기 토마토농원에 와보니 믿음이 가요. 맛도 좋아요."

유리온실이다. 지붕은 먼지가 내려앉아도 빗물에 잘 씻기는 특수필름을 사용했다. 450평 규모에 5천 주의 토마토 묘목에서 토마토를 생산하고 있다. 4월 중순경부터 시작한 토마토 수확은 6월 중순까지 이어진다.

이파리가 누렇게 변한 토마토 묘목 한 주가 안쓰럽게 눈에 밟힌다. 흰가루병에 감염된 것이다. 장윤영(60) 대표는 친환경 무농약 농법으로 재배를 하기 때문에 그저 바라볼 수밖에 어쩔 수 없다는 답변이다.

"약을 처부렀으면 괜찮았을 텐데 친환경 무농약이라 어쩔 수 없습니다."

 구입하고자 하는 토마토를 체험삼아 직접 딸 수 있다.
구입하고자 하는 토마토를 체험삼아 직접 딸 수 있다. ⓒ 조찬현

이곳 농원에는 25톤 차량 80대분의 황토로 객토를 해서 생산성을 높였다. 객토로 토지의 형질을 완전히 바꾼 것이다. 토마토의 당도가 높아 첫 수확한 토마토는 판매 걱정 없이 알음알음 입소문으로 다 판매가 되었을 정도다.

"황토를 50cm 남짓 깔았어요. 그리고 계분하고 갈대를 발효시켜 비료로 사용했죠. 남들이 재배한 것은 믿음이 안 가는데 직접 내가 키운 거라 이제 안심하고 먹어요."

양질의 토양에서 생산된 방울토마토의 맛은 정말 달랐다. 토마토 구입하러 왔다는 안병선(53)씨는 "일반 토마토와는 분명 다른 맛"이라고 했다.

전원생활은 도시민의 꿈이다. 이제 갓 걸음마를 시작한 농촌생활에 장 대표는 흠뻑 빠져 있었다. 입만 열면 자랑이니 말이다. 물 맑고 공기 좋은 시골에 터를 잡아 환경이 정말 쾌적하다. 유리온실 안에 황토로 지은 전원주택 역시 도시민의 부러움을 사기에 충분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다음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시골밥상#토마토#농촌생활#맛돌이#하이테크해피농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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