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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한나라당 대표최고위원이 4일 사무총장 등 주요당직을 개편했다. 친이계와의 협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6·2지방선거를 계기로 한나라당에 계파지형에 변화를 가져오겠다는 포석이 엿보인다.

 

정 대표는 4일 최고위원회의의 추인을 거쳐 사무총장에 정병국(3선·경기 양평·가평) 의원을, 대변인에는 정미경(초선·수원 권선) 의원을 임명했다. 6·2 지방선거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될 지방선거 기획위원장에는 정두언(2선·서울 서대문을) 의원, 인재영입위원장에는 남경필(4선·수원 팔달) 의원을 임명했다.

 

이번 인사에 계파의 잣대를 들이대면, 정병국·정두언·정미경 의원이 친이계고, 남경필 의원은 어느 계파에도 속해 있지 않다.  친이계가 많은 상황이지만, 이들이 'MB돌격대' 식으로 당을 운영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무총장을 맡은 정병국 의원은 최근엔 개혁적인 목소리 내기에 주춤하다는 평가가 많지만 16대 국회에서부터 남경필·원희룡 의원 등 과 함께 '남원정' '수요모임' '미래연대' 등 한나라당의 '원조 소장 개혁파'로 목소리를 내왔다.

 

지방선거기획위원장을 맡은 정두언 의원은 지난 대선 승리에 공이 큰 친이 직계지만, 그동안 외고폐지 등 교육개혁 논의를 주도했다. 현재는 남경필 의원 등과 함께 소장 개혁성향 모임인 '통합과 실용'을 이끌고 있다.

 

인재영입위원장을 맡아 정두언 의원과 함께 6·2 지방선거에 대한 역할이 클 것으로 전망되는 남경필 의원은 4선으로 중진의원이면서 친이·친박 어느 계파에도 속하지 않는다.  남 의원은 최근까지도 현안에 대한 개혁적인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내고 있고, 공공연히 '한나라당의 변화'를 외치고 있다.

 

남경필·정병국·정두언 하나같이 '새 인재 영입→선거 승리' 강조

 

언급한 3명 의원들은 6·2 지방선거를 이끌어 가야할 처지다. 따라서 지방선거 사령탑에 친이계가 다수인 상황이 친박계에는 불리하게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다.

 

이런 상황을 예상했는지 정병국 신임 사무총장은 정 대표로부터 임명장을 받은 직후  "(지방선거) 승리를 이끌어내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당의 화합과 소통"이라고 강조했다. 친이·친박계의 화합을 지방선거 공천에 가장 중요한 요소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

 

정 사무총장은 "가장 깨끗하고 투명하게, 또 원칙을 가지고 능력있는 사람을 공천하게 된다면 당도 화합할 수가 있고 또 국민들로부터도 사랑을 받고 심판을 받을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정두언 지방선거기획위원장도 당의 화합을 강조했다. 정 위원장은 "(이번 지방선거의) 전략은 세가지인데, 첫번째가 당의 화합"이라며 "(두번째 전략은) 광역부터 기초까지 계파를 떠나 경쟁력 있는 후보를 공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세번째 전략에 대해선 "정부가 도와줄 필요도 없지만 방해만 안했으면 좋겠다"면서 "지난 재보선 과정에서도 노동법 입안 과정이나 김제동(KBS 퇴출) 사건 등이 선거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선거 전략은 물론 공천 과정 등에 청와대나 정부의 입김을 차단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정 사무총장이나 정 위원장이 자신들의 다짐을 지키고 '새 인재 영입'을 명목으로 친박계를 공천에서 배제하는 일만 하지 않는다면 공천을 둘러싼 계파 갈등 우려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당 화합' 말고도 '새 인재 영입'을 강조했다.

 

남경필 인재영입위원장도 " 지방권력은 한나라당이 사실상 다 차지했다. 그러다보니까 지방에서는 한나라당에 대한 피로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수 있도록 새로운 인물들을 영입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도덕성과 능력을 갖춘 분들을 발굴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방선거 사령부를 구성하는 3명이 공통적으로 '새 인재 영입'을 강조하고 있는 것. 계파에도 속하지 않은 남경필 의원이 인재영입위원장을 맡은 것은 '한나라당 지방선거 공천의 문은 누구에게나 열려있다'는 뜻으로도 해석되는 부분이다.

 

정몽준·남경필은 새 세력 형성하고 친이계는 레임덕 늦추고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한나라당에 새 인재가 많이 영입되는 것은 정몽준 대표에게나, 정병국·정두언 두 친이계 의원에게나, 남경필 의원에게도 공통적으로 득이 되는 일로 보인다.

 

'새 인재 영입'이 많으면 많을수록 득을 보는 쪽은 정몽준 대표일 것으로 예상된다. 아무 계파에 속하지 않은 '새 인재'가 선거에 나서서 당선되면, 아무래도 당 대표로써 지원유세에 나선 정 대표에 대한 당선자의 호감도가 높아질 수 있다. 정 대표 지지기반 확대의 기회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마찬가지의 이유로 '새 인재 영입'은 당내 중도 개혁파의 세력화와 한나라당의 변화를 꾀하고 있는 남경필 의원에게도 해볼만한 일이다.

 

핵심 친이계인 정병국·정두언 의원에게 지방선거 승리는 절실하다. 패배는 곧 이명박 정부 레임덕의 가속화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대대적인 새 인재 영입으로 '한나라당 후보 물갈이'를 이뤄내면, 야당이 조성할 정권심판론과 '지방정권 바꿔보자'는 구호의 파괴력 상쇄도 시도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태그:#당직개편, #한나라당, #정병국, #정두언, #남경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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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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