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에서만 맛볼 수 있는 귀한 게장이 있다. 이름하여 된장게장이다. 된장게장은 장기간 보존이 가능해 뱃사람들이 먼 바다에 나갈 때면 즐겨 담아가지고 갔던 풍습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된장게장은 간장게장과 마찬가지로 1차 간장을 부어 숙성시킨다. 어느 정도 숙성이 되면 꺼내어 된장 속에 파묻어 2차 숙성을 한다. 잘 숙성된 돌게를 고소한 된장소스에 버무려내면 별미 된장게장 완성이다. 주인장 부부의 오랜 노력의 결실이다.
"간장이 없을 때는 짠장을 썼어요. 돌게를 장에 담갔다 장을 따라 불고 된장에 박아 숙성시켜요. 이제 더 이상 말 안 해요, 비밀이거든요."
여수의 여성식당에 가면 간장게장과 양념게장은 기본이고 된장게장까지 한꺼번에 맛볼 수 있다. 6천원에 게장이 무려 3가지나 나온다. 찬도 푸짐하다. 갓김치, 갓물김치, 오이소박이,새우장, 굴젓에 조기매운탕까지 한상 떡 벌어지게 차려진다. 무려 찬이 15가지나 된다.
여기서 여담하나, 왜 여성식당일까? 상호에 호기심이 인다. 식당 내부를 살펴보니 오늘따라 여성분들만 있다. 여성분들만 이용하는 식당일까.
"고을麗, 이룰成, 여성식당입니다. '여수에서 최고의 음식점으로 성공을 이루겠다'는 뜻도 내포되어 있답니다."
상차림을 살펴보자. 먼저 게장3종 세트에 시선이 간다. 된장게장의 맛을 봤다. 이제껏 먹어왔던 간장게장이나 양념게장과는 전혀 다른 고소한 풍미가 입맛을 사로잡는다. 이게 게장이야 의아해 다시 한 번 확인했다.
된장게장은 씹을수록 고소한 풍미가 살아난다. 입안에서 게 껍데기를 쉬 뱉어낼 수 없는 이유다. 감칠맛이 가득 담겨있다. 게딱지에 비벼먹는 맛도 유별나다.
왜 게장에 된장을 넣었을까. 된장의 효능을 살펴보면 쉬 알 수가 있다. 쌀을 주식으로 하는 우리의 식생활에서 부족하기 쉬운 리신이 된장에 많이 들어 있어 식생활의 균형을 잡아준다. 또한 콜레스테롤이 체내에 쌓이는 것을 방지하고 면역력을 강화해준다.
된장은 콩으로 담근 장이 가장 좋다. 그 다음이 밀로 담근 장이다. 해열과 소화 기능이 있는 된장은 생선과 채소 버섯 등의 독을 제거해주는 효능도 있는데 오래 묵은 것일수록 좋다고 한다.
굴젓도 별미다. 굴 향이 살아있다.
"굴은 소금에 간해요. 그래갖고 김치 무치듯이 무쳐요." 갓 물김치도 좋다. 아삭한 오이에 소를 박은 오이소박이김치와 가오리회무침도 먹을 만하다. 게장세트와 15찬을 맛보려면 밥 한공기로는 어림없다. 어느새 자신도 모르게 공기 밥을 추가할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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