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서울시설관리공단측은 전태일열사 40주기 행사위원회와 파견미술인 그리고 전국시사만화협회 회원들이 전태일열사 40주기를 기리는 문화예술제에 전시한 작품들을 강제철거했다.
"정부비판내용이 있어서", "문안내용을 바꿔달라(공문으로는 알려달라)", "설치허가지역이 아니다"라며 거듭 말바꾸기를 하는 공단측에 대해 우리는 시설관리공단이 시설관리라는 이름으로 월권을 행사하고 있으며 표현의 자유와 언론의 비판정신을 검열하는 행위라고 여겨 이에 항의하고 작품들을 지난 6일에
재설치하였다.
그러나 하루가 지나고 작품들은 7일 또 강제철거 되었다. 예고없는 1차 철거에 대한 부담을 느꼈는지 이번엔 공문을 보내왔다. 내용은 바뀐 것이 없다. 여전히 설치허가지역이 아니라는 것이다. 도대체 왜 청계천변 그 좋은 자리가 예술작품이나 현수막을 설치할 수 없는 곳일까? 왜 그런가 궁금했는데 보내온 공문을 보니 해당사항에 대한 매우 짧은 설명 하나로 자신들의 자의적인 집행을 변명하고 있다.
"(위 생략)...청계천 버들다리(전태일다리) 하부 일대는 많은 시민이 이용하는 공공장소이자 하천시설로 어떠한 현수막이나 예술작품도 내용이나 형식에 관계없이 설치할 수 없는 장소입니다...(아래생략)"이게 무슨 말인가? 청계천은 많은 시민들이 이용하라고 만든 공공장소 아닌가? 바로 그렇기 때문에 다양한 문화예술행사가 필요한 것이고, 최근 열리고 있는 세계등축제도 그런 이유로 청계천에서 열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문안내용 바꿔달라", "공공장소라서 불가"... 말바꾸는 공단
이리저리 말을 바꾸며 권력의 눈치를 보는 듯한 공단측도 괘씸하다. 하지만 이런 공단측의 복지부동과 권력 눈치보기는 결국 서울시와 조례를 만든 서울시의회, 그리고 G20 완장을 차고 국민을 통제하려는 정부에 근본적인 문제점이 있다는 결론에 도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청계천변 시설관리에 대한 입장이 자꾸 바뀌는 이유가 자신들의 생각이 아닌 윗 기관의 눈치를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밖에는 생각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번 전태일열사 추모 문화예술품 관련 강제철거의 책임은 공단을 관리하고 있는 서울시와 서울시의회에서 해결해야 마땅하다.
권력눈치를 보면서 일을 하다가 곤란할 땐 시민들에게 딱딱한 공문을 보내고 마치 그런 것을 권력인양 휘두르는 모습에 안타까움을 느낀다. 또 공문형식을 좋아하는 공단의 입맛에 맞게 형식을 갖춘 공개 공문을 보내고자 한다. 부디 전태일 열사 40주기 문화예술제의 정치적 탄압에 대한 성실한 답변과 공개적인 사과, 그리고 원만한 해결을 촉구한다.
발신 ; 시사만화가 이동수수신 ; 서울시장, 서울시 의회의장, 서울시설관리공단 이사장참조 ; 서울시설관리공단 청계천 관리처장제목 ; 시설관리 이름아래 전태일 40주기 문화예술제에 걸렸던 시사만화전이 정부비판 내용을 다뤘다고 이를 무단철거한 것에 대해 즉각 사과하고 원상복구를 해주기 바랍니다.1. 서울시와 서울시 의회 그리고 서울시설관리공단의 '건전하고 올바른 발전'을 기원합니다.2. 서울시설관리공단 청계천관리처 4856(현수막철거요청) 관련입니다.3. 이 땅의 노동문화에 획기적인 한 획을 그은 전태일 열사 40주기를 맞아 그의 정신을 되새기는 문화예술제 행사와 관련하여 공단의 협조를 요청한 바, 원활한 관계 속에서 이루지다가 청년실업과 청년노동 그리고 비정규노동 등에 대한 시사만화를 전시하자 갑자기 말을 바꾸고 강제로 무단 철거한 것에 대해 심히 유감을 표하는 바입니다.4. 전태일 40주기를 되새기는 청년실업, 비정규노동자들에 대한 문제를 다룬 시사만화의 작품설치 장소에 대해 공단에서는 명확한 근거도 제시하지 않고 단지 "공공장소이자 하천시설로" 설치할 수 없는 장소라고 하고 있으나 만약 공단의 공문대로라면 현재 시청쪽 청계천변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세계 등축제는 "공공장소이자 하천시설"임에도 불구하고 훨씬 더 거대하게 행사가 이루어지고 있는 현실을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라고 봅니다.이는 결국 서울시설관리공단이 시설관리라는 미명아래 청계천 시설주변의 활용을 통한 시민들의 건전한 문화 생활을 막는 기관임을 인정하는 것이며 이는 '자율적인 시민정신의 함양과 문화예술활동을 저해하는 행위'로 공단의 설립취지에 완전히 반하는 것입니다.5. 또한 천 보, 만 보 양보해서 공단 측의 말처럼 신청한 곳이 설치불가지역이라 어렵다고 한다면 사전에 신청민원인의 편리를 위해 시설관리의 목적에 맞게 동일조건이나 더 좋은 조건에서 전시가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권유, 조정하는 것이 '시민들의 건전한 문화생활'을 위해 설치한 공단의 설립근거에 맞는 대처일 것입니다.6. 그럼에도 사전 통보나 의견조정도 없이 "정부비판한 내용이라 어렵다"고 했다가 다시 "설치불가지역"이라는 식으로 말을 바꾸고 무단으로 작품을 철거한 공단측의 몰지각하고 복지부동한 태도에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으며 이는 결국 공단의 최근 G20 관련한 정부 압박에 대한 눈치보기와 알아서 기기의 전형적인 행태라고 간주 할 수밖에 없습니다.7. 원활하게 진행되던 전태일열사 40주기 문화예술제를 일부 절차를 빙자로 삼아 허가난 적이 없다지만 철거된 작품들을 반납토록 요구하였을 때 전화상으로 신속히 처리하여 주시는 공단의 이중적인 행위는 결국 시민들의 미소보다 자신들의 책임회피에 급급해하고 있음을 증명하는 또다른 사례라고 판단되오며8. 만약 이러한 공단의 급작스럽고 얼토당토한 말바꾸기가 상부의 지시나 권력의 눈치보기에 의한 것이 아니라면 서울시와 서울시의회에서 이 문제에 대해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판단을 통해 분명한 해결책을 만들어 주시기를 요청하는 바입니다.9. 전태일 재단과 전태일 40주기 행사위원회 그리고 파견미술인들과 전국시사만화협회 회원들은 전태일 40주기 행사가 원만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대한 협조하였으나 불미스럽게도 문화예술작품과 시사만화에 대한 표현자유탄압과 정부비판 탄압행위가 일어난 것에 대해 다시 한번 강력히 규탄하며 즉각 사과하고 작품들을 재설치하여 전시될 수 있도록 처리해 주시기를 다시 한번 당부드리오니 협조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끝. 별첨 ; 1. 재설치 작업 사진 2. 재설치 후 시민들이 관람하는 사진 3. 공단측이 다시 철거한 후 사진 4. 공단 측의 공문 해당문구 사진 덧붙이는 글 | 이글은 나중에 다른 매체에도 실릴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