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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의회 첫 개혁 성향 정책연구모임 '사람중심 서울포럼'의 민주당 강희용 서울시의원 6일 종로구 서울시의회에서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 중 "서울시가 지나치게 개발·홍보 위주로 갔던 것을 바로잡을 것인지, 친환경 무상급식과 같은 생활정치 과제를 어떻게 끌고 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으로 연구모임이 생겼다"며 모임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서울시의회 첫 개혁 성향 정책연구모임 '사람중심 서울포럼'의 민주당 강희용 서울시의원 6일 종로구 서울시의회에서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 중 "서울시가 지나치게 개발·홍보 위주로 갔던 것을 바로잡을 것인지, 친환경 무상급식과 같은 생활정치 과제를 어떻게 끌고 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으로 연구모임이 생겼다"며 모임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 유성호
 

"오늘 민주당 소속 초선의원 20여 명을 중심으로 정책연구모임이 결성되었습니다. 명칭은 '사람중심 서울포럼'입니다. 한나라당 오세훈 시장의 철없는 개발시정에 맞서 멋지고 따뜻한 사람중심의 정책대안세력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지난 5일 오후 11시 50분경, 민주당 강희용 서울시의원(동작구1)은 트위터를 통해 '사람중심 서울포럼'의 출범을 알렸다. '사람중심 서울포럼'은 개발과 홍보 중심의 서울시를 사람 중심으로 만들고자 하는 민주당 초선의원들로 구성된 정책연구모임이다.

 

강 시의원은 6일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서울시 21개 구청장과 다수의 서울시의원을 만들어주신 서울시민들의 기대와 요구가 무엇이라는 것을 현장에서 느꼈다"며 "어떻게 하면 서울시가 지나치게 개발·홍보 위주로 갔던 것을 바로잡을 것인지, 친환경 무상급식과 같은 생활정치 과제를 어떻게 끌고 갈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고민을 하는 과정에서 (연구모임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국회가 아닌 서울시의회에 개혁 성향의 정책연구모임이 등장한 것은 처음이다.

 

'국회의 문화'로만 인식됐던 정책연구모임을 먼저 제안한 것은 국회보좌관 출신 초선의원들이었다. 강희용 시의원은 2004년부터 6년간 민주당 전병헌 의원 보좌관으로 활동했다. 강 시의원은 지난해 '미디어법 날치기 통과' 당시 한나라당 의원들의 대리투표 의혹 동영상을 찾아내기도 했다. 이 동영상은 미디어법 통과의 절차적 위법성을 밝히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포럼에는 신기남 의원의 보좌관을 지낸 김형식(강서구 2), 최규식 의원 보좌관이었던 박진형(강북구 4) 시의원을 비롯해, 구의회 의장 출신인 김용석(도봉구 1),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였던 한명희(비례대표) 의원 등도 함께한다. 대표로는 신원철(서대문구 1) 시의원이 선출됐다.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닌 건강한 정책대안세력"이 되기 위해 이들은 매주 세미나를 열고 그 결과를 정책에 반영할 계획이다. 다음은 강희용 시의원과 나눈 일문일답.

 

"사람 중심 예산에서 시작해서 건강한 정책 생산 책임질 것"

 

 민주당 강희용 서울시의원.
민주당 강희용 서울시의원. ⓒ 유성호

- 5일 오세훈 서울시장이 허광태 민주당 시의회 의장 내정자를 만나서 취임 첫날부터 논란이 되었던 사무처장 인사를 철회했다. 어떻게 생각하나.

"사무처장 인사를 6월 30일에 한 것 자체가(서울시는 6월 30일로 임기가 끝나는 7대 서울시의회 의장단의 추천을 받아 8대 서울시의회 사무처장을 임명했다) 본인들도 무리수라는 걸 알고 있으면서 서울시의회 의원들을 떠본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 누가 보더라도 상식적이지 않은 인사였다."

 

- 왜 8대 시의회 임기 시작 전날인 6월 30일에 사무처장 추천을 받았을까.

"법적으로 보면 문제가 없다. 임명권이 시장에게 있기 때문에. 아마도 새롭게 (시의회가) 바뀐 것에 대한 인식이 덜 돼있거나, 과거의 습관이나 관행, 예전에 한나라당이 제1당이었을 때 의회를 무시하고 독단적으로 했던 습관의 일환이 아니었을까. 어찌됐건 의회와 서울시장의 건전한 관계 정립을 위해서는 바람직하지 않은 인사행태였다."

 

- '사람중심 서울포럼'은 누가 먼저 제안했나.

"처음에는 국회보좌관 출신 10여 명이 모였다가 개혁적인 성향의 의원들로 외연을 확대했다. 국회보좌관 출신이거나 구의회 경험, NGO 경험이 있는 분들 중심으로 20여 명이 모였다. 5일 일종의 출범식을 열었다."

 

- 국회에는 연구모임이 많지만 시의회 연구모임은 생소하다.

"이번 모임의 의미는 기본적으로 개혁을 표방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현안마다 서울시장과 대립되는 입장을 개진하고 있다는 것에 있다. '사람중심 예산 배정'에서 시작해서 건강한 정책 생산을 책임지고자 한다.

 

비록 한명숙 서울시장 후보가 석패를 하긴 했지만, 저희들(민주당 서울시 의원들)은 21개 구청장과 다수의 서울시의원을 만들어주신 서울시민들의 기대와 요구가 무엇이라는 것을 현장에서 느낀 사람들이다. 이번 선거에서 승리했다고 희희낙락할 게 아니라는 엄중함을 느끼고 있다. 그런 엄중함을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 어떻게 하면 서울시가 지나치게 홍보·개발 위주로 갔던 것을 바로잡을 것인가, 친환경 무상급식과 같은 생활정치 과제를 어떻게 끌고 갈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고민들을 하는 과정에서 (연구모임이) 생긴 거다. 시민들의 기대와 요구에 부응하겠다는, 의원들의 자발적인 모임이다.

 

다만, 저희들이 79명 전체 의원들 중에서 일부일 뿐이기 때문에 너무 나서서 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고 건강한 정책 생산을 위한 공부모임 정도로 자리매김하고 싶다."

 

"지도부에서도 당장 적극적으로 의견 내달라고 하더라"

 

- 다른 연구모임도 있나.

"정치적 의미를 가진 모임은 아직 없는 것 같다."

 

- 범야권이 승리하긴 했지만 진보진영에서 느끼는 갈증도 있을 것 같은데.

"일종의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진보적 시민사회와 민주당 사이에서."

 

- 활동계획은 어떻게 되나.

"매주 의무적으로 세미나를 하기로 했다. 정례적으로 모임을 하고 현안이 되는 4대강, 친환경 무상급식, 오세훈 시정 4년 평가 등에 대해 외부강사를 초빙해서 강의 듣고 토론하고. 토론을 통해서 의견 접근이 가능한 부분들은 당 차원에서 반영이 될 수 있도록 입장을 모아내려고 한다."

 

- 주로 초선의 젊은 의원들 중심인데 지도부와는 어떤 관계인가.

"5일 허광태 의장 내정자와 김명수 운영위원장 내정자가 오셔서 축사를 해주고 가셨다. 저희들한테 당장 현안에 대해 토론을 해서 의견을 적극적으로 내달라고 하셨다."

 

- 초선의원인데, 개원을 준비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나.

"6년 동안 보좌관을 하면서 (전병헌 의원을) 6년 연속 국정감사 우수의원을 만들었다. 시의회에서도 행정사무감사 등을 통해 예산 낭비라든가 시정이 독단적으로 운영됐던 부분을 짚어내고 찾아내는 역할을 잘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고 있다. 서울시의회 개혁특위도 만들어야 한다. 서울시 집행부에서 의회를 얕보는 행태들이 그동안 여기저기서 드러났는데 그런 것들을 하나하나 바로잡기 위해서는 의회 차원의 개혁이 필요하다. 차후 누가 오든지 간에 의회가 의회로서 권위와 위상을 가지고 일할 수 있어야 한다."

 

"서울광장개방조례 처리해 두 가지 비극 만회해야"

 

- (웃으며) 어려운 점은 별로 없나 보다.

"빨리 사무실 배정받고 세팅이 돼서 자료 요구도 하고 보도자료도 막 내고 싶다. 피가 끓고 있다. 시의원이 되니까 주변에 가만히 있던 사물들이 공중부양하는 느낌이다. 새롭게 보이고. 하하하."

 

- 트위터에 '어서 개원해서 본격적으로 일하고 싶은 의원들이 몸이 달아요'라고 썼던데, 13일 임시회가 열리면 가장 먼저 처리하고 싶은 안건이 뭔가.

"시의원 누구나 서울광장개방조례를 이야기할 거다. 저는 이미 만들어 놨다. 서울광장조례안을."

 

- 지난해 발의된 것과 다른 안을?

"그렇다. 그런데 (의회에) 와서 보니까 모든 분이 다 (서울광장조례) 이야기를 하더라. 지난번 조례개정 주민발의할 때 서명하신 의원분들도 계시고. 굳이 제가 안 나서도 다들 (서울광장조례개정안 처리를) 1차로 꼽고 계셔서 잘되겠다 싶다.

 

사실 민주당한테는 비극이다. 그거(조례개정안) 하나 발의 못할 정도였다는 것 자체가 서울시 의정사의 하나의 비극이었다. 10만 시민이 서명한 개정안을 폐기시킨 지난 시의회 역시 두 번째 비극이고. 이번에는 두 가지 비극을 모두 만회해야 한다. 의원 전원이 서명을 하고 발의를 해 전체회의에서 통과시켜서 광장을 시민의 품에 (돌려줘야 한다).

 

"생활정치 의제 선점한 민주당, 친환경 무상급식 신속히 추진해야"

 

 민주당 강희용 서울시의원.
민주당 강희용 서울시의원. ⓒ 유성호

그 다음은 친환경 무상급식이다. 시급성이 있느냐, 없느냐 이런 문제를 떠나서 이번 선거과정에서 나타난 기대·요구들 가운데 대표적인 게 생활정치였다고 본다. 어떤 사람들은 민주당이 좋아서 찍은 사람은 2.8%밖에 안 되고 다 한나라당과 이명박이 싫어서 (민주당을) 찍은 거라고 하지만 그건 상당히 자기비하적인 평가라고 본다. 적어도 이번에 민주당이 선전할 수 있었던 주요 원인 중 하나가 생활정치 의제를 선점했다는 거다.

 

특히 친환경 무상급식 같은 경우에는 저쪽(한나라당)에서 말도 안 되는 논리로 반대를 했고, 천안함 사태로 생활정치 의제가 묻혀버리기도 했지만, 지역을 다니다 보면 30, 40대 학부모들은 '친환경 무상급식 되는 거냐, 되면 찍어주겠다' 이런 분들이 상당히 많았다. 생활정치 의제를 선점했던 민주당이 그 성원을 입어서 당선됐기 때문에 최우선적으로 그런 부분들을 실현해나가야 한다. 곽노현 교육감도 계시고 서울시의회 다수를 점한 상황에서 신속하게 처리해야 할 부분이다.

 

이건(친환경 무상급식은) 예산 배정 우선순위의 문제이기 때문에 얼마든지 할 수 있다. 논란은 있을 거다. 이번에 구성된 재정분석 TF 등을 통해 불필요하게 배정된 예산을 감액할 수 있다."

 

- 하지만 오세훈 시장과 견해차가 큰 것도 사실이다. 선거운동 기간 동안 오 시장은 '하위 30% 무상급식'을 주장했는데.

"친환경 무상급식에 대한 판단은 이미 시민들이 내렸다고 본다. 서울시장도 일정한 인식의 전환이 있어야 한다."

 

"오세훈 시정 4년, 서울에서 사람이 실종됐다"

 

- 이번 사무처장 인사를 보면 오세훈 시장이 한 발 물러난 분위기다. 그런 측면에서 오세훈 시장이 이명박 대통령보다 낫다는 이야기도 있던데.

"이명박 대통령도 국회가 여소야대 상황이라면 그렇게 했을 거다. 현 상황(여소야대)이 오 시장 본인에게도 좋은 기회라고 본다. 1기와 마찬가지로 본인 하고 싶은 대로 다 해버리고 의회 무시하고 시민들 상대로 온갖 미사여구를 늘어놓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서울시장과 서울시의회는 1000만 서울시민으로부터 공동의 임무를 부여받았다. 건강한 긴장관계를 이뤄야 한다. 막연하게 적대적으로 보일 생각은 없다. 잘한 건 잘했다고 하고 잘못한 건 단호하게 대응하겠다."

 

- 마지막으로 오세훈 시정 4년을 평가하고, 초선의원으로서 포부를 말해 달라.

"지난 4년은 진짜... 서울에서 사람이 실종됐다. 포장하고, (시멘트를) 발라대고, 그런 것에 치중했지만 정작 서울시민들의 삶은 나아진 게 없다. 몇몇 편의는 증진됐을지 몰라도 궁극적으로 삶의 질 자체가 개선되지 못했다. 예산이라는 건 한정되어 있고 어떤 철학과 관점에서 예산을 배정하느냐에 따라 서울시가 달라지는데, 강바닥, 인공섬, 몇 명 타지도 않는 수상택시를 만드는 등 보여주기식 전시행정에 지나치게 많은 돈이 소요됐다.

 

그 뒤로는 엄청난 채무를 양산해내는 부실경영, 한마디로 재벌 2세식 부실경영이었다. 제대로 훈련받지 못한 서울시장의 재벌 2세식 부실경영, 누구의 감독과 관리도 제대로 받지 않는 상황에서 독주하다시피 했던 시정에 대해 앞으로 4년 동안은 서울시민을 대표한 의원들이 아주 꼼꼼하게 따지고 따끔하게 매를 들면서 바로잡겠다. 견제와 감시라는 본연의 임무를 충실하게 하겠다.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니라 건강한 정책대안세력으로서."


#강희용#사람중심 서울포럼#서울시의회#오세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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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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