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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꽁 언 겨울 산의
몸을 푸는 신음소리가
얼음장 밑으로
졸졸졸 물소리처럼 들려옵니다.
한 송이 꽃을 피우기 위해
제 몸의 살피를 찢고 나와
꽃망울 터지는 소리가
팡팡 이명처럼 들려오는
이 봄이 오는 길목,
태초의 빛이 태어난
천지 창조의 첫째날처럼
눈부신 봄빛이
꽁꽁 언 대지 위에 가득합니다.
묵정밭을 갈아 엎는
황소의 헉헉 내뿜는 입김 같이
하얀 아지랑이들이
모람모람 그리움처럼 피어납니다.
신이 셋째날 바람을 만드시고
우리의 휴식을 위해
구름을 만든 그 멋진 솜씨처럼,
아장아장 산을 넘고
물 건너 찾아온 아기 봄이
따르릉 따르릉
집집마다 전철마다
만원버스마다
따르릉 따르릉
아무도 받지 않는다고
개구장이처럼 울려대는
봄의 전화벨 소리, 요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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