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참여연대 가을 강좌 정태인 교수가 '사회경제'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참여연대 가을 강좌정태인 교수가 '사회경제'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김철관

"공동체, 시장, 국가는 서로 대체적인 관계가 아니라 보완적 관계가 돼야 한다."

 

지난 8일 저녁 서울 종로구 통인동 참여연대 지하 느티나무 홀에서 열린 '시민, 복지국가를 꿈꾸다'란 주제의 참여연대 아카데미 2010년 가을강좌에서 '시장, 복지, 그리고 사회경제'를 강의한 정태인(성공회대 교수) 경제평론가 강조한 말이다.

 

그는 "한국은 사회민주주의 유형과 조합주의 유형을 동시에 추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한국의 취약한 사회경제는 기능적으로 공공경제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공공경제와 사회경제는 상생적 보완관계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시장과 민주주의는 마주 서 긴장관계에 있어야 한다"면서 "광우병, 교육시장화, 의료 민영화, 공기업 민영화 등을 반대하는 것은 시장이 민주주의를 훼손할 것이 불을 보듯 뻔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시장의 경쟁이 낳는 효율화는 언제나 자원을 절약한다"면서 "하지만 그렇게 절약된 자원(노동, 자본)이 다른 곳에 고용되지 않는다면 사회는 불균형에 빠지고 결국 폭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의 근본적 한계와 관련해 그는 "전 세계에 가장 식량이 필요한 곳은 굶어 죽어가는 사람이 속출하고 있는 북한, 아프리카 등일 것이다. 우리 사회만 보더라도 음식쓰레기가 넘쳐날 정도인데 수요와 공급을 맞춰주는 보이지 않는 손, 시장은 결코 남은 식량을 이들에게 전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은, 필요가 절박하면 절박할수록 높은 가격을 제시해 돈없는 사람은 아예 존재 자체를 부정 당하는 꼴"이라고 밝혔다. 즉 '수요곡선에 돈 없는 사람들의 필요는 반영되지 않는다'는 시장의 근본 한계를 역설했다.

 

정태인 평론가 8일 저녁 참여연대 아카데미 2010년 가을강좌에서 ‘시장, 복지, 그리고 사회경제’를 강의한 정태인(성공회대 교수) 경제평론가.
정태인 평론가8일 저녁 참여연대 아카데미 2010년 가을강좌에서 ‘시장, 복지, 그리고 사회경제’를 강의한 정태인(성공회대 교수) 경제평론가. ⓒ 김철관

그는 "현재의 경제학은 극복하라고 존재하는 것 같다"면서 "잘사는 사람이나 못사는 사람 등 적어도 출발선은 똑같아야 한다. 인간답게 살기 위한 최소한의 교육, 주거, 식량, 환경은 모든 국민에게 골고루 제공돼야 한다"면서 "이런 것이 바로 사회공공성"이라고 말했다.

 

사회적 딜레마와 그 해법에 대해 그는 "수요곡선을 이루는 효용의 극대화, 공급곡선을 이루는 이윤의 극대화 등, 이기적 인간이 자신의 목적을 추구하면 바람직한 사회적 목표가 달성될 수 있다는 것이 사회적 딜레마"라면서 "사회적 딜레마의 해법은 협력이다"라고 강조했다.

 

노박 하버드대 수학과 교수가 말한 협력이 진화할 수 있는 5가지 규칙 ▲혈연선택 ▲직접상호성 ▲간접상호성 ▲네트워크 상호성 ▲집단 선택 등의 조건에서 협력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정태인 경제평론가는 말했다.

 

이어 "협력자로부터 여러 사람이 얻는 이익이 클수록 그리고 협력자가 치르는 희생이 적을수록 협력행위가 많아진다"면서 "위의 규칙과 다른 여러 특성을 반영해서 사회규범, 법률, 제도가 잘 만들어 진다면 협력적인 사회가 꽤 안정적으로 지속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가 주창한 세박자 경제론에 대해 "시장과 국가 사회경제가 조화를 이뤄야 한다"면서 "공공영역(국가-재분배), 사적영역(시장- 효율성), 사회경제(호혜-연대) 등의 조화로운 사회통합 양식이 중요할 때"라고 피력했다.

 

특히 "인간이 사적이익이 아닌 공적이익을 위해서도 동기부여를 할 수 있다"면서 "최소한 인간은 이기적이면서 동시에 이타적일 수 있다"고도 했다.

 

사회경제와 관련해 그는 "구체적으로 사회경제는 실업이나 자연파괴 등의 사회적 비용을 효과적으로 줄인다"면서 "사회경제적 복지를 증진시킴으로써 장기저축을 증가시킨다"고 말했다.

 

특히 "연대와 협동은 경쟁보다 우월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면서 "사회경제는 상호성에 입각해 연대라는 가치를 추구한다. 이는 현재 전 세계의 중요한 과제 중 하나인 사회통합, 그리고 고용을 동반하는 성장에 사회경제가 결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사회경제는 시장경제와 분리된 존재가 아니라 동행하거나 보완하는 존재"라면서 "사회경제는 시장경제의 양극화를 억제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수강생들 강의를 경청하고 있는 수강생들
수강생들강의를 경청하고 있는 수강생들 ⓒ 김철관

한편,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위원장: 이태수 꽃동네현도사회복지대학교 교수)는 지난 10월 18일부터 오는 11월 29일까지 6주간에 걸쳐 '시민, 복지국가를 꿈꾸다'란 주제로 가을강좌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6.2 지방선거에서 무상급식을 중심으로 한 복지정책이 선거 최대쟁점이 된 이후 복지국가 논쟁이 계속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는 한국 사회복지제도의 현실을 살펴보고, 한국 복지국가의 비전과 이행경로 등을 시민들과 함께 고민해보고자 강의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지난 10월 25일 저녁 7시 김연명 중앙대 교수가 '한국 어떻게 복지국가로 갈 것인가'를 강의했다. 오는 11월 15일 오건호 사회공공연구소 박사가 '복지국가 재정, 어떻게 만들 것인가'를, 22일 이진석 서울대 교수가 '건강보험의 정치경제학: 무상의료에서 의료민영화까지'를, 마지막 29일은 김기식 참여연대 전사무처장이 '한국정치의 새로운 화두 : 민주동맹에서 복지동맹으로'를 강의한다.


#정태인의 시회경제론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문화와 미디어에 관심이 많다. 현재 한국인터넷기자협회 상임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