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칠성호 어부들 대낮처럼 밝은집어등 불빛 아래은빛 멸치 턴다.만월을 잉태한 비릿한 봄 멸치바다 네 귀를 단단히 손아귀에 움켜 잡고서,칠성호 어부들 '*으싸 으싸..으싸' 박자에 맞추어 힘차게 묵직한멸치 자망을 턴다.텁텁한 막걸리 술힘이 들어간 힘찬 구령 소리에 맞추어 자망 속의 멸치들 은빛 별빛처럼 털린다.이번 멸치작업만 잘되면김씨 손씨 이씨 박씨 최씨 천씨 오씨의아들들... 딸들... 이번 새학기 등록금은내가 다 해결 해 주겠다는그 고마운 선장말씀에 젖먹던 힘까지 내서 멸치를 턴다.미세한 바다 플랑크톤 하나 빠져나가기도 힘든 촘촘한 멸치 자망 속의 멸치들 털리고 털릴수록,넝마처럼 떨어지는 멸치 살점들이 얼굴에머리에 거머리처럼 달라붙고,어깨가 부서질 것 같지만입술 앙다물고 '으싸 으싸 으싸'몰려오는 졸음을 쫓으며은빛 멸치를 턴다.2.일년 내내 독수공방하는고생하는 마누라들에게 이번 멸치 작업만잘 끝내면 내가 박하분 하나씩사준다는 노 선장의 말이실없는 농인줄뻔-히 알면서도…'으싸 으싸 으싸..'목소리 볼륨을 높여은빛 멸치 털고 턴다.뚜-우부지런한 새벽 고깃 배들여명을 열고앞 다투어 하얀 물보라 날리며무적 울릴 때까지… 덧붙이는 글 | * 멸치 털이 작업의 손동작을 일치 하기 위해 '으쌰 으쌰..." 구령에 따라 멸치 털이를 하기도 하고, 멸치 떼를 후려 낼 때에 부르는 노동요를 부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