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5일 오후 여수엑스포시민포럼 제22차 정례포럼에서 '감사원 여수박람회 준비실태 감사결과 성찰 및 해결방안 찾기'라는 주제로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5일 오후 여수엑스포시민포럼 제22차 정례포럼에서 '감사원 여수박람회 준비실태 감사결과 성찰 및 해결방안 찾기'라는 주제로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 심명남

D-786(5일 기준)일을 앞두고 있는 여수세계박람회 준비에 빨간불이 켜졌다.

2012년 '살아있는 바다 숨쉬는 연안'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여수해양엑스포가 월드컵과 올림픽의 2~3배 수준인 800만명의 관람객을 유치할 것이라는 당초의 예상과 기대가 사실상 허황된 것일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

지난달 23일 감사원이 발표한 여수 해양엑스포 준비상황에 대한 감사 결과, 여수엑스포가 부실 엑스포로 전락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여수엑스포 시민포럼이 밝힌 (감사원) 감사결과에 의하면 "총사업비 2조1천억(자체수입 7380억+ 민간투자유치 7264억 + 국고 6356억)중 70%에 달하는 민간투자와 자체수입이 원활치 않아 정부의 재정지원 등이 뒷받침 되지 않으면 사업추진 자체가 곤란하다"며 "전시장 조성과 엑스포타운 건설 지연으로 부실공사와 외국인 수용에 차질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시내도로 확충 미흡으로 박람회장 연결 도로망이 부실해 교통대란이 우려되고, 1만3000실 규모의 고급숙박시설 부족이 예상된다"며 숙박대란도 예고했다. 감사원은 또 "엑스포 핵심시설인 Big-O(바다전시장) 완공시점 지연으로 개막행사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며 "참가국 유치부진과 여수프로젝트 추진이 불투명해져 부실박람회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5일 오후 5시 30분 여수시 남해화학 사택 세미나실에서 여수엑스포시민포럼 주관으로 22차 정례포럼 토론회가 개최되었다.

시민포럼은 엑스포 관련 주요 7명의 패널을 초청 '여수박람회 준비실태 감사결과에 대한 성찰과 해결방안 찾기'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해 패널간 열띤 공방전이 펼쳐졌다.

이상훈 엑스포 시민포럼 사무처장은 "감사원에서 발표한 세계박람회의 총체적인 부실이 언론에 대서특필 되어 지역민들의 심정은 참담하다"며 "이 같은 현실속에 각 기관들이 냉정히 머리를 맞대고 포기할 것과 극복할 것을 되짚어 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이번 토론회의 취지"라고 설명했다.

 5일 오후 여수엑스포시민포럼 제22차 정례포럼에서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조직위원회 김재철 기획총괄과장(가운데)이 토론회 도중 발의 하고 있다.
5일 오후 여수엑스포시민포럼 제22차 정례포럼에서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조직위원회 김재철 기획총괄과장(가운데)이 토론회 도중 발의 하고 있다. ⓒ 심명남

조직위 기획총괄 과장 "엑스포 준비 차질없다"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조직위원회 김재철 기획총괄과장은 "작년 10월에 감사를 실시해 반년이 흐른 지금 우려가 많이 해소 되었다"라며 "전시관과 엑스포 타운은 2012년 전에 완공할 것이다. 사업비는 국가가 선 투자하고 후에 갚으면 된다. 다만 문제는 운영비라며 사업을 하다 보니 예상 못한 부분이 있어 협의 중이다"고 말했다.

그는 "문제는 1만 3000석의 고급숙박시설인데 사후를 위해 꼭 필요한 것만 짓고 나머지는 여수를 벗어나면 1시간 거리에 숙박시설이 있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또한 엑스포에 파견된 공무원들이 자주 교체되다 보니 책임감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 "앞으로 엑스포업무에 파견된 공무원은 위원장이 직접 면담한다. 이들은 2년 이상 파견 후 3년째 복귀할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수프로젝트에 대해서도 고민을 하고 있다. 엑스포 조직위가 민간재단이기 때문에 민관이 사업을 동시 추진하는데 여수 시민단체들이 전폭적으로 신뢰를 보내 달라"고 주문했다.

이후 김 과장은 엑스포 토론회 도중 1시간도 자리를 지키지 못하고 서울행 비행기 예약시간으로 급히 자리를 떠났다. 지역민의 여론과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해 사안을 전해야할 조직위의 중요 인사가 달아오른 토론회에 김을 빼놓은 것이다. 자리를 차지한 100여명의 방청객들은 "1시간도 못 있다 가려면 뭐하러 왔냐?"는 비난을 사기도 했다.

이어 전라남도 세계박람회 지원관실 김용 기획홍보계장은 "감사원 지적사항 중 지금까지 못한 것도 있지만 (앞으로 잘하라는) 환기 차원에서 지적된 부분도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과거 유치당시 월드컵과 올림픽에 버금가는 행사로 준비하려 했는데 지금은 환상을 버려야한다. (여수가)해양엑스포로 SOC확충이 우선이다"라며 "엑스포 이후를 생각해서 다소 현실과 동떨어진 것은 현실적으로 접근해 주기 바란다"는 축소발언으로 방청객들의 강한 항의를 받기도 했다.

여수시 세계박람회지원단 이경우 지원과장은 또 "1997년부터 엑스포를 개최하기 위해 앞만 보고 달려왔다"며 "실무적 한계에 부딪혀 울고 싶어 울지 못할 때 시민단체가 큰 힘이 되었다"며 "시내 진입도로인 터미널부터 박람회장까지 3차선을 내야 하는데 기채(빚)를 내야 할 판이다"며 "여수시가 조직위와 분과위에 건의해 해결해야 할 사항이 많다"고 말했다.

 5일 오후 여수엑스포시민포럼 제22차 정례포럼에서 여수시의회 세계박람회지원특위 고효주 위원장이 토론회 도중 발의 하고 있다.(왼쪽부터 이상훈 총장, 고효주 위원장)
5일 오후 여수엑스포시민포럼 제22차 정례포럼에서 여수시의회 세계박람회지원특위 고효주 위원장이 토론회 도중 발의 하고 있다.(왼쪽부터 이상훈 총장, 고효주 위원장) ⓒ 심명남

여수박람회준비 "문제는 예산확보와 인적쇄신이 급선무다"

특히 여수시의회 세계박람회지원특위 고효주 위원장은 "여수엑스포 준비 사업비는 대전 엑스포의 1/2수준도 못 된다"며 "다른 것은 몰라도 감사원이 지적한 1만 3000석의 특급호텔은 여수시의 사후를 위해 지어서도 안 되고 지을 수 없다는 것은 동의한다"며 "대신 정부가 국고를 지원해 진입도로 건설에 특단의 조치를 내려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여수시가 양보한 만큼 받아 내야한다"며 빅딜을 강조했다.

또한 "감사결과 엑스포가 준비가 허술하고 무산되는 분위기 속에 책임자는 분명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고 이어 여수시박람회준비위원회 집행위원장과 여수시 박람회자문위원장 발의가 계속 이어졌다.

마지막으로 천상국 여수엑스포 시민포럼 사후활용분과위원장은 "현재까지 준비해 온 사후활용 용역도 무용지물이 되었다"며 "이번에 발표된 감사결과는 상당한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감사원의 감사목적은 사업추진 장애요인 해소와 예산 낭비요인 사전제거로 예산을 지원하는 것인데 문제는 예산이 제대로 수반이 안되기 때문에 생겨난 일이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사후활용 계획을 멋지게 세우기 보다는 예산확보가 가장 절실해져 뭔가 앞뒤가 안 맞고 있다"며 "해결방안은 사업예산을 확보할 수 있도록 여수시가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어야 한다"고 일갈했다.

방청객으로 참석한 조삼랑씨는 "여수시가 꼭 시내를 통과하는 도로확장에만 목매고 있을 게 아니라 자동차 전용도로가 뚫리는 만성리에 인터체인지와 대형주차장을 건설하고 터널을 넓혀 엑스포장까지 오는 시스템을 만들면 더 저렴한 비용으로 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5일 오후 여수엑스포시민포럼 제22차 정례포럼에서 100여명의 시민들이 토론회를 지켜보고 있다.
5일 오후 여수엑스포시민포럼 제22차 정례포럼에서 100여명의 시민들이 토론회를 지켜보고 있다. ⓒ 심명남

한편 감사결과를 두고 지역민들은 정부가 4대강 사업에만 몰입하느라 여수 세계박람회에는 관심이 없는 것 아닌가?라는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이에 지역민들은 정치권에서 여수세계박람회에 대한 국회지원 특위를 재구성해 박람회 조성사업을 책임 있게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중앙에 있는 엑스포 조직위원회의 핵심 간부는 작년 10월에 실시된 감사결과가 현실과 차이가 많다고 에둘러 대고 있다. 5개월이 지난 지금은 엑스포 준비는 별 차질이 없다는 것이다. 이는 엑스포에 대한 기대를 거는 지역민과 전 국적인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고 싶지 않아서 일 수도 있다.

그러나 최근 3월 24일 발표된 감사원의 비현실적인 감사발표는 엑스포 준비와 지원에 대한 정부의 지원과 약속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부실엑스포로 전락할 수 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되었다. 또한 그만큼 발빠르게 대응하지 못한 실무진의 무능을 보여주는 한 단면일 수도 있다.

지역민의 우려와 실망이 그저 기우로 끝나길 바란다. 또한 엑스포 조직위원회는 감사결과에 대해 지역민들이 더 이상 절망으로 치닫지 않도록 안일한 태도를 버리고 차질 없는 엑스포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여수해양엑스포#여수시민포럼#엑스포 사후활용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네가 하고 싶은 일을 남에게 말해도 좋다. 단 그것을 행동으로 보여라!" 어릴적 몰래 본 형님의 일기장, 늘 그맘 변치않고 살렵니다. <3월 뉴스게릴라상> <아버지 우수상> <2012 총선.대선 특별취재팀> <찜!e시민기자> <2월 22일상> <세월호 보도 - 6.4지방선거 보도 특별상> 거북선 보도 <특종상> 명예의 전당 으뜸상 ☞「납북어부의 아들」저자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