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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지방선거가 3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인천 최대 자치구인 부평구의 수장을 뽑는 선거에 인천 정가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부평구청장 선거 분위기와 결과는 인천 북부지역인 서구․계양구 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한나라당과 민주당에겐 사활이 걸린 곳이다. 한나라당 이윤성 국회부의장도 최근 사석에서 "부평 선거 결과가 인천 북부지역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잘 돼야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특히 6.2 지방선거 결과는 19대 총선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부평구청장 선거 결과는 4선에 도전하는 한나라당 조진형(부평갑) 의원과 재선을 준비하는 민주당 홍영표(부평을) 의원의 지역활동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각 당은 사활을 걸고 지방선거에 뛰어들 태세다.

 

'속 타는' 한나라당 예비후보군

 

한나라당에서는 박윤배 현 부평구청장의 재출마가 예상된다. 변수는 '제3자 뇌물취득' 혐의로 1심에서 구속된 박 청장 부인의 항소심 재판 결과다. 3월에는 판결이 내려질 것으로 전망된다.

 

박 청장 부인과 함께 기소된 박 청장의 전 비서관이 1심 법정 진술에서 박 청장의 부인에게 건넸다고 주장한 돈 중 상당액을 가족에게 주었거나 개인 채무를 탕감하는 데 사용했다는 진술이 2심에서 나온 것으로 전해져 판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구청장 선거에 출마를 준비 중인 다른 후보들은 먼 산만 바라봐야 하는 처지다. 후보 공천권을 사실상 가지고 있는 조진형 의원이 연초 부평지역 4명의 한나라당 소속 시의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박 청장 부인의 항소심) 판결이 무죄로 나오면 박 청장을 다시 공천해야한다'는 의사를 밝혀, 구청장 출마를 준비 중인 강문기-고진섭 시의원의 행보는 사실상 정지 상태다.

 

조 의원의 의중을 거스를 수 없는 처지라 재판 결과를 지켜보고 출마 여부를 최종 결정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같은 당 소속 오태석 전 부구청장이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선거사무소를 열어 지지세를 모아나가는 모습을 바라보아야만 하는 처지다.

 

한편, 한나라당 당원들 사이에선 '인물이 그렇게 없냐'는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는 박 청장 재임 8년 동안 부평의 변화가 크지 않았으며, 박 청장이 그동안 여러 번 구설수에 오른 만큼 세대교체가 필요하다는 의견으로 풀이된다. 여기다 박 청장이 다시 당선되더라도 '3선 연임 제한'에 걸려 당에 대한 충성도 등이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에서 구청장 선거를 준비 중인 A씨는 "조 의원의 의중을 무시할 수 없으나, 박 청장이 지난 8년 동안 과연 부평을 위해서 얼마나 대단한 일을 했는지 의문"이라면서 "오히려 구태의연한 모습으로 시민들에게 비칠까 걱정된다"고 털어 놓기도 했다.

 

덧붙여 "박 청장 부인의 재판 결과를 떠나서 자율적 경쟁을 통해 최상의 상품(=인물)을 시민들에게 제공해 선택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위 점하고 출발한 민주당, 과제는 당내 단결

 

민주당에서는 한나라당의 8년 독점을 끝장내야한다는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4회 지방선거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현재 6명이 구청장 예비후보자로 등록해 각축전에 들어갔다.

 

한나라당보다는 훨씬 빠르게 출발한 셈이다. 대선과 총선 이후 흩어진 지지층을 결집해 나가고 있으며, 민주노동당을 비롯한 다른 야당, 시민단체들과 선거공조를 비롯해 정책 공조를 논의하는 등 '반한나라당' 전선을 넓혀 나가고 있다.

 

민주당은 부평지역에서 다른 야당과 공동으로 연합·연립 지방정부도 구성할 수 있다는 열린 자세로 선거연합 등을 논의 중이라 일정 성과가 도출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다 6명의 예비후보들이 각자 지방권력 교체의 필요성을 시민들에게 알려나가면서 민주당의 분위기는 고조되는 상황이다. 대다수 예비후보들은 '부인이 구속된 박 청장이 재출마를 하게 된다면 오히려 '정권 심판론'과 더불어 '지방권력 심판론'까지 활용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와 관련, 민주당 핵심 당직자는 "4대 지방선거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로 지지자들을 비롯해 정치에 관심 없는 시민들도 참여가 높아지는 분위기"라며, "정책공조와 선거연합 등까지 결합할 경우 조심스럽지만 승리도 장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박 청장 카드는 '일장일단'이 있는 만큼, 우리에게 부담이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민주당의 처지도 녹녹해 보이지는 않는다. '국민참여경선'이나 '시민공천배심원경선'을 통해 당내 분열이 생길 수도 있다. 또한 특정 정치인이 전략 공천될 경우 나머지 예비후보 진영의 반발은 더욱 커질 수 있어 살얼음판을 걷는 상황이다.

 

현재 6명의 예비후보는 2~3개 그룹으로 나뉘어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예비후보들의 '합종연횡'에 따라 판세가 변화될 수도 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6.2지방선거#부평구청장 예비후보#조진형#홍영표#부평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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