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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평공원 먹자골목에서 부평3동으로 들어가는 쌍굴다리에 제작된 타일 벽화. 연두색은 봄의 생동감을, 적색의 나무숲은 가을의 낭만과 여유를 표현했다.
부평공원 먹자골목에서 부평3동으로 들어가는 쌍굴다리에 제작된 타일 벽화. 연두색은 봄의 생동감을, 적색의 나무숲은 가을의 낭만과 여유를 표현했다. ⓒ 이정민

"왼쪽에 그려진 연두색은 봄의 탄생과 역동성을, 오른쪽에 표현된 적색의 숲과 나무는 가을의 여유와 낭만을 상징합니다. 자연친화적인 벽화 작품을 통해서 삭막한 도심 속에 있는 그대로의 자연 풍광을 옮겨놓고 싶었어요. 아무쪼록 쌍굴다리 분위기가 좀 더 화사해져서 주민들의 마음도 상쾌해졌으면 좋겠네요."

지난 5일 오후 4시, 부평3동 우리 마을 가꾸기 사업의 일환으로 2주 동안 진행된 쌍굴다리(부평동 770번지) 타일 벽화 작업을 마친 이현동(41) 책임연출가의 말이다.

부평3동 주민자치위원회와 부평미술인회는 지난달 27일부터 쌍굴다리 복원 프로그램으로 타일 벽화 작업을 진행했다. 이 사업은 낡고 심하게 훼손된 기존 시설물을 개선하고자 추진됐으며, 영구적인 타일 벽화를 설치해 깨끗한 도시미관을 조성코자 했다.

타일 벽화 설계에서 제작까지 책임을 맡았던 이현동 작가는 이번 타일 벽화 작업을 두고 "일상예술이 주민의 손으로 다시 태어나게 된 계기가 됐다"며 "영구성이 뛰어난 이번 작품은 밤과 낮을 구분 않고 모든 이로 하여금 편안하고 상쾌한 분위기를 전해줄 것이다. 색상도 그러하고 나무와 숲을 표현한 것도 그런 의미에서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부평구문화예술인협회가 11월 1일 부평구청 2층 전시실에서 개최한 사랑나눔전시회에서 만난 이현동 작가. 배경은 이 작가가 그린 ‘비행’이라는 작품이다.
부평구문화예술인협회가 11월 1일 부평구청 2층 전시실에서 개최한 사랑나눔전시회에서 만난 이현동 작가. 배경은 이 작가가 그린 ‘비행’이라는 작품이다. ⓒ 이정민

이 작가는 2002년부터 부평3동과 십정동을 넘나들며 공공예술(퍼블릭 아트)의 한 영역인 벽화 그리기에 매진해왔다. 하지만 다른 예술영역보다 돈도 안 되고, 또 대중화는 됐지만 예술적 시각으로 바라봐주지 않아 내심 마음고생을 해온 터였다. 이후 그는 생활고로 인해 잠시 다른 지역의 건설현장을 돌아다니며 생계를 이어오다, 올해 부평아트센터가 개관하고 외관 벽화그리기에 함께 참여하면서 다시 이곳 공공예술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한 것이다.

이 작가는 "선사시대부터 이어 내려온 동굴 벽화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선조의 지혜와 생활상이 그대로 반영된 벽화가 다시 현대인의 일상에 새로운 시각으로 파고들었으면 한다"며 " 일반 작가들도 전문성과 예술성의 부족으로 쉽게 다가서질 못하고 있는데, 주민과 함께하는 대중예술로 좀 더 널리 알려지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벽화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들려줬다.

벽화에서 조금 전문화된 예술작품으로 한옥의 단청과 불교의 불화ㆍ탱화 등이 그 맥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일상에서 접하는 벽화는 쉽게 변질되고 오래가질 못해 지저분한 대상으로만 인식돼왔다.

이 작가는 이런 부분에 대해서도 "벽화는 땜질식 예술이 아니다. 그 자체가 일상의 문화이고, 주민들의 삶의 이력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것"이라고 한 뒤 "또, 과거를 반추해보고 현재를 직시하며 미래를 조명해주는 의미가 담겨있다. 소재 또한 무궁무진하니 누구나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번을 계기로 벽화가 대중예술의, 일상예술의 대표적인 문화로 승화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부평3동 쌍굴다리 타일 벽화 제작에는 신혁 중앙대학교 학생과 전종순 인하대학교 학생, 민선홍 인형공예작가 그리고 주민자치위원들과 마을 주민들이 함께 참여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부평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부평3동 쌍굴다리#타일 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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