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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8일 단행한 개각으로 입각하는 인사들. 왼쪽부터 이재오 특임장관,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 유정복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이재훈 지식경제부 장관, 박재완 고용노동부 장관,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내정자.
8월 8일 단행한 개각으로 입각하는 인사들. 왼쪽부터 이재오 특임장관,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 유정복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이재훈 지식경제부 장관, 박재완 고용노동부 장관,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내정자. ⓒ 오마이뉴스

젊은 총리와 대통령 측근의 전진배치로 요약되는 8·8개각에 대해 한나라당 내 친박근혜계에서 '지방선거 민심을 반영하지 못한 친정체제', '친이-친박 화합에 역행한 개각'이라는 등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에서 김무성 원내대표 등이 이번 개각이 "친서민정책에 가속도를 낼 것"이라는 등 호평하는 가운데, 서병수 최고위원은 "내각 추천 과정에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서 쓴소리를 했다.  

서 최고위원은 "당·정의 협력과 견제의 모습이 갖춰진 상황에서 (내각이) 추천됐는지, 당 내 화합이라는 화두를 충족하면서 했는지, (6·2 지방선거 등에서 드러난 민심을) 뒤돌아보고 미진한 점은 해소할 수 있도록 하는 의지가 있는지 생각을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친박계인 서 최고위원은 '당·정의 협력과 견제', '당 내 화합'이라는 다소 추상적인 표현으로 비판했지만, 서 최고위원의 말 속에는 대통령 측근의 전진 배치라는 이번 개각의 속성에 대한 상당한 우려가 녹아 있다.  

먼저, 대통령의 최측근인 이재오 의원의 특임장관 기용은 결국 대통령의 당 장악력을 높이려는 의도로, 6·2 지방선거 패배 후 지난 전당대회의 화두였던 '수평적인 당·정·청 관계'와 '친이-친박 화합'에 역행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또 이번 개각에서 '박근혜의 복심' 유정복 의원이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으로 새 내각에 포함됐지만 친박계 최경환 의원이 지식경제부 장관을 맡았던 이전보다 나아진 것이 없다는 지적도 포함돼 있다.

현기환 "이재오가 내각과 여의도의 군기반장으로 등극"

마찬가지로 친박계인 현기환 의원은 이런 우려를 구체적으로 표현했다. 현 의원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 <이종훈의 뉴스쇼>와 한 인터뷰에서 이재오 의원의 특임장관 기용에 대해 "(이 내정자가) 내각과 우리 여의도 정당의 군기반장으로 갑자기 등극한 것 같다는 느낌"이라고 평가했다.

현 의원은 또 "일각에서는 유정복 의원의 발탁이 '소통의 키워드'라고 이야기하는 분도 있지만, 그것이 최경환 전 지식경제부 장관을 빼면서 집어넣은 구색 맞추기가 아니겠느냐"고 비판했다. 현 의원은 유 의원 기용에 대해 "(박근혜 전 대표와) 사전 상의가 있었다, 없었다는 내용은 알지 못하지만 박 전 대표께서 그분(유정복 의원)을 천거를 했다거나 하라고 하거나 그런 이야기가 있었다는 얘기는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의 총리 발탁이 '박근혜 전 대표와 차기 대선 후보 경쟁을 시키기 위한 것'이라는 시각에 대해서도 현 의원은 "정운찬 총리도 마찬가지였고 현재 도지사를 하고 있는 분(김문수 경기도지사)도 그렇고 지금 발탁된 김태호 총리도 마찬가지고 끊임없이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대항마를 키우려는 노력들을 그쪽 진영(청와대 및 친이계)에서 하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런 '박근혜 대항마 키우기'에 대해 현 의원은 "그것이 건전한 경쟁이 된다면 매우 바람직한 일이라고 보지만, (청와대와 친이계가) 세력을 통해서 '우리가 뭉치면 국민적 지지도가 높은 대선후보(박근혜)도 바꿀 수 있다'는 독선과 오만함에 빠지지 않을까 그런 염려를 한다"고 비판했다.

이번 개각에 대해 박근혜 전 대표는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친박계 내에서는 비판적인 분위기가 지배적인 것으로 파악된다.

친박계 사정에 밝은 한 의원 보좌관은 "친박계에는 이번 개각을 '돌격내각'이라고 부르는 이도 있다"고 전했다. 그는 "당과 청와대가 소통을 하기엔 새 내각이 친이계 중심으로 짜여 있고, 국민 및 야당과 소통보다는 친정체제 강화로 해석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 보좌관은 이어 "4대강 사업을 예로 들면, 6·2 지방선거에서 '하더라도 차근차근히 하라'는 민심을 확인했지만, 새 내각은 4대강 사업을 더욱 밀어붙이겠다는 의지가 보이는 진용이고, 이것은 민심을 수용하는 개각, 적어도 칭찬받을 만한 개각은 아니지 않느냐"고 논평했다.


#8.8 개각#친박계#한나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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