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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11일) 두 통의 전자메일을 받았습니다. 하나는 '존경하는 전남의 학부모님께'라는 제목으로 장만채 전라남도교육감이 보내 온 편지였고, 다른 하나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 전남지부에서 보낸 '학교혁신 광주·전남 국제심포지엄'과 관련한 보도 자료였습니다. 인터넷을 통해 동시에 접수한 두 통 메일은 저에게 '좋은 교육이란 무엇일까?'라는 해묵은 과제를 다시 생각하게 했습니다. 

'좋은 교육이란 무엇일까?'

사실, 이 물음에 대한 해답이 그리 난해하지 않습니다. 무엇이 나쁜 교육인지 생각해보면 좋은 교육의 그림은 자연스레 그려질 테고, 그동안 우리가 해온 방식이 바로 그 나쁜 교육이었으니 멀리 갈 것도 없이 우리 자신의 행적을 곰곰이 되새기기만 하면 됩니다. 그러고 보면 나쁜 교육의 경험이 풍부한 것도 그리 나쁜 일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좋은 교육의 전망을 밝히는데 훌륭한 밑거름이 되어줄 수도 있기 때문이지요. 물론 이 시점에서 우리에게 절실히 요구되는 덕목은 '자기성찰의 능력'이겠지만 말입니다.

'지난 시절 선생님은 우리들 존경의 대상이었으며, 닮고 싶은 선생님이 있어 교사의 길을 가는 학생도 많았다는 것을 학부모님들께서도 잘 아실 것입니다. 오늘 스승의 날을 맞이하여 스승 존경의 풍토를 조성하고, 우리 아이들 마음 속 스승을 돌려줍시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교육공동체 간 소통이 이루어져야 하며, 신뢰와 협력이 바탕이 되어야 합니다. 부모님들이 먼저 학교를 믿고 선생님을 존경하며, 내 아이의 친구들을 사랑하는 마음을 갖는다면 정말 따뜻하고 행복한 학교문화가 될 것입니다.'

제30회 스승의 날을 앞두고 장만채 교육감이 보내 온 서한의 일부입니다. 별 생각 없이 읽어가다가 '내 아이의 친구들을 사랑하는 마음을 갖는다면' 이 글귀에 눈길이 멎었습니다. 잠깐 심호흡을 하고 난 뒤 다시금 그 대목을 읊조려보았습니다. 내 아이의 친구! 우리 교육에서 내 아이의 친구란 과연 어떤 존재일까요? 내 아이의 친구를 사랑하는 것이 좋은 교육을 꿈꾸는 것과 무슨 연관이 있을까요?

우리나라 입시교육의 풍토 속에서 '내 아이의 친구'를 사랑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이 아닙니다. 예수가 그의 제자들에게 요구했던 덕목인 원수를 사랑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일 수도 있습니다. 원수를 사랑한다고 내 아이가 현실적으로 손해를 보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내 아이의 친구가 잘 되면 내 아이는 불이익을 당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 까닭에, 교육감의 편지를 받아 본 입바른 학부모라면 이렇게 되레 요구할 수도 있는 일입니다.

"제발, 내 아이의 친구를 사랑할 수 있도록 교육을 바꿔주세요."

아마도 이런 우리 교육의 깊은 질곡을 교육감은 이미 알고 계셨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따지고 보면 내 아이의 친구를 사랑할 수 없는 것이 우리 교육의 슬픈 현실임을 시인한 셈이기도 하고요. 또한, 내 아이의 친구를 사랑하는 마음을 갖는 것은 경쟁의 교육을 협력의 교육으로 바꾸어야만 가능한 일이기에 그런 교육을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전교조 전남지부에서 보내온 보도자료에 의하면, 오는 5월 16일(월) 오후 1시 30분부터  광주대학교에서 '교육선진국의 학교 혁신 동향과 한국교육 혁신의 과제'를 주제로 '제1회 학교 혁신 광주∙전남 국제 심포지엄'을 전라남도교육청, 광주광역시교육청과 공동으로 마련합니다. '시험도 별로 안보는 핀란드 학생들은 창의교육만으로 왜 성취도와 행복도가 제일 높은지(파이비 리스톨라이넨·핀란드 스트룀베리학교 교장)' 교육선진국의 성공 경험을 배우는 자리입니다.  

이번 광주·전남 국제 심포지엄은 5월 11일부터 17일까지 일주일간 전국 15개 지역에서 진행하는 '학교혁신 국제심포지엄'의 일부로 'OECD 국가에서 청소년 행복지수 최하위', '살인적 사교육비'와 '저 출산율', '학생들의 사회적 협력능력지수 최하위', '세계 최고의 청소년 자살률' 등 경쟁 중심 교육정책의 병폐가 학교와 교육을 넘어 우리사회 전반을 위협하고 있다는 절박한 현실인식에서 비롯된 일종의 비상 처방인 셈입니다.

21세기 세계적인 교육개혁 및 학교혁신의 성과를 공유하고, 지속가능한 교육을 위한 국제파트너십 구축. 입시교육과 경쟁교육에서 협력과 배움의 공동체로의 혁신학교운동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교육자의 대중적 실천을 모색하는 계기 마련 등을 목적으로 개혁교육의 롤 모델이 되고 있는 핀란드, 덴마크, 독일의 새로운 학교 만들기에 앞장서 온 교육실천가들의 생생한 실천 사례를 통하여 우리나라 학교혁신의 새로운 가능성을 찾고 국제적인 소통과 협력을 시작하는 자리입니다. 

이번 광주·전남 특강에서는, 개혁학교와 학교혁신 동향에 대한 독일 사례를 Alber Meyer (헬레네랑 학교 교사)가, 덴마크 개혁학교와 학교혁신 동향은 Magnus te pas (공립학교 교사)가, 핀란드 개혁학교와 학교 혁신 동향에 대해서는 Satu Honkala(라또까르따노 학교 교장)가 맡아 강의할 예정입니다. 

2011 학교혁신국제심포지엄행사에 대한 일정과 강사진은 학교혁신국제심포지엄 홈페이지 (http://www.innoschool.net)를 접속하시면 자세한 안내를 받으실 수 있습니다.

그동안 어둡고 암담했던 우리 교육의 현주소를 돌아보고 희망의 대안을 찾아가는 소중한 자리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학교혁신#전교조#장만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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ㄹ교사이자 시인으로 제자들의 생일때마다 써준 시들을 모아 첫 시집 '너의 이름을 부르는 것 만으로'를 출간하면서 작품활동 시작. 이후 '다시 졸고 있는 아이들에게' '세상 조촐한 것들이' '별에 쏘이다'를 펴냈고 교육에세이 '넌 아름다워, 누가 뭐라 말하든', '오늘 교단을 밟을 당신에게' '아들과 함께 하는 인생' 등을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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