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주가지수가 3월 한달 동안 100포인트 이상 상승하며 4월 초까지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다. 향후의 주가추이를 예측하는 데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은 역시 외국인들의 향방이다. 외국인들은 3월 이후 주가를 끌어올리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고, 이에 따른 국내 개미투자자들의 펀드 환매 열풍까지도 잠재우며 4월 들어서도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아시아경제 4월 13일자 <개인펀드 팔고 외국인은 사고> 기사를 보자.

 

코스피 지수가 1700을 넘어서자 개인들의 펀드 환매가 이어지고 있는 반면에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은 한국 관련 펀드로 계속 들어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현대증권과 해외 뮤추얼 펀드 조사 기관 EPFR에 따르면 지난 (4월)1일부터 7일까지 한국 관련 펀드로 연초 이후 최대폭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 이는 일주일 기준으로 올해 최고 수준의 유입세다.

 

또한 4월 14일자 서울경제 <"코스피 2분기 1,850P까지 간다">에선 HMC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의 말을 인용 "외국인 순매수로 대표되는 글로벌 유동성이 국내 주식시장에 꾸준히 유입되며 2/4분기 중 코스피 지수가 1,850포인트까지 오를 수 있다"고도 했다.

 

이처럼 외국인들이 국내 투자자들이 외면하고 있음에도 증시에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것은 '달러캐리트레이드'로 이야기되는, 미국의 저금리기조 지속으로 인한 풍부한 유동성과 국내 증시의 낮은 PER등 경제 전반의 여건에 기인한 바가 크다. 이는 이전 기사 '4월 뜨거운 진주, 한국증시'에서 이야기했던 바다. 이번 기사에서는 이러한 '경제여건' 이외에 투자자들의 심리가 반영되는 주가흐름을 진단하는 기사들에 주목해 보고자 한다. 중앙일보 4월 16일자 <대량 펀드 환매… 외국인은 즐기고 있다>

 

"주가 상승->펀드환매->외국인 '사자'->개인투자자 '사자'->외국인 '팔자'->주가 하락" 과거 주식시장에서 자주 나타났던 흐름이다. 결과는 간단하게 요약된다. '승자는 외국인, 패자는 개인투자자.' 관심은 이번 대량 펀드 환매 이후에도 이런 현상이 재연될 것인가다. 과거 사례를 분석한 신영증권은 "이번에도 같은 결과가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 주가가 올라가자 개인들이 다시 주식을 사들이는 모습도 늘 반복됐다. 이어 외국인이 주식을 팔았고, 주식시장은 다시 싸늘해 졌다. 대표적인 예가 펀드 열풍이 불었던 2007년 하반기다. … 그해 11월 주가가 2000대까지 치솟자 펀드에 자금이 밀려들었다. 그때 외국인은 주식을 팔았다. 2007년 5월 ~ 2008년 3월 외국인이 처분한 주식만 40조원에 이른다.

 

이 기사에 따르면, 2007년 급격한 펀드 열풍 이후 급속하게 그 열기가 식으며 대부분의 국내 투자자들의 펀드 수익률을 반토막에 가깝게 깎아내렸던 것을 주도했던 것은 외국인들이다. 당시 국내 개미 투자자들의 손실은 고스란히, 순식간에 수익을 실현한 외국인들이 가져간 셈이 됐다.

 

최근 외국인들의 '바이코리아' 행보는 2007년 당시의 흐름과 유사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외국인들의 최근 행보는, 국내 주식을 사들이며 개인투자자들이 주식투자에 동참하도록, 증시에 훈풍을 불어넣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이러한 '전략'이 근거없는 것이 아님을 시사하는 기사가 있다. 아시아경제 4월 16일자, <단기자금 '눈덩이' 2006년 '판박이'? -2월 시중자금 단기화비율 19%대로 올라… 주식시장 유입 가능성>이다.

 

새로운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시장 눈치만 보고 있는 시중자금이 갈수록 단기화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2006년 금융상황과 현재 상황이 유사하다며 조만간 주식시장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온다. … 실제 대표적인 단기수신상품인 MMF는 지난달 16일 5개월 만에 80조원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 CMA 잔액은 지난 12일 현재 41조 5504억원으로 올 들어 3조 3166억원이나 늘어났다. … 한편 전문가들은 대기성 단기자금들이 조만간 증시로 몰릴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 유익선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저금리 정책으로 은행 예금금리가 낮고 대세 하락이 점쳐지고 있는 부동산 시장에도 자금이 유입되긴 어려울 것"이라며 "단기 부동자금이 조만간 주식시장으로 이동해 주가 상승을 견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금리와 부동산 대세하락 등으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는 시중 자금이 대거 MMF나 CMA와 같은 단기 금융상품에 몰려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또한, 어느 하나 고수익률이 예상되는 투자처가 있다면 언제든 그쪽으로 자금이 급격하게 몰려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현재 주식시장은 단기적으로 호재가 많아 결국 이러한 단기자금이 주식으로 몰릴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2007년 펀드 열풍 당시를 분석, 비교한 위의 기사와 그 아래, 시중 단기 자금의 증시 유입 가능성을 점친 두 기사가 절묘하게 연결된다. '2007년 시나리오'를 반복할 가능성이 작지 않은 것이다. 금년 상반기, 단기적으로 봤을 때 증시 호재를 얘기하는 다음의 기사를 보자. 한국경제 4월 15일자 <외국인 심리 호전…MSCI 선진지수 편입 가능성 높아져>이다.

 

무디스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올린 것은 1700선에서 방향성을 탐색하는 국내 증시에 추가 상승 동력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과거와 달리 외국인 매수세가 강하게 유입되고 있는 데다 오는 6월로 예정된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선진지수 편입 결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구 센터장(구진희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신용등급 상향에 이어 선진지수 편입까지 이뤄질 경우 외국인들이 연간 20조원 가량의 한국 주식을 더 사들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같은 기사에서, 이러한 단기 호재를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기사 말미에 함께 실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 팀장은 "2007년 7월 등급 상향조정 이후 코스피 지수가 2000선을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에 도달했지만 그때를 고점으로 1년 넘게 약세장이 이어졌다는 점을 떠올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지금은 고점에 대한 피로감이 커진 상황인 데다 신용등급 상향은 후행적으로 이뤄지는 이벤트라는 점에서 증시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

 

무디스 국가신용등급 상향, MSCI선진지수 편입 등 단기적으로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만한 사안들이 있으나, 그 영향력을 확대해석하는 것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2007년 시나리오를 떠올려 볼 때, 그리고 위의 기사를 볼 때, 단기적인 호재에 급격히 증시로 자금이 쏠리는 것은 자칫, 외국인들의 차익실현을 위한 대량 이탈로 인한 '급락'의 위험을 동반한 현상이 될 것이다. 증시를 주도하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금은 '휘발성'이 매우 강함을 유념해야 한다.

 

개인투자자들의 투자자금이 많은 부분, 노동의 대가일 것이라는 점을 상기해 볼 때, 2007년 외국인 주도의 펀드 버블 붕괴와 그로인한 개인투자자들의 대량손실은 너무나도 안타까운 일이었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난 2010년, 증시를 주도하고 있는 것은 여전히 외국인들이며, 현재까지는 2007년 버블붕괴 당시와 동일한 시나리오를 보이고 있다. 우리의 개미 투자자들, 펀드에 대해선 이미 '절실히' 학습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다시 한번 외국인들의 뒤를 좇다 손실의 아픔을 겪는다면, 이는 '눈뜨고 코베이는' 꼴이 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국내증시를 주도하고 있는 주체 세력은 외국인들이라는 것, 그리고 그러한 외국인들의 투자패턴과 성향을 이해하는 것이다. 경제전망이나 단기적인 호재만을 보고 국내 증시를 판단하는 것은 반만 보고 전체를 판단하는 것과 같다.


#증시#펀드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글쓰는 것을 좋아하고 글을 통해 세상과 만나는 기쁨을 느끼고자 합니다. 오마이 뉴스를 통해 사회에 대한 시각을 형성해 왔다고 믿는데 이제는 저의 작은 의견을 개시할 수 있는 기회를 통해 적극적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고자 합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