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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새벽이면댕댕댕 교회 첨탑 종소리그림자 영혼처럼 낮게 낮게 어둑어둑한골목길에 깔려오면두부장수 핑경소리재첩장수 외치는 소리분주한 출근 준비로세수 하는 소리그릇 달그락 거리며아침 짓는 소리아기의 울음 소리에전신주 전선줄에아침 까치들 까악까악 우짖으며 찾아온다. 이불을 뒤집어 쓰고게으름을 피우는개구장이들 깨우며드르륵 열리는 봉창으로 엄마들의 잔소리아버지들의 역성드는 소리한방안처럼 들려오는, 골목길…2.(딸그랑...딸그랑...두부 사이소...)(낙동강 재첩국 사이소...재첩국 사이소) 새벽 눈뜨자 학교 도시락 싸던동네 자취생들 후닥닥 맨발로 뛰어 나와도거미줄 같은 골목길 어디로사라졌는지… 재첩장수 외치는 소리두부 장수 핑경 소리만 메아리처럼 들려와, 저 혼자 빙그레 웃는 골목길…6. 25 전쟁 때 피난 내려와 수정도 산복도로에 산지가어느듯 60년이 넘었다는 4통 3반 통장 할아버지,싹싹 백팔개나 되는 계단 골목길 깨끗하게 빗질 하고 나서등짐지고 내려다보는, 영도 다리 겨울 어깨 위로 갈매기들 먹구름 뚫고 날아오른다. 3.키 낮은 슬라브 지붕기와 지붕, 스레트 지붕...루핑 지붕들 이마를 맞댄폭 좁은 골목길로분주한 동네 꿈나무들 노란 병아리같은 의상 입고새마을 유치원 봉고차 타고아침 햇살과 함께 사라질 때까지 손 흔들어주는 골목길.동네 가내 하청 그물 공장으로 동네 아낙들 다정한 고부간처럼 동네 노친들 모시고 출근 하면…텅빈 골목길 옥상 위의 오색의 빨래들 개구장이처럼 바람의 등을 타고 자꾸 담장 넘어서 놀러들 다니고...바다가 환히 보이는골목길 전신주에 걸린포름한 낮달은 그리운섬조각을 닮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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