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사진보기

17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한나라당의 대다수 의원들은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를 두둔하고 후보자의 해명 시간을 주는 데 진력을 다했다.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가 사퇴한 뒤 추가 낙마자가 없어야 한다는 여권의 기류를 반영하는 대목이다.

정 후보자는 이날 청문회에서 부동산실명제나 주유비 사용, 논문 표절 등에서 석연찮은 해명을 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김성동 의원은 이와 관련해 "열거되는 사항만 보면 정 후보자가 마치 큰 도덕적인 결함을 갖고 있는 것처럼 보여질 수가 있다. 동료 의원의 한 사람으로서 분명히 그렇지 않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며 갑자기 정병국 예찬론을 폈다.

"정 내정자는 대학교 때부터 민주화 운동을 하다가 졸업 후에 바로 정계에 투신해서 국회의원 보좌관, 청와대 비서관, 3선 국회의원을 역임했다. 줄곧 공직 생활을 해 온 분으로서 공직자 재산 등록이나 여러 차례 선거 등을 거치면서 충분한 검증을 받아왔다. 또 공인으로서 성실한 자기관리를 해 온 분으로 알려져 있다."

정 후보자가 지역구인 남한강 예술특구 지정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김 의원은 "국회의원들이 지역사회에 관심을 갖고 가급적 많은 예산이 책정되도록 노력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것처럼 여겨져 왔다"고 감쌌다.

정 후보자가 "사실 설계비 24억만 책정됐다는 데 대해서 불만을 가졌었다"고 하자 김 의원은 "지금까지의 여러 관행을 되돌아보고 고민하는 기회로 삼아야지 마치 정 후보자가 큰 위법행위를 한 것처럼 단정 짓는 것은 너무 심하지 않냐"고 거들었다.

정 후보자가 "(역대 문화부 장관 중에서)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가 장관 시절 획기적인 변화를 이루어서 우리나라 문화예산이 전체 예산의 1%를 상회하게 됐다"고 말하자 홍사덕 의원은 "(참여정부의) 이창동 장관, 현재의 유인촌 장관도 거의 비슷한 범주에 들어간다. 박지원·이창동․유인촌 장관한테 영농계획서를 왜 이렇게 작성했냐 거나 교통 위반을 왜 많이 했냐를 따져서 뛰어난 장관을 갖지 못했으면 우리 문화정책에 큰 차질이 있었을 것"이라는 논리를 폈다.

이군현 의원은 정 후보자의 지나친 유류비 전용이 논란이 된 것에 대해 "제 경우에도 (경남) 통영·고성이라는 넓은 지역을 차량으로 이동하다보면 수도권보다 훨씬 많이 나온다"며 "의정활동 열심히 하려면 그 정도의 주유비는 나온다"고 정 후보자를 두둔했다.

이철우 의원은 "이번에 드러난 것을 보니 부모에게 물려받은 재산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약간의 오차가 있었지, 땅 투기를 위해 매입한 땅은 아니죠?"라고 후보자의 해명을 유도했고, 조윤선 의원도 "정 후보자를 2002년 대선 치르면서부터 알게 됐는데, 기획력과 추진력이 뛰어난 분"이라고 추켜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