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맛과 장어의 싱싱함이 다른 업소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지만 6천원 착한 값이다.
 맛과 장어의 싱싱함이 다른 업소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지만 6천원 착한 값이다.
ⓒ 조찬현

관련사진보기


에누리가 되는 식당이 있다. 여수 학동의 장어탕 집이다. 값도 비교적 착한 집이다. 요즘 여수시내 식당의 장어탕 1인분 가격은 대부분 1만원이다. 그런데 이 집은 7천원으로 비교적 값이 착하다. 점심(낮12시~오후2시)때가 되면 6천원으로 더 착해진다. 헌데 이뿐인가. 에누리도 된다. 인근에 복지관 시설이 위치하고 있어서 어르신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그래서 돈이 부족한 어르신들에게는 에누리를 해준다.

여수 '아리랑숯불장어'의 기본 상차림이다.
 여수 '아리랑숯불장어'의 기본 상차림이다.
ⓒ 조찬현

관련사진보기


값싼 게 비지떡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이집의 장어탕은 비지떡일까. 천만에 말씀이다. 여느 장어탕 집 못지않다. 맛도 품질도, 장어의 싱싱함과 맛에서는 결코 뒤지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손님들이 주문하면 수족관의 살아있는 장어를 곧바로 손질해서 끓여내기 때문이다. 음식 주문 후 조금 기다리는 여유가 필요하다.

"손님이 오셔서 주문하면 곧바로 끓여요. 그래서 장어 육질이 달라요."

손질한 장어 뼈와 장어대가리, 다시마, 명태 등을 넣어 5~6시간 푹 끓여낸 육수를 사용하는 것도 이집의 맛의 비결이다.

"장어대가리에서 진짜 맛이 우러나와요."

칼슘과 인, 비타민C가 풍부한 청각나물이다.
 칼슘과 인, 비타민C가 풍부한 청각나물이다.
ⓒ 조찬현

관련사진보기

장어를 남다르게 좋아해서 장어요리를 하게 되었다는 주인장(55. 김미경)의 내공 역시 만만치 않다. 장어와 함께 한 세월이 자그마치 20년이다.

육수와 땡초가 잘 어우러져서일까. 장어국물은 화끈하면서 시원한 느낌이다. 함께 한 지인은 산뜻한 국물이 정말 좋다고 했다.

"산뜻하니 좋네요."

남자들이 좋아한다는 청각나물, 깊은 맛이 느껴지는 꼴뚜기젓, 찬도 대체로 맛깔스럽다. 풋고추를 막된장에 버무려낸 것도 특이하다. 맛이 제법이다. <자산어보>에 해송(바다의 소나무)으로 기록되어 있는 청각은 칼슘과 인, 비타민C가 풍부하여 어린이성장발육에 도움을 주며 빈혈을 예방하고 변비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막된장에 버무려낸 풋고추다.
 막된장에 버무려낸 풋고추다.
ⓒ 조찬현

관련사진보기


장어육수에 숙주나물과 싱싱한 장어를 넣고 끓여낸 장어탕은 진국이다. 밥 한술 말아 먹다보면 어느새 행복감이 묻어난다. 남도의 밥상은 어느 것 하나 허투루 보면 안 된다. 음식 하나하나가 한결 갖게 어머니의 손맛이 담겨있고 그 깊이가 있다.

장어육수에 숙주나물과 싱싱한 장어를 넣고 끓여낸 장어탕은 진국이다.
 장어육수에 숙주나물과 싱싱한 장어를 넣고 끓여낸 장어탕은 진국이다.
ⓒ 조찬현

관련사진보기


이 집의 상호로 사용하고 있는 '아리랑숯불장어'는 큰딸아이가 한국적인 이미지를 살리기 위해 이름 지었다고 한다. 주인장 말에 의하면 그 이름을 이곳을 찾는 단골손님들이 다들 좋아한다고 한다. '어이! 우리 아리랑에서 만나세'라며.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다음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장어탕, #에누리, #어르신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