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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신 : 15일 밤 10시]

 한명숙 전 국무총리에게 인사청탁과 함께 5만달러를 준 혐의로 기소된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이 15일 저녁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을 마친 뒤 들것에 실려 법정을 나서고 있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에게 인사청탁과 함께 5만달러를 준 혐의로 기소된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이 15일 저녁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을 마친 뒤 들것에 실려 법정을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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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명숙 전 국무총리에게 인사청탁과 함께 5만달러를 준 혐의로 기소된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이 15일 저녁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을 마친 뒤 앰블런스로 옮겨지고 있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에게 인사청탁과 함께 5만달러를 준 혐의로 기소된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이 15일 저녁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을 마친 뒤 앰블런스로 옮겨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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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에게서 인사청탁과 함께 뇌물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한명숙 전 총리가 15일 저녁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을 마친 뒤 귀가하고 있다.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에게서 인사청탁과 함께 뇌물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한명숙 전 총리가 15일 저녁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을 마친 뒤 귀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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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의 오락가락 진술이 계속되고 있다.

15일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된 한명숙 전 총리의 네 번째 공판에서 곽 전 사장은 다시 한번 검찰에서의 진술 내용을 번복했다. 게다가 곽 전 사장은 법정뿐 아니라 검찰 조사에서도 여러 번 엇갈린 진술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술 후유증으로 기억 나빠졌다는 게 곽 전 사장이 내놓은 해명이지만 진술의 신빙성은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곽 전 사장 또 오락가락... "한 전 총리에 청탁한 적 없어"

 한명숙 전 국무총리에게 인사청탁과 함께 5만달러를 준 혐의로 기소된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이 15일 저녁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을 마친 뒤 들것에 실려 법정을 나서고 있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에게 인사청탁과 함께 5만달러를 준 혐의로 기소된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이 15일 저녁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을 마친 뒤 들것에 실려 법정을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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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 전 사장은 이날 한 전 총리가 자신의 공기업 사장 선임에 개입했다는 취지의 검찰 조서 내용을 부인했다. 곽 전 사장은 "5만 달러는 평소 고마워서 준 것"이라는 기존 주장에 더해 한 전 총리에게 "어떤 인사청탁도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 전 총리에게 그런 이야기(인사 청탁)는 하지 않았다"며 "내가 총리에게 청탁할 위치도 아니고 필요성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증인 신문에 나선 백승헌 변호사가 "그럼 왜 검찰에서 한 전 총리가 정세균 당시 산업자원부 장관에게 부탁을 했고 정 전 장관은 차관에게 손을 써서 (석탄공사에 지원하라고) 연락한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느냐"고 따지자 "제가 착각을 했는지 오해였는지, 그런 필링(느낌)이 와서 그랬다"고 밝혔다.

특히 곽 전 사장이 "제가 부탁하지 않았다면 한 전 총리가 정세균 전 장관에게 저를 도와주라고 했겠느냐"고 진술한 내용이 포함된 검찰 조서를 공개하자 "이게 제가 조사 받은 내용인가요?"라고 되물어 법정이 술렁이기도 했다.

곽 전 사장의 진술 번복은 또 있었다. 변호인단이 공개한 또 다른 검찰 신문 조서를 보면 곽 전 사장은 "석탄공사 사장 공모에서 탈락한 후 한 전 총리가 5만 달러에 대해 미안하다고 했느냐"는 검사의 질문에 "미안하다고 하지는 않았지만 조치가 있을 것으로 생각했고 얼마 후 있었다.(남동발전 사장으로 가게 됐다) 한 전 총리가 '노무현 대통령이 해양수산부 장관을 퇴임할 때 곽 전 사장이 만년필을 선물한 사실을 기억하고 있다'고 말해 가만히 있으면 다른 자리로 가겠구나 생각했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곽 전 사장은 "지금 생각해보니 당시 그건 내 추측이었고 필링(느낌)이었다"고 거듭 부인했다.

검찰에서도 엇갈린 곽영욱의 진술

이날 공판에서는 곽 전 사장이 검찰 조사에서도 여러차례 엇갈린 진술을 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곽 전 사장은 검찰 조사에서 석탄공사 사장 지원시기와 5만 달러를 건넨 시기에 대해 말을 바꿨다. 변호인단은 곽 전 사장의 말바꾸기를 집중 거론하면서 진술 신빙성 문제를 집중 제기했다.

백승헌 변호사는 "검찰 조서를 보면 곽 전 사장은 총리 공관 오찬 이후 석탄공사 사장에 지원했다고 말했다가 나중에 석탄공사 사장에 지원을 하고 5만달러를 준비해 오찬 자리에서 한 전 총리에게 전달했다고 말을 바꿨다"며 이유를 캐물었다.

변호인단이 공개한 검찰 조서에 따르면 처음 검찰 조사에서 곽 전 사장은 5만 달러를 전달한 시점에 대해 "남동발전 사장으로 취임(2007년 3월)한 후 고마운 마음에 총리 관저에 가서 5만 달러를 한 전 총리에게 줬다"고 진술했다.

이에 대해 곽 전 사장은 "진술이 바뀐 것이 아니라 수술로 인해 기억력이 떨어져서 그렇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변호인 측은 "검찰 신문 조서를 보면 산업자원부로부터 석탄공사 공모 권유를 받은 시점에 대해 '골프를 치던 중 16홀 정도 돌았을 때'라고 구체적인 상황이 묘사돼 있다"며 "총리 오찬과 공기업 사장 공모와 관계가 없는데 있는 것처럼 하기 위해 그런 것 아니냐, 날짜는 기억 못할 수 있어도 일의 선후 관계가 바뀌기는 어렵다"고 추궁했다.

10만 달러 -> 3만 달러 -> 5만 달러... 달라진 진술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에게서 인사청탁과 함께 뇌물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한명숙 전 총리의 공판이 열린 가운데 15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한 시민이 법정 앞을 지나가고 있다.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에게서 인사청탁과 함께 뇌물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한명숙 전 총리의 공판이 열린 가운데 15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한 시민이 법정 앞을 지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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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공판에서는 또 곽 전 사장이 검찰 수사 초기 한 전 총리 측에 "10만 달러를 줬다"고 진술한 적이 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검찰이 곽 전 사장의 부인의 해외(미국 뉴욕) 송금 내역 자료를 들이밀며 당시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에 간 한 전 총리 등 정치인들에게 건네기 위한 돈 아니냐고 추궁하자 시인했다는 것이다.

곽 전 사장은 "당시 검사가 무서워서 나도 모르게 그렇게 이야기 했다"며 "나중에 부장검사와 심야면담 때 '거짓말이었다'고 실토했다"고 밝혔다. 곽 전 사장은 지난 2차 공판에서는 처음에는 한 전 총리에게 건냈다는 돈을 3만 달러라고 했다가 나중에 5만 달러로 번복했다는 사실을 밝히기도 했다.

곽 전 사장은 이어 "돈을 줬다는 정치인에 대해 진술하면서 한 전 총리의 이름을 먼저 검찰에 이야기했느냐"는 변호인의 질문에 "내가 미쳤느냐, 검사가 자료를 가지고 이야기를 했다"고 부인했다. 곽 전 사장은 "검사가 횡령액 사용처를 추궁하면서 대한통운 쪽에서 제보가 많이 들어오는데 돈을 준 정치인에 대해 말하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이전 공판에서 불거진 강압수사 논란에 대해 곽 전 사장의 구치소 출정 기록을 공개하면서 "강압 수사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곽 전 사장을 조사한 이태관 검사는 "조사 시간이 자정을 넘긴 적은 거의 없었고 늦게 구치소로 들어간 다음 날은 대부분 오후에 검찰에 소환을 했다"며 "곽 전 사장의 자백이 강압 수사 때문인 것처럼 비쳐진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하지만 검찰이 공개한 자료에는 곽 전 사장이 한 전 총리에게 5만 달러를 전달했다는 진술을 번복한 채 침묵을 지켜오던 지난해 11월 19일, 오전 10시에 검찰청에 나와 자정 무렵까지 조사를 받았고, 자정이 넘어서는 변호인 입회 없이 이튿날 새벽 2시까지 권오성 부장 검사를 면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달 16일에는 자정 넘어 이튿날인 17일 새벽 1시 15분에 구치소에 복귀했으나 오전 9시에 검찰에 소환되기도 했다.

검찰의 반격... "강압 수사 없었고 수뢰 정황 충분"

곽 전 사장은 19일 새벽 면담에서 "부장 검사가 건강을 걱정해 줬고 정치인에게 돈을 준 사실에 대해 왜 거짓말을 했느냐는 등의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보통 정치인 수사를 하면 부장 검사 면담을 한다"며 "당시 곽 전 사장이 입을 열지 않으니 (이전 진술은) 거짓말 한 것으로 하고 (정치인) 수사는 하지 않겠다는 조서를 작성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검찰은 또 당시 오찬 장소에 서랍이 달린 가구가 있었고 화장실이 딸린 드레스룸이 있다는 사실을 공개하면서 한 전 총리의 수뢰 정황을 증명하려 애쓰기도 했다(자세한 내용은 2신 참조).

이날 공판에는 곽 전 사장과 함께 총리공관 오찬에 참석한 강동석 전 장관이 증인으로 나와 "오찬 자리에서 인사청탁은 없었다"며 "오찬이 끝나고 4명(한명숙-강동석-정세균-곽영욱)이 동시에 오찬장을 나왔으며 한 전 총리가 '잘 부탁한다'는 말하는 것을 들은 적이 없다"고 증언했다(자세한 내용은 3신 참조).

다만 "검찰에 한 전 총리와 곽 전 사장이 친분이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진술 했는데 이유는 뭐냐"는 검사의 질문에 강 전 장관은 "한 전 총리가 곽 전 사장에게 정중하게 말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서로 존중하고 있구나는 인상을 받았다"고 답했다.

하지만 "당시 오찬자리가 정세균 장관 등에게 한명숙-곽영욱 두사람의 친분을 과시하거나 부탁하는 자리가 아니었나"는 질문에는 "그런 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한편 이날 공판은 오전 10시에 시작돼 밤 9시까지 11시간동안 계속 됐다. 검찰은 권오성 부장 검사를 비롯해 이전 공판 때보다 1명이 많은 4명의 수사 검사가 모두 법정에 나와 곽 전 사장의 진술을 지켜봤다. 검찰과 변호인 측은 증인 신문 중간중간 "적절치 않은 질문"이라거나 "명백한 유도 신문"이라는 등의 설전을 주고 받으며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17일 열릴 5차 공판에는 박남춘 전 청와대 인사수석과 문해남 전 청와대 인사비서관 등이 증인으로 나와 곽 전 사장이 남동발전 사장으로 가게 된 경위 등을 진술할 예정이다.

[3신 : 15일 저녁 8시 30분]

증인으로 나온 강동석 전 장관 "한 전 총리, 청탁한 적 없다"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에게서 인사청탁과 함께 뇌물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한명숙 전 총리의 공판이 열린 15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총리 공관 오찬에 동석했던 강동석 전 건설교통부 장관이 증인으로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들어서고 있다.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에게서 인사청탁과 함께 뇌물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한명숙 전 총리의 공판이 열린 15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총리 공관 오찬에 동석했던 강동석 전 건설교통부 장관이 증인으로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들어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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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과 함께 총리공관 오찬에 참석했던 강동석 전 건설교통부 장관은 곽 전 사장과 다른 진술을 내놨다.

이날 공판에 증인으로 나온 강동석 전 장관은 먼저 당시 오찬 자리에서 곽 전 사장과 관련해 "한 전 총리가 어떤 부탁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강 전 장관은 "(당시 오찬 자리에서)덕담으로 곽 전 사장을 칭찬할 수는 있겠지만 '유능한 CEO'라는 등의 노골적인 이야기는 없었다"며 "검찰 조사에서도 청탁은 없었다고 분명히 이야기했지만 조서에는 빠졌다"고 말했다.

"오찬이 끝나고 한 전 총리가 '잘 부탁합니다'라고 인사했다"는 곽 전 사장의 진술에 대해서도 "그런 이야기하는 것을 듣지 못했다"며 "일국의 총리가 아래 사람에게 무슨 부탁을 하겠느냐"고 반박했다.

오찬이 끝나고 오찬장을 나선 순서에 대해서도 다른 진술이 나왔다. 강 전 장관은 "오찬이 끝나고 네명이 거의 동시에 일어나 오찬장에서 나왔다"며 "한 전 총리와 곽 전 사장이 늦게 나오거나 뒤처진 기억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 전 총리는 총리공관 현관까지 나와 배웅했고 서로 인사를 나누었다"며 "네사람이 거의 동시에 오찬장을 나와 현관까지 가는 데 걸린 시간은 1분 미만이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찬이 진행되는 동안 곽 전 사장이 돈을 줄 낌새가 있었느냐"는 변호인의 질문에 "전혀 없었다"고 했고 "단둘이 남아 있을 시간적 공백이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기억에 없다"고 답했다.

강 전 장관은 곽 전 사장의 한국전력 자회사인 남동발전 사장 공모를 도와준 경위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장관 퇴임 후 곽 전 사장이 전화를 걸어와 '제가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인데 청와대에서 남동발전 사장 공모에 지원하라고 한다, 서류를 꾸밀 수 없으니 도와달라'고 했다"며 "그래서 비서에게 이야기해서 지원서 작성을 도와주라고 했다, 어떤 청탁을 받은 적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한 전 총리로부터도 (곽 전 사장을) 도와주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 없다"며 "공기업 사장 인사는 전권이 청와대에 있어 총리가 관여할 수 없게 시스템이 돼 있다"고 밝혔다.

한편, 강동석 전 장관은 검찰에서 진술한 내용의 일부가 '뉘앙스'가 다르게 조서에 기록됐다며 자세한 설명을 덧붙였다.

강 전 장관은 "검찰 조서에 2006년 12월 20일 오찬에 곽 전 사장의 참석이 '뜻밖이다'라고 돼 있는데 이는 그날 자리가 전임 장관들이 모이는 자리라고 예상하고 가서이지 곽 전 사장이 그 자리에 있을 만한 사람이 아니라는 뜻에서 한 말이 아니다"고 발언을 정정했다.

그는 또 "오찬이 끝난 후 내가 먼저 나왔다는 것은 오찬장이 아니라 총리공관 현관에서 가장 먼저 차를 타고 떠났다는 의미였다"며 "당시 정세균 장관과 먼저 가시라고 서로 사양을 하다 결국 내가 먼저 차를 타고 나온 게 기억난다"고 밝혔다.

[2신 보강 : 15일 오후 5시 40분]

검찰 "5만 달러 의자에 놓고 온 것, 곽영욱이 재판 전 진술했다"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에게서 인사청탁과 함께 뇌물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한명숙 전 총리가 15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에 참석하기 법정으로 들어서고 있다.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에게서 인사청탁과 함께 뇌물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한명숙 전 총리가 15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에 참석하기 법정으로 들어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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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후 2시30분부터 다시 시작된 한명숙 전 총리 재판에서 검찰과 변호인은 팽팽한 줄다리기를 벌였다. 특히 검찰은 "곽영욱 전 사장이 총리 공관 의자에 5만 달러를 놓고 나왔다는 사실을 재판 전에 이미 알고 있었다"고 밝힌 대목이 눈길을 끌었다.

한 전 총리의 첫 공판(8일) 전날인 7일 검사실에 불려온 곽 전 사장이 "돈을 의자에 놓고 왔다"고 진술을 바꿨다는 것이다. "곽 전 사장이 법정에서 오락가락 진술을 하고 있다"는 세간의 비판을 적극 반박한 셈이다.

검찰은 법정에서 곽 전 사장을 신문하면서 "구속정지 후 첫 재판 전날 불러서 잘못 말했거나 새로 기억나는게 있으면 얘기하라고 했더니 의자에 놓고 나온 것이 기억났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곽 전 사장은 "예"라고 대답했다.

이어 김형두 재판장이 "의자에 돈을 놓고 왔다는 얘기를 법정에서 증언하기 전에 검사에게 미리 얘기했다는 뜻이냐"고 묻자 곽 전 사장은 "며칠 전에 (검찰에) 말했다"고 거듭 밝혔다.

이후 검찰의 질문은 변호인들의 반발을 샀다. 검찰은 "구속정지 후 3개월간 병원에서 생각해 보니 의자에 돈을 놓고 갔다고 했는데, 만약 돈을 준게 아니라면 그 상황에 대해 곰곰해 생각해 볼 필요도 없지 않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변호인들은 즉각 "전형적인 유도신문"이라고 반발했다. 김 재판장도 "부적절한 질문"이라며 주의를 줬다.

변론에 나선 김진 변호사가 "(직접 주지 않고) 나중에 '의자에 놓고 왔다'고 한 뒤 검사에게 혼나지 않았느냐"고 묻자 곽 전 사장은 "요새는 (처음 조사 때처럼) 그렇게 혼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날 검찰은 한 전 총리의 수뢰 정황을 적극 증명하려고 애썼다. 검찰은 "총리 공관에 돈을 받거나 넣을 수 있는 가구가 없다"는 변호인들의 주장을 적극 반박했다. 변호인이 증거로 제출한 총리 공관 오찬장 사진을 본 검찰은 "(돈 넣을 자리가 없다고 하는데) 총리 자리 뒤에 서랍이 있는 가구도 있고, 오찬장 왼쪽에는 화장실 딸린 드레스룸도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오후 5시 이후로는 문제의 오찬에 참석한 4명 중 한 명인 강동석 전 건설교통부장관이 증인 신문을 받을 예정이다. 곽 전 사장의 부인도 증인으로 법정에 선다.

[1신 : 15일 오후 1시 45분]

"곽영욱 전 사장, 돈 건넨 시기 검찰 조서에서도 말 바꿔"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에게서 인사청탁과 함께 뇌물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한명숙 전 총리가 15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에 참석하기 변호인단과 함께 법정으로 들어서고 있다.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에게서 인사청탁과 함께 뇌물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한명숙 전 총리가 15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에 참석하기 변호인단과 함께 법정으로 들어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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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숙 전 총리에게 공기업 사장 인사청탁 명목으로 뇌물을 준 혐의로 기소된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이 검찰 조사에서도 석탄공사 사장 지원시기와 5만 달러를 건넨 시기에 대해 말을 바꾼 것으로 드러났다.

1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7부(재판장 김형두) 심리로 열린 한명숙 전 총리의 4차 공판에서 변호인단은 검찰 조서의 곽 전 사장의 진술 번복 사례를 소개하면서 신빙성 문제를 집중 제기했다.

백승헌 변호사는 "검찰 조서를 보면 곽 전 사장은 총리 공관 오찬 이후 석탄공사 사장에 지원했다고 말했다가 나중에 석탄공사 사장에 지원을 하고 5만달러를 준비해 오찬 자리에서 한 전 총리에게 전달했다고 말을 바꿨다"며 이유를 캐물었다.

변호인단이 공개한 검찰 조서에 따르면 처음 검찰 조사에서 곽 전 사장은 5만 달러를 전달한 시점에 대해 "남동발전 사장으로 취임(2007년 3월)한 후 고마운 마음에 총리 관저에 가서 5만 달러를 한 전 총리에게 줬다"고 진술했다.

이에 대해 곽 전 사장은 "진술이 바뀐 것이 아니라 수술로 인해 기억력이 떨어져서 그렇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변호인 측은 "검찰 신문 조서를 보면 산업자원부로부터 석탄공사 공모 권유를 받은 시점에 대해 '골프를 치던 중 16홀 정도 돌았을 때'라고 구체적인 상황이 묘사돼 있다"며 "총리 오찬과 공기업 사장 공모와 관계가 없는데 있는 것처럼 하기 위해 그런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곽 전 사장은 이날 한 전 총리에게 어떤 인사청탁도 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한 전 총리를 사적으로 만났을 때 그런 이야기(인사 청탁)는 하지 않았다"며 "내가 총리에게 청탁할 위치도 아니고 필요성도 없었다"고 말했다.

변호인단이 "그럼 왜 검찰에서 한 전 총리가 정세균 당시 산업자원부 장관에게 부탁했고, 정 전 장관은 차관에게 손 써서 연락한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고 했느냐"고 따지자 "제가 착각을 하고 그런 필링(느낌)이 와서 그랬다"고 설명했다.

곽 전 사장은 또 지난 2004년 4월 총선 당시 한명숙 전 총리에게 후원금 100만원을 전달했지만 이마저도 기억하지 못했다.

변호인단은 당시 한 전 총리가 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후원회 수입내역을 공개하고 "곽 전 사장이 2004년 총선 전에 한 전 총리에게 은행 계좌로 100만원을 송금했고 후원금 영수증도 받았다"고 했지만 곽 전 사장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

이편 이날 검찰에서는 권오성 특수2부장과 곽 전 사장을 직접 수사했던 이태관 검사를 비롯해 이전 공판 때보다 1명이 많은 4명이 법정에 나와 곽 전 사장의 진술을 지켜봤다. 검찰측은 변호인단의 증인 신문 중간중간 "상황을 잘 몰라서 하는 질문"이라며 반론 기회를 요청하는 등 신경전을 벌였다.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에게서 인사청탁과 함께 뇌물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한명숙 전 총리가 15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에 참석하기 변호인단과 함께 법정으로 들어서고 있다.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에게서 인사청탁과 함께 뇌물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한명숙 전 총리가 15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에 참석하기 변호인단과 함께 법정으로 들어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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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행복의 무지개가 가득한 세상을 그립니다. 오마이뉴스 박혜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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