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22일 오전 8시 30분부터 UBC울산방송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된 울산 울주군수 후보자 토론회에서 주민들이 몰랐던 사실들이 후보자들의 입을 통해 밝혀지면서 관심을 모았다.

울주군수 선거에는 한나라당 신장열 후보와 민주노동당, 민주당, 국민참여당 등 야 3당 단일부호인 국민참여당 이선호 후보, 무소속 최병권 후보, 김용원 후보, 배병헌 후보 등 5명이 출마했고, 이날 방송토론회는 여론조사 지지도 5% 이상 후보자를 대상으로 했다.

토론에는 한나라당 신장열 후보, 국민참여당 이선호 후보, 무소속 최병권 후보가 참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국민참여당 이선호 후보가 포문을 열었다. 금품여론조사 사건을 두고 기초단체장들이 당선 무효형을 선고받거나 기소된 가운데 유일하게 울주군은 비서만 기소돼 벌금 500만 원을 선고 받은 것을 두고 신장열 한나라당 후보를 향해 "과연 군수는 비서가 언론사에 500만 원을 준 사실을 몰랐나"고 지적했다.

문제는 이어진 무소속 최병권 후보의 질의. 그는 울주군이 지역에 있는 울산국립대(울산과학기술대)에 500억 원의 예산을 지원하는 것을 두고 무용론을 제기한 뒤 신 후보의 자녀가 이 대학 교직원으로 채용돼 논란이 된 점을 문제 삼았다.

최병권 후보는 "60만 시민서명으로 설립되는 등의 시민 염원과 달리 지역 학생들을 거의 뽑지 않는 울산과기대에 과연 거액을 지원해야 하느냐"며 "국가가 지원해야 하며, 그 예산은 울주군의 열악한 초중고에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울산과기대에 고위공무원 자녀가 채용돼 낙하산 논란이 있는데 500억 원의 지원과 자녀의 채용이 연관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했다.

최근 언론에 보도된 (울산과기대 '낙하산.정실인사')  '고위공무원의 자녀가 교직원으로 채용돼 정실 인사의 논란에 시달리고 있고, 직원들이 낙하산인사를 거론하고 있다'는 내용을 인용한 것. 이에 대해 신장열 후보는 "과기대가 투명하게 직원을 공개채용했고,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답했다.

울산과기대 문제 왜 불거졌나?

1962년 박정희 정권에 의해 공업특정지구로 지정된 울산은 인구와 경제규모, 산업이 급속도로 발전해 갔다. 10만여 명에 불과하던 인구는 30년 만인 1990년대 100만 명으로 늘었다. 하지만 산업이 발전한 만큼 교육여건은 따라주지 않았다.

인구 100만 명이 넘었지만 4년제 대학은 여전히 한 곳밖에 없는 등 낙후된 교육여건을 지적하는 시민여론이 높다. 고교생들의 대학진학이 일반화되면서 울산지역 한 해 1만3000여명의 고교 졸업생 중 6000여 명이 외지로 유학을 갈 수밖에 없어 학부모들의 교육비 부담도 컸다.

2000년대 초부터 울산에 국립대학을 유치하자는 시민운동이 불붙기 시작했다. 범시민추진단이 구성돼 60만 명의 시민 서명운동을 받았고, 특히 노무현 대통령은 2002년 대선에서 울산국립대 설립을 공약했다.

노 대통령 취임 후 대학 구조조정이 시작되면서 "타 지역과의 형평성 문제"를 지적하는 교육관료들의 반대에도 "형평성은 대학이 없는 곳에 대학을 짓고, 많은 곳은 구조조정을 하는 것"이라며 울산국립대 설립을 관철시켰다.

2005년 9월 울산국립대 설립이 확정되자 시민들은 "최대 숙원이 해결됐다"며 환호했다. 하지만 이후 대학 건물이 들어서고 2009년 개교한 울산과기대가 뽑은 첫 학생들은 전국 상위 5% 우수학생들. 전액 무상교육을 한다는 당근도 내걸었다.

지역대학 정원 확보를 위해 벌였던 시민운동은 모두 허사로 돌아간 셈이됐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이같은 울산과기대에 울주군이 지난해 30억 원을 지원하고, 올해부터 10년간 매년 50억 원씩 모두 500억 원을 지원하겠다는 하는데 대한 문제제기가 나온 것. 특히 울산과기대 교직원 고위공무원 자녀 채용 의혹과 대학 지원금 500억 원이 연관 관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제기로까지 확대된 것.

울주군수 선거에서 울산과기대 지원 문제와 직원 채용 의혹 등의 변수가 어떻게 작용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울산과기대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