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아파트에서는 각 동의 대표를 투표를 통해 뽑고, 이렇게 뽑힌 동 대표들이 아파트 각종 관리 업무에 참여하게 된다. 그렇다면, 아파트 주민들은 동 대표들이 하는 일이 무엇인지 알고 있을까? 이들은 동 대표들에 대해 제대로 알고서 투표에 참여하는 것일까?

 

4월 7일, 인천 효성동의 현대 3차 아파트에서는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동 대표 선거가 치러졌다. 각 동마다 후보는 두 명씩 나왔다. 세대마다 대표로 한 명씩 나와서 각각의 후보에 대해 찬성과 반대를 표시하는 방식으로 투표가 진행되었다. 아파트 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우리 아파트의 경우, 선거 약 한 달 전부터 동 대표 선거를 홍보해왔기 때문에, 주민들이 오늘 선거에 대해서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투표를 마치고 나오는 주민들은 하나같이 "동 대표가 하는 일이 무엇인지도, 후보가 누구인지도 모르고 투표에 참여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함인숙(48)씨는 "동 대표가 무슨 일을 하는지 알지도 못하는데, 그래도 투표에 참여하라니까 하고 나왔다"며, "저번에 동 대표 선거를 할 때는 후보 중 한 사람이 제대로 해보겠다고 해서 뽑아줬더니, 동 대표가 되고 나서는 인사도 하지 않더라"고 했다.

 

또한 함인숙씨는 "뽑히고 나서 인사조차 하지 않던 사람이 이번에 또 동 대표 후보로 나왔고, 나머지 후보는 어떤 사람인지 알지도 못한다"며 "기초자치단체의원 선거만 해도, 후보들에 대한 홍보물이 나와서 그나마 후보가 어떤 사람인지 대강은 알고 투표를 하는데 도대체 동 대표 선거에서는 후보가 누구이고 뭘 할지, 뭘 했는지도 모른 채 투표를 하게 된다"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강현숙(51)씨는 "나는 부녀회에서 활동을 하고 있는데, 작년에 부녀회가 관리사무소의 아파트 관리 업무가 형편없다는 주민 다수의 의견을 모아, 아파트 관리 업체를 바꾸려고 했지만 동 대표들의 반대로 무산되었다"면서 "동 대표들의 힘이 이렇게 막강한데도 정작 이들이 하는 일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투표를 하는 것이 답답하다"고 본인의 심경을 전했다.

 

앞의 한 주민의 말처럼, 기초자치단체 의원 선거에서도 홍보물을 통해 후보에 대한 최소한의 정보를 제공한다. 어린이들의 선거인 초등학교 학급 반장 선거에서도 후보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후보를 선택할 수 있게 한다. 어린이들의 선거에서도 선거의 기본은 지켜지고 있다.

 

동 대표는 아파트 주민들의 권익을 위해서 선출하는 것이다. 아파트 주민을 위한 대표를 선출하는 것이니만큼, 최소한 주민들이 자신들의 대표가 하는 일이 무엇이고, 이들이 대표가 됨으로서 받는 혜택은 무엇이며, 후보로 나온 이들이 어떤 사람인지는 알고 투표할 수 있어야 한다. 아파트 주민들은 자신들의 선거에서도 선거의 기본이 지켜지기를 바라고 있으며, 자신들의 투표가 더 이상 의미 없는 투표가 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아파트#동대표#선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