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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투쟁하여 생존권을 보장받자."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 제이티(JT)정밀지회 조합원들이 일본 '원정투쟁'에 들어가고, 사측을 업무상배임·사기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노조 지회는 5일 오전 창원 제이티정밀 공장에서 "직장폐업 철회, 생존권 보장, 회사매각 진상규명 일본 씨티즌 원정투쟁 출정식"을 가졌다.

 이선이 금속노조 제이티정밀지회장 등 조합원들이 5일 오전 창원 제이티정밀 공장에서 열린 집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선이 금속노조 제이티정밀지회장 등 조합원들이 5일 오전 창원 제이티정밀 공장에서 열린 집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윤성효

 전국금속노동조합 제이티정밀지회는 5일 창원 공장에서 집회를 열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제이티정밀지회는 5일 창원 공장에서 집회를 열었다. ⓒ 윤성효

손목시계 조립과 손목시계 케이스 제조를 해오던 한국씨티즌정밀은 1988년 일본 씨티즌시계(주)의 자본이 들어와 설립되었다. 그러다가 2008년 4월 부산에서 구두 제조·판매회사인 (주)고려TTR에 매각되었고, 회사 이름은 (주)제이티정밀로 변경되었다. 최근에 알려졌는데, 당시 매각 대금은 88만원이었다.

사측은 영업 손실 등의 이유로 7월 말까지 폐업할 방침이다. 이런 속에 노조 지회는 위장매각·위장폐업이라고 보고, 5일로 67일째 철야농성을 벌이고 있다.

8명 5일부터 일본 원정투쟁 나서

일본 투쟁 원정단은 허재우 금속노조 부위원장·진창근 금속노조 경남지부 부지부장과 6명의 노조 지회 간부로 꾸려졌다. 이들은 이날 오후 김해공항을 통해 일본으로 가 씨티즌을 상대로 '위장매각'의 진상규명을 촉구하며 투쟁을 벌인다.

이날 출정식은 무거운 분위기 속에 진행되었다. 강성훈·석영철·이종엽·이천기 경남도의원과 정영주·김석규·최미니·공창섭 창원시의원이 참석했으며, 창원지역 노동자들도 참석해 힘을 보탰다.

오상룡 금속노조 경남지부장은 "처음에는 이 자리에 서지 않으려고 했다. 지부장이다 보니 서지 않을 수 없었다"면서 "사측이 했던 단협 해지도 노동자 책임이 되는 세상이다. 지금 정부가 과연 국민을 위한 정부냐"고 따졌다.

 전국금속노조 경남지부 제이티정밀지회는 5일 창원 공장에서 집회를 열었다.
전국금속노조 경남지부 제이티정밀지회는 5일 창원 공장에서 집회를 열었다. ⓒ 윤성효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 제이티정밀지회는 5일 오전 창원 공장에서 집회를 열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 제이티정밀지회는 5일 오전 창원 공장에서 집회를 열었다. ⓒ 윤성효

이어 그는 "노동자들이 위장매각·위장폐업의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을 노동자들이 하고 있다. 마음이 무겁다. 원정투쟁단이 가는데 일본에서 머물러야 할 숙소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어떤 상황이 올지 모른다. 열심히 투쟁하자"고 다짐했다.

여성인데 삭발하고 머리띠를 두른 채 마이크를 잡은 이선이 금속노조 제이티정밀지회장은 눈시울을 붉혔다. 이 지회장은 "어제 밤새 고민했다. 제가 투쟁을 못해서 이런 일이 터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면서 "제가 잘했다면 동지들을 멀리 보내지 않아도 될 것인데, 많이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 투쟁은 2008년 매각될 때부터 시작되어 사실상 2년에 걸친 싸움이다. 씨티즌정밀이 고려TTR에 매각될 때부터 싸움은 시작되었다"면서 "앞으로는 울지 않겠다. 어차피 시작한 싸움이라면 이겨야 한다"고 다짐했다.

일본투쟁원정에 나선 진창근 부지부장은 "오늘 맨 바닥에 앉아 있는데, 그 마음으로 투쟁해서 이기자. 저희들이 일본에서 올 때 쯤이면 노동기본권이 확보되기를 바란다"면서 "투쟁이 빨리 끝나도록 열심히 하자"고 말했다.

금속노조, 제이티정밀 경영진을 검찰에 고발

금속노조 경남지부 제이티정밀지회는 이날 출정식을 연 뒤 곧바로 창원지방검찰청에 고발장을 접수시켰다. 고발장은 김선남·조준행 제이티정밀 공동대표이사와 일본 나카지마마사오 전 (주)제이티정밀 대표이사로 되어 있다.

업무상배임과 관련해 노조 측은 "한국씨티즌정밀은 2007년 자산 111억이었다. 고려TTR은 2008년 주주총회에서 한국씨티즌정밀 주식을 전부 매수하기로 하였는데, 주식대금 88만원을 지급하였다"면서 "한국씨티즌정밀의 재산을 헐값에 매각해 한국씨티즌정밀의 재산상태에 현저한 손해를 가하는 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

또 노조측은 "피고발인들의 주식양도·양수 행위는 명백한 고의가 있었다 할 것"이라며 "만약 그러한 범의가 없었다 하더라도 이 같은 결과 발생은 의도적으로 그와 같은 행위를 한 것이므로 업무상배임죄로 처벌받아 마땅하다"고 덧붙였다.

 전국금속노조 제이티정밀지회는 '위장 매각'이라며 진상규명을 촉구하며 5일부터 일본 원정투쟁에 나선다.
전국금속노조 제이티정밀지회는 '위장 매각'이라며 진상규명을 촉구하며 5일부터 일본 원정투쟁에 나선다. ⓒ 윤성효

 제이티정밀 조합원들은 '위장매각'의 진상규명을 위해 5일부터 일본 씨티즌정밀을 상대로 원정투쟁에 들어간다. 사진은 5일 창원 공장에서 열린 출정식에서 원정투쟁단이 인사하고 있는 모습.
제이티정밀 조합원들은 '위장매각'의 진상규명을 위해 5일부터 일본 씨티즌정밀을 상대로 원정투쟁에 들어간다. 사진은 5일 창원 공장에서 열린 출정식에서 원정투쟁단이 인사하고 있는 모습. ⓒ 윤성효

노조 측은 "고려TTR이 주식을 양수한 뒤 제이티정밀은 급격하게 자본 감소가 이루어지고, 2010년 현재 눈덩이처럼 늘어난 부채로 말미암아 폐업 위기에 처한 상태다"며 "결국 88만원이라는 주식 전부의 헐값 매각 이후에 순식간에 기업의 자본잠식이 이루어진 것"이라고 밝혔다.

제이티정밀 사측은 일본 씨티즌시계(주)의 발주량 감소 등으로 경영의 어려움을 겪고 있고, 매각과 폐업 결정에 있어 불법은 없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전국금속노조는 제이티정밀 경영진에 대해 업무상배임과 사기 등을 주장하며 5일 창원지검에 고발장을 냈다. 사진은 이날 창원공장에서 열린 '일본 원정투쟁 출정식'에서 이선이 지회장이 오상룡 지부장한테 고발장을 전달하고 있는 모습.
전국금속노조는 제이티정밀 경영진에 대해 업무상배임과 사기 등을 주장하며 5일 창원지검에 고발장을 냈다. 사진은 이날 창원공장에서 열린 '일본 원정투쟁 출정식'에서 이선이 지회장이 오상룡 지부장한테 고발장을 전달하고 있는 모습. ⓒ 윤성효


#제이티정밀#일본원정투쟁#금속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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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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