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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은 소통 프로젝트의 하나로 '미국을 위한 조직'을 통해 최근 발생한 중요현안에 대한 소식을 이메일로 전하는데, 백악관에 이메일을 등록한 기자도 종종 오바마 대통령이 사인한 이메일을 받는다. 토요일에 받은 이메일의 제목은 "The Gulf Coast"였고, 아래의 내용을 담고 있었다. 

 

플로이드 라세인씨는 4대째 굴을 따는 어부이다. (한국의 현충일 같은) 메모리얼데이였던 5월 31일부터 노동절인 9월 6일까지가 이들에게는 1년 수입을 한꺼번에 벌어들이는 대목인데, BP사의 기름유출사고가 그의 굴 양식업을 망쳐버렸다.

 

(우리나라로 치면 중학 2년생인) 8학년때 학업을 중단하고 할아버지를 따라 새우잡는 어부가 된 테리 베가스씨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지금이 새우철이라 1년생계를 좌우하는 데, 어장의 문은 닫혔고 그의 생계는 막막해졌다.

 

멕시코만에서의 기름유출은 야생동물의 생명을 앗아가고 있고, 마을 전체의 삶을 송두리째 뿌리뽑았다. 대대로 어부의 삶을 살던 이들이 이번 사고로 인해 불공평하게 고통을 당하고 있다.

 

피해가 멕시코만에 인접한 루이지애나주는 물론 플로리다주, 알라바마주까지  확산되면서, 6월 5일에 있었던 뉴스컨퍼런스에서는 걸프쇼어시 로버트 크래프트시장, 알라바마의 오렌지비치 토니 캐논 시장 등이 BP사의 부사장인 밥 프라이어씨에게 시민들의 좌절감을 토로했다.

 

특히 토니 캐논 시장은 "도대체 당신들이 보호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사람들이 누구냐, 왜 사고현장으로 대표들이 와서 직접보고 해결을 해주지 않는 것이냐"며 격앙된 어조로 질문을 퍼부었고, 이후 기자들에게  "BP사의 대처에 신뢰가 가지 않는다. BP사가 최고의 관심을 두고 있는 사람들은 주주들일 뿐"라며 탄식을 했다. 

 

지난 6월 4일에는 오바마대통령이 루이지애나 그랜드아일을 직접 방문, 지역주민들과 자영업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피해최소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약속했다.   

 

6월 5일 백악관이 밝힌 기름유출 확산규모는 과거 일어났던 비슷한 재난 중 최대규모다. 1만7500명의 국가경비대를 비롯하여 2만여명의 사람들, 1900척의 선박, 수백명의 과학자와 엔지니어들이 기름유출을 막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밤낮으로 일하고 있다.

 

또, 연방정부는 임시적인 보상액 6900만달러 상당을 경제적인 손해보상차원에서 BP사가 보상해줄 것을 요구했다. 그리고 사고의 원인을 규명할 초당적인 위원회를 구성하여 유전개발과 관련한 기존의 법과 기준을 대체할 방안을 마련토록 했다.

 

한편, 6월 3일 <보스톤 글로브>가 전한 수면에 뜬 기름에 갇힌 새들의 안타까운 사진에 BP에 대한 비난과 생태계파괴 우려의 댓글이 쇄도하고 있다. 루이지애나의 이스트그랜드섬 해안가에서 기름에 갇혀 꼼짝도 못하고 죽어가는 모습을 찍은 8장의 사진에 미국민들은 "왜 죄없는 생명이 죽어야 하는가, 뭔가 잘못되었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기름이 떠있는 수면은 잔잔해 보이기 때문에 새들이 내려와 앉는다. 그러다 기름에 갇히게 된 새는 온도조절 능력을 잃어 죽게 된다. 이미 멸종위기에 있는 바다거북이도 기름피해를 입어서 멸종을 막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것을 물론, 많은 생물들이 사고 이전 상황으로 돌아갈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있음을 <뉴욕타임즈>를 비롯한 주요언론들이 전하고 있다. 돌고래, 고래, 블루핀 참치, 새우 등의 바다생물 뿐만 아니라 주변 생태계 전체가 파괴되고 위험에 처해있다.  

 

사진. <보스톤 글로브>의 "기름에 갇혀" 화면캡쳐

http://www.boston.com/bigpicture/2010/06/caught_in_the_oil.html

 

사진. 문자를 통해 야생동물구호기금을 기부할 수 있음을 알리는 '국립야생동물연합' 웹사이트 캡쳐

http://www.nwf.org/Wildlife/Wildlife-Conservation/Threats-to-Wildlife/Oil-Spill/Mobile-Giving.aspx


#기름유출#BP#생태계파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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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조지아주 애틀란타에서 이코노미스트, 통계학자로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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