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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낙동강)정비사업의 위법성 여부를 가리는 법원의 판결이 오는 12월 10일 내려진다. 12일 오후 부산지방법원 제2행정부(재판장 문형배 부장판사)는 '4대강사업위헌·위법심판을위한국민소송단'이 낙동강 구간 4대강사업 중단을 요구하며 정부를 상대로 낸 '하천공사시행계획취소소송'(일명 낙동강소송)에 대한 변론종결 공판을 했다.

낙동강소송은 김정옥씨 등 시민 1819명이 국토해양부장관과 부산지방국토관리청장, 한국수자원공사 사장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이다. 재판부는 4월 2일 첫 변론공판에 이어, 4월 12일 함안보·달성보에 대한 현장 검증을 벌였으며, 그동안 여섯 차례 변론공판을 열었다.

 부산지방법원 제2행정부는 오는 12월 10일 낙동강소송에 대한 선고공판을 연다. 사진은 지난 4월 19일 재판장인 문형배 부장판사(가운데)가 낙동강소송과 관련해 현장검증에 나섰을 때 모습. 정부측(피고) 서규영 변호사(왼쪽)와 원고측 정남순(오른쪽) 변호사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부산지방법원 제2행정부는 오는 12월 10일 낙동강소송에 대한 선고공판을 연다. 사진은 지난 4월 19일 재판장인 문형배 부장판사(가운데)가 낙동강소송과 관련해 현장검증에 나섰을 때 모습. 정부측(피고) 서규영 변호사(왼쪽)와 원고측 정남순(오른쪽) 변호사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윤성효

그동안 재판부는 낙동강사업의 ▲위법성 ▲홍수예방사업의 적절성 ▲수질개선 여부 ▲용수 필요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따졌다. 원고 측은 정남순·박서진·전종원·이정일 변호사, 피고 측은 정부법무공단 서규영 변호사가 중심이 되어 변론을 벌였다.

증인심문도 이어졌다. 원고 측에서는 김좌관 부산가톨릭대 교수(환경공학)와 박창근 관동대 교수(토목공학), 박재현 인제대 교수(토목공학), 안병옥 전 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이, 피고측에서는 박재광 미국 위스콘신대학 교수(환경공학)와 홍동곤 국토해양부 4대강살리기추진본부 수생태보전팀장, 정동일 국립환경과학원 연구부장, 정남정 한국수자원공사 4대강건설사업처장, 신현섭 부산대 교수가 증인으로 법정에 섰다.

국민소송단은 지난해 11월 한강사업에 대해 '한강소송'을 냈는데, 서울행정법원 제6행정부(재판장 김홍도)는 4월 12일 "사회 관념상 행정처분을 받은 당사자가 참고 견디기 어려운 손해라고 보기 어렵다"며 가처분신청을 기각했다. 낙동강소송에 대해 재판부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궁금하다.

원고-피고측 변호사, 최후 구두변론 통해 각자 주장

이날 결심공판 때 원고ㆍ피고측 변호사는 최후 구두변론을 통해 각기 주장을 폈다. 원고측 정남순 변호사는 "4대강소송은 인간에게 재앙을 가져다주는 것인지도 모른 채 앞으로 나아가기만 하겠다는 우리 안의 이기심에 대한 도전"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 변호사는 "4대강소송은 시화호, 동강댐 등 역사적 경험으로부터 배우지 못하는 어리석음에 대한 도전이고, 인간의 한계를 자각하지 못하는 인간의 오만에 대한 도전"이라며 "4대강사업과 같은 사업은 일찍이 없었다. 보를 막아 물을 가두는 일들이야 있었지만, 국토의 생명줄인 한강, 금강, 영산강, 낙동강을 모두 파헤치고 가두는 그런 사업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정 변호사는 "4대강소송은 과연 우리에게 풍요로운 삶은 어떤 모습인가에 대한 물음이다. 한 생명이 4대강의 뭇생명을 대신하여 자신의 몸을 태우는 소신공양을 했다"고 덧붙였다.

정남순 변호사는 "소통의 기회가 없었다"며 "예비타당성 조사과정에서 4대강사업이 과연 필요한지 논의가 되었어야 했다. 그러나 그러지 못했다. 수자원장기종합계획과 유역종합치수계획 하천기본계획의 큰 틀 속에서 4대강사업의 의미를 따져보아야 했는데, 또한 그러지 못했다"고 밝혔다.

정서적으로 접근한 정 변호사는 "강물을 막으면, 강바닥 모래를 파헤치면 강이 아파한다. 강이 왜 아픈지, 어떻게, 얼마나 아플지 묻는 것은 어리석은 물음이다"며 "강이 아프면 사람도 아프다. 직접 아픔을 못 느낀다고 아픔이 없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강과 우리가 무관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호소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4대강사업을 왜 해서는 안 되는가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한 책임을 우리가 져야 한다면, 적어도 4대강사업을 왜 해야만 하는지에 대한 대답이나마 들을 수 있기를 바란다"며 "법적 절차마저 무시하면서까지 왜 4대강사업을 해야만 했는지, 나중에 아이들이 물으면 대답해 줄 수 있기를 바란다"고 주장했다.

피고측 서규영 변호사는 법리적인 부분을 짚으면서 4대강사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서 변호사는 "경부고속철도(대구~부산) 천성산터널 공사를 앞두고 환경단체에서는 습지가 훼손될 것이라고 했는데, 지금은 괜찮다. 그때 비판하던 사람들은 지금 그런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서 변호사는 "4대강살리기사업 환경영향평가가 부실하다고 하지만 하지 않은 것과 다름없을 정도가 아니라면 그 자체가 위법한 것은 아니라는 게 대법원의 판례다"며 "수질오염과 침수 등의 주장은 근거가 없고 감성적인 주장이다. 4대강사업은 꼭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문형배 부장판사는 "재판 진행 과정에서 원고와 피고측 변호사들의 열의와 성실함을 느꼈다. 증인들의 성실한 협조에도 감사 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법정에서는 차정인 부산대 법대 교수, 박창근 관동대 교수, 김좌관 부산가톨릭대 교수와 부산ㆍ경남지역 환경단체 관계자들이 방청했다. 선고 공판은 오는 12월 10일 오전 10시 부산지방법원 306호 법정에서 열린다.


#4대강정비사업#낙동강소송#낙동강사업#부산지방법원#문형배 부장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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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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