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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학아세란 자기가 배운 것을 올바르게 펴지 못하고 그것을 굽혀가면서 세속에 아부하여 출세하려는 태도나 행동을 가리키는 말이다.

출전은 <사기> 유림전(儒林傳)으로 이 말은 중국 한(漢)나라의 경제(景帝) 때, 강직하기로 이름난 원고(轅固)라는 학자가 엉큼하고 비열한 공손홍(公孫弘)이라는 학자에게 "배운 것을 굽혀 세상에 아부하는 일이 없도록 하게(務正學以言 無曲學以阿世)"라고 충고한 고사에서 비롯된 말이다. 또한 혹세무민이란 세상을 어지럽히고 미혹하게 하여 속인다는 뜻으로 우리에게 알려져 왔다.

지난 20일 MBC 'PD수첩'은 방송을 통해 건설업자 정모씨의 '상납 일지'를 폭로했다. PD수첩은 이 과정에서 정씨로부터 접대를 받은 현직 검사장 2명 등 일부 검사들의 실명도 거론했다.

경남지역 건설업체 사장 정모씨는 1984년부터 25년간 부산·경남지역의 검사 100여명에게 향응을 제공한 것은 물론 성접대도 했다고 주장하면서 검사 57명의 접대 내역을 공개해 파문을 일으켰다.

김준규 검찰총장은 21일 MBC PD수첩의 '검사와 스폰서' 편 보도와 관련, "보도된 주장이 사실이라면 검찰로서는 창피하고 부끄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검찰이라는 조직은 매우 특수한 조직이다. 기소권을 독점하고 있고 경찰은 수사권에도 검찰의 지휘감독을 받는다. 누구보다 높은 도덕성을 기반으로 독점된 기소권과 수사권을 행사하여야 한다.

법무부 훈령 제581호 '검사윤리강령'에도 "검사는 민주사회를 구현해야 할 책임을 완수하기 위해 스스로 높은 도덕성과 윤리 의식을 갖추고 투철한 사명감과 책임감을 바탕으로 검사 직무를 수행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어떠한가? 성접대와 뇌물사건의 구설수가 끊이지 않고 있고, 조직폭력배와 연관설, 재벌과의 밀착관계, 권력자에 아부하는 정치검찰이라는 오명에 이르기까지 어느 하나 자유롭지 못한 지경까지 왔다.

참으로 개탄스럽다. 위의 내용이 사실이라면 자신들은 특수조직을 구성하고 온갖 비리를 즐기면서, 배고프고 힘없는 일반인들에게는 법을 강요하고, 조직폭력배, 재벌, 정치 엘리트들에게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 것이 아닌가? 
 
검찰 출신 김모 변호사는 "검찰이 휘두른 칼은 자칫 잘못하면 악마의 칼이 될 수 있다"며 "이명박 정부에 들어 검찰이 정치적 편파성에 따라 수사하고 기소하는 일이 비일비재해졌다"고 평가했다.

1948년 검찰조직이 탄생한 이래 요즘과 같이 부끄러운 일들이 많은 적은 없었던 것 같다. 한명숙 총리의 뇌물수수사건에 대한 무리한 기소에서부터 미네르바 사건, 촛불정국과 용산참사 그리고 작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무리한 수사로 인한 서거는 우리 역사에 권력자와 검찰의 유착 단면을 보여주었다.

요즘 나오는 검찰에 관련된 기사를 보면서 떠오르는 한자성어는 곡학아세와 혹세무민이다. 배운 것을 굽혀 세상에 아부하는 자들과 세상을 어지럽히고 미혹하게 하여 속이는 자들의 그들만의 잔치가 공개된 것이다. 또한 그들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사회 곳곳에서 일어나는 곡학아세와 혹세무민으로 대한민국은 병들어가고 있다.

덧붙이는 글 | 한토마에 올린 글입니다.



태그:#검찰, #섹검, #검찰 성접대, #성접대 뇌물, #뇌물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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