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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릴적 아이들 책.
어릴적 아이들 책. ⓒ 임현철

 

집이 부산하다. 뭐 하느라 시끄러운가 봤더니, 딸애 방에 책이 쌓여 있다. 아내는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 아이들이 보던 그림책을 깨끗이 닦으며 말했다.

 

"너희들 이 책 다 읽은 거야?"

"다 읽은 거잖아요."

 

그러면서 아이들에게 당근(?)을 던진다.

 

"이 책 한 권 읽는데 100원이다. 읽은 책은 빠짐없이 노트에 적어라. 엄마가 진짜 읽었는지 확인할 테니 대충대충 읽지 말고 제대로 읽고."

 

이게 현명한 걸까? 미련한 걸까? 당근이 통했을까, 아이들은 침대에 배를 깔고 책을 읽었다.

 

 그림책을 다시 읽는 아이.
그림책을 다시 읽는 아이. ⓒ 임현철

 

책 필요한 곳? 책 없어서 탈, 서로 주라고 해

 

"책은 왜 죄다 꺼내놨어?

"아이들 책 정리하려고. 당신도 좀 도와요."

 

초등 5ㆍ6학년에 올라갈 예정인 아이들 책을 진즉 정리해야 했다. 차일피일 미루다 이제 정리 중이다.

 

"책 어떻게 하려고?"

"깨끗이 닦아서 필요로 하는 곳에 줘야죠."

 

"그거 좋은 생각인데. 어디 줄 곳 있어?"

"걱정 마요. 없어서 탈이지, 서로 주라고 난리에요."

 

아이들 책을 집에 들일 때가 생각난다. 우리 부부는 즐거운 마음으로 책에 아이들 낙관을 찍었다. 내보낼 생각하니 약간 서운하다. 그나저나 아이들은 권 당 100원인 책 읽기에 열심이다.

 

 도장집에서 낙관을 파 책에다 이렇게 아이들 낙관을 찍었는데...
도장집에서 낙관을 파 책에다 이렇게 아이들 낙관을 찍었는데... ⓒ 임현철

 

어릴 때 읽던 책 다시 읽는 소감? 팍팍 박혀요!

 

"당신, 왜 권당 100원을 붙인 거야?"

"그래야 아이들이 책 내용을 다시 생각하겠죠. 못 읽었던 책은 이 기회에 다시 읽고."

 

누이 좋고 매부 좋고다. 이런 거라면 반대할 필요 없을 터. 아이들이 읽은 책 목록을 보니 50권을 넘겼다.

 

"벌써 5천원 벌었네. 어릴 때 읽던 책 다시 읽는 소감 한 마디 해라."

"요즘은 짧은 책 안 읽는데 새로워요. 깊이 들어 있어 못 읽은 책도 있네요. 알긴 아는데 다시 읽으니까 기억 속에 팍팍 박혀요."

 

이 정도면 효과 만점이다. 이렇게 쉬는 책들은 돌려보면 좋지 않을까?

덧붙이는 글 | 다음과 SBS U포터에도 송고합니다.


#책#낙관#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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