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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학규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새 지도부가 6일 광주에서 처음으로 한 자리에 모였다.
손학규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새 지도부가 6일 광주에서 처음으로 한 자리에 모였다. ⓒ 이주빈

 

민주당 새 지도부가 6일 광주에서 처음으로 한 자리에 모였다. 손학규 대표를 비롯한 정동영·이인영·천정배·박주선·조배숙 최고위원과 거취를 고민하던 정세균 최고위원도 사흘 만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김재균 광주시당위원장과 이낙연 전남도당위원장 등도 배석했다.

 

치열했던 경쟁이 말해주듯 광주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 참석한 손 대표와 최고위원들은 모두발언을 통해 미묘한 차이를 드러냈다.

 

손 대표는 "광주와 호남이 저를 선택해준 것은 변화를 통해 정권교체를 하라는 명령"이라며 자신이 민주당 강력한 지지기반인 광주와 호남의 선택을 받은 적자임을 은근히 강조했다. 손 대표는 또 "'광주정신'으로 모든 진보세력을 하나로 뭉치게 하고, 그 힘으로 정권교체를 이루겠다"며 당의 단합과 야권연대의 중심에 자신이 있음을 분명히 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동영 최고위원은 "민주당은 집단지도체제로 당의 정체성은 당 대표가 아닌 강령과 당원들의 당심에 있다"고 말했다. 중도노선을 강조하고 있는 손 대표에게 자신이 전당대회 기간 동안 주창했던 '담대한 진보' 노선을 재차 강조한 셈이다. 당 정체성을 빗댄 '뼈있는 말'을 하면서 손 대표의 우월적이고 독자적인 리더십은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거취를 고민하던 정세균 최고위원도 사흘 만에 모습을 나타냈다. 그는 예의 '선당후사'론을 거듭 강조하며 "당은 정권교체에 도움이 되면 선이고, 도움이 되지 않으면 악이다는 차원에서 운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언뜻 듣기엔 정권교체를 위해 백의종군하겠다는 말처럼 들리지만 손 대표가 자신의 지위를 이용, 당을 장악하려 한다면 좌시하지 않겠다는 해석도 가능한 말이다.

 

광주전남의 강력한 지지로 최고위에 재입성한 박주선 최고위원은 "민주당은 대안 역할을 제대로 했을 때 그 가치를 인정받고 광주전남의 전폭적 지지를 얻어낼 수 있었다"면서 "그러나 지금은 민주당이 대안 수권정당으로서 정체성과 존재감을 상실해 광주전남의 애정이 예전 같지 않다"고 지적했다.

 

가장 선명한 진보성향을 드러내며 지도부에 입성한 이인영 최고위원과 야당으로서의 전투력 복원을 주장하며 지도부에 합류한 천정배 의원은 보다 선명한 노선을 주문했다. 선명해야 인정받을 수 있고, 선명해야 정권을 되찾아올 수 있다는 주장이다. 손 대표의 중도노선에 과감한 선명성을 주문하고 있는 것이다.

 

손 대표 체제가 출범했지만 이른바 '빅3' 간의 경쟁은 현재진행형이다. 1차 전투라고 할 수 있는 당권 경쟁에선 손 대표에게 패배했지만 대권 경쟁에서는 밀리지 않겠다는 넘버 2(정동영), 넘버 3(정세균)의 다짐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잠재적 대권 위협주자들과 노선투쟁을 압박하는 젊은 지도부들. 이제 막 '민주당 사람'이 됐음을 인정받은 손 대표가 넘어야 할 다음 고개다. 


#손학규#정동영#정세균#박주선#이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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