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전에 교섭 타결 짓지 못하면 파국 맞습니다."외자기업인 한국산연이 30차례 넘게 노-사 교섭을 벌였지만 타결 짓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민주노동당 소속 경남도의원들이 양측을 만나 성실교섭을 촉구했다.
손석형, 이종엽, 석영철, 강성훈 경남도의원은 31일 오후 한국산연 노-사를 각각 만났다. 손석형 의원은 "외자기업의 자본철수와 구조조정 문제가 심각하다"며 "한국산연이 물량 축소 등으로 갈등을 겪는 속에, 노-사 양측을 만나 성실 교섭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일본 자본인 '산켄전기'가 마산자유무역지역에 설립한 한국산연은 LCD-TV 모니터와 노트북 모니터를 생산해 오고 있다. 2~3년 전까지만 해도 600여명이 종사했는데 이후부터 물량 축소와 구조조정 등으로 현재 110여명이 남아 있다. 노동계는 자본 철수를 염두에 둔 구조조정으로 보고 반발하고 있다.
사측은 지난해 기계반출을 시도하기도 했고, 지난해 9월 교섭 때 "희망퇴직을 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후에도 사측은 계속해서 희망퇴직 등을 받고 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 한국산연지회(지회장 김은형)는 사측의 구조조정에 반발하고 있다. 노조 지회는 "사측은 2009년 희망퇴직시 남은 인권에 대해 고용보장을 하겠다고 했는데,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면서 "부득이 희망퇴직을 해야 한다면 노동조합과 합의해야 하고, 정리해고는 절대 안된다"고 요구하고 있다.
노조 지회는 200일 정도 매일 1인시위를 벌이고 있으며, 출퇴근 선전전과 촛불집회 등을 열어오고 있다. 한국산연 공장 앞에 컨테이너 2개를 설치해 놓고 농성을 벌이고 있으며, 부산에 있는 일본영사관 앞에서 선전전을 벌이기도 했다.
노조 지회는 설 연휴 기간에도 컨테이너 농성을 계속한다. 노조 지회는 오는 8~21일 사이 일본 본사 '원정투쟁'을 벌일 예정이며, 오는 8일 출정식을 갖는다.
김은형 지회장은 "설 전에 노사교섭이 해결되지 않으면 원정투쟁에 나설 것"이라며 "2월 일본증권거래소에서는 산켄전기의 주주총회가 열리는데, 그 앞에서 시위를 하는 등 활동을 벌일 것이다. 파행을 막기 위해 사측은 적극 교섭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석형 도의원은 "사측은 회사가 어렵고 노-사 자율협상에 도의원들이 왜 개입하느냐는 입장이었다"면서 "그러나 외자기업의 자본철수가 사회적 이슈가 되고, 사전 예방 차원에서 원만하게 노사 협상으로 마무리 지어야 한다고 설명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무엇보다 설 전에 노사협상을 마무리 지어야 한다고 했다. 그래야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설날 연휴를 행복하게 보내고, 회사의 앞날을 위해서도 희망을 주어야 한다고 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